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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메이
- 작성일
- 2018.10.13
이웃 마을 전쟁
- 글쓴이
- 미사키 아키 저
지니북스
가볍게 생각하고 손에 잡은 책 ‘이웃 마을 전쟁’. 책장은 넘어가고 있는데 아직 무슨 이야기인지 도통 모르겠는 상태가 계속된다. 재미가 없는가? 그건 아니다. 과연 전쟁이 일어난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도무지 상황을 알지 못하는 것은 주인공도 마찬가지이다. 그럼 판타지인가? 그것도 아니다. 참 묘한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읽고 있자니 점점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
마이사카 마을에 사는 평범한 샐러리맨 기타하라 슈지는 마을홍보지에서 이웃 마을과 전쟁을 한다는 공고문을 보고 약간의 걱정과 의문이 들지만 별다른 변화를 느낄 수 없어 그저 평소처럼 일상을 보낸다. 어느 날 그에게 날아든 통지서엔 난데없이 ‘전시 특별 정찰 업무 종사자 임명’이라는 단어가 쓰여 있고 일단은 호기심에 이끌려 정찰 업무를 받아들인다. 매일같이 옆 마을을 통과해 회사에 출근하는 그에게 떨어진 임무는 오고가는 길의 모습을 자세히 보고하는 것. 분명 치열한 전투와 그에 따른 전사자가 있다고 하는데 그의 눈에 비친 정경은 그냥 늘 보던 것과 별다를 게 없다. 그러다 읍사무소의 ‘이웃 마을 전쟁 담당’ 고사이 미즈키와 위장결혼까지 하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흔적 없는 전쟁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게 된다.
마을의 지역 활성화라는 사업의 일환으로 치루고 있는 이웃 마을과의 전쟁. 주민을 위한다는 표명 아래 죽고 죽이는 싸움을 한다는 자체가 모순은 아닌가? 왜 꼭 전쟁이라는 수단을 선택해야 하는가? 전쟁을 빌미로 그 뒤에서 뭔가 이권이 움직이는 것은 아닌가? 모두들 같은 의문점을 갖고 있지만 마을을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는 순수성을 지닌 열혈 청년도 있는 반면, 전쟁 자체를 하나의 게임으로 생각하는 단순한 청년에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니 마음대로 하라는 태도의 주민들, 서로 뒷거래가 오간 듯한 관리들의 모습을 보며 주인공은 생각한다. 어쩌면 전쟁을 거부할 수 있는 ‘우리’라는 존재는 어디에도 없을지 모른다고. 마치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어차피 사회란 인간 각자의 전쟁으로 이루어지는 것. 헤어나갈 수 없는 구조적 모순을 지닌 이 사회 속에서 아등바등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삶이라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일까.
영화로도 제작되었다는데, 꼭 어울리는 느낌의 캐스팅으로 이루어졌다. 기타하라 슈지역의 에구치 요스케, 고사이 미즈키 역의 하라다 토모요, 정의에 불타는 순수 청년 도모키 역의 에이타까지. 출연진을 보니 영화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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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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