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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글쓴이
한상원 저
EBS BOOKS
평균
별점9 (33)
YES지수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오만하게 집어 들었다가 1장도 채 읽지 못하고 두 손 두 발을 들었던 나에게, 이 해설서는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반철학의 철학'이라 불릴 만큼 복잡하고, '망치 철학'이라 할 정도로 파격적인 니체의 사상을 하나하나 뜯어 설명해 주며, 그의 철학적 세계로 나를 이끌어 주었다.

'신은 죽었다'라는 말로 유명한 니체는 단순히 종교적 의미에서 신을 언급한 것이 아니다. 그는 인간이 스스로 부여한 억압, 규칙, 필연, 결과, 목적, 의지, 그리고 선악이라는 굴레를 비판했다. 니체는 이런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가치를 창조하는 '초인'이 될 것을 요구한다.

초인이 되기 위해 니체는 '자기긍정'과 '자기경멸'을 동시에 가질 것을 주장한다.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존재이며, 자기애(amor fati)를 통해 긍정적이고 가벼운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 동시에 자기 삶을 반추하며 더 나은 존재로 성장해야 한다. 이는 낙타에서 사자로, 사자에서 어린아이로 진화하는 과정으로 은유된다. '너는 해야 한다'의 수동적 정신에서 '나는 하려 한다'는 능동적 자세로, 나아가 분노와 공격성을 초월한 순수 긍정의 어린아이와 같은 상태에 이르는 것이 최적의 단계다.

특히 현대 민주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평등'과 '연민'에 대한 니체의 회의적 시각은 매우 흥미로웠다. 그는 평등을 강한 자를 끌어내리려는 복수심에 굶주린 자들의 변명이라 보고, 연민은 타인을 열등하게 보는 위선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연민은 오히려 상대가 '힘에의 의지'를 잃게 만든다고 주장하며, 선행조차도 결국 자신이 천국에 가기 위한 대가를 바라는 공포에 의한 선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은 지금 이 순간이 영원히 반복되어도 좋을 만큼 삶을 긍정하라는 용기를 요구한다. 이는 현재의 삶을 온전히 포용하라는 철학적 개념으로, 미래의 목적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현대인의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붙들어 온 도덕적 가치들은 타인이 만든 속박일 뿐이며, 니체는 창조하는 자가 대지의 의미를 부여하고, 선과 악을 스스로 결정한다고 강조한다. 낡은 덕목을 깨부수고 자신의 영역에서 '새로운 서판'을 써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니체의 사상은 이미 우리의 사고방식에도 어느 정도 스며들어 있어, 개인의 의지와 창조 정신을 읽을 때는 공감과 해방감을 느꼈다. 그러나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나 공공가치에 대한 반기는 너무 급진적으로 다가와 한 발짝 물러서게 되었다. 마치 니체와 밀당을 하는 기분이었다. 여전히 깊고 어려운 그의 사상이지만, 이번 해설서와 독서 모임을 통해 니체라는 인물,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 숙고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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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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