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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메이
- 작성일
- 2018.11.13
신출내기 안도선생
- 글쓴이
- 쿠마가이 타쓰야 저
지식여행
공교롭게도 선생님의 이야기를 두 편 내리 읽게 되었다. 그러나 [신출내기 안도선생 新參敎師]은 앞서 읽은 [5학년 3반 료타 선생님]과는 전혀 다른 접근이다. 아이들이 우선이었던 료타 선생과는 달리 안도 선생은 그저 자신의 입지에만 급급하다. 학원물이라기엔 학생이야기가 거의 없는 이 작품은 말하자면 안도선생의 성장기록인 셈인데, 재미있는 건 이 신출내기 선생은 중년 아저씨라는 점이다.
교사집안에서 자라났으나 당연한 듯 교사의 길로 들어선 형을 보면서 반발심이 일어 자신은 다른 길을 개척하겠노라 다짐한 안도는 보험회사에 입사해 실적을 올리고 승진을 거듭했으나 기업합병으로 구조조정당할 조짐이 보이자 미리 선수를 쳐 사직서를 던지고 교사로 부임한다. 학생시절 교직과정을 이수해 수학교사 자격증을 따놓았기에 민간기업 출신 교사 공모에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센다이 시립 아오바 중학교 3학년 1반의 담임이자 수학교사로 발령받은 안도는 학교라는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려 하면서도 이런저런 상황들이 이해하기가 힘들다.
첫날부터 자신의 애마인 스포츠카의 타이어가 찢겨 있어도 경찰을 부르지 못하게 하고, 은근슬쩍 자신에게 컴퓨터 작업을 미루어 놓는 등 무능력해보이고 영 미덥지 않은 동료교사들이 불만스러운 안도는 대학 동기이자 교직으로는 20년 선배인 오노 데라를 불러내 끊임없이 푸념을 늘어놓는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로 안도가 유흥주점에서 여자들과 찍은 사진이 발송되어 오고, 뒤이어 괴문서가 날아든다. 누가 이런 짓을 하는 걸까? 안도는 자신의 자리보전을 위해 사립탐정에게 사건을 의뢰하지만 이 탐정이라는 남자, 제대로 일을 하는 건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런 안도에게 오노 데라는 참았던 한마디를 내뱉는다. “자네 얘기에는 학생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거 알고 있나?”
“학생을 보는 게 우리의 가장 중요한 일인데, 자네는 그 점을 잊고 있는 게 아닌가 해서.”
생각 같지 않은 교사의 길에 안절부절, 좌충우돌하던 안도의 앞날이 심히 걱정되는 가운데, 결국 깨달음을 얻을 테지만 여자 좋아하고 치사한 변명에 온갖 추태를 보이는 주인공이 된통 당해 싸다는 생각도 든다. 그나마 수학 하나만은 잘 가르친다는 점에서 포인트를 더해주기는 한다마는. 그건 그렇고 센다이라는 도시는 살기에 정말 좋은 곳인가 보다. ‘이사카 코타로’도 센다이에서만 생활한다던데 이 작품의 저자 ‘쿠마가이 다츠야’도 센다이를 찬양하는 듯하다.
막상 살고 보니 센다이는 정말로 살기 좋은 도시였다. 도쿄만큼 물가가 비싸지도 않았다. 공기가 좋고 나무도 많다. 물도 음식도 맛있다. 완전 시골도 아니어서, 오히려 도쿄 교외의 도시보다도 더 도회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후가 좋았다. 여름은 가루이자와처럼 선선하고, 겨울은 약간 춥기는 하지만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눈이 쌓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이들 키우기에는 최적의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정년퇴직 후에 노후를 느긋하게 즐기며 보내기에도 역시 쾌적한 고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 13
공감이 간다. 일본 여행 중 참 좋았다고 손꼽을만한 고장이 나도 센다이였다. 숲의 도시라는 표현처럼 정말 나무가 많아 날씨가 좋건 비가 오건 쾌적한 느낌이 드는데다 쇼핑의 천국이라더니 물건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고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은 것이 거리가 번잡하지 않다. 가까운 곳에 바다도 있고 온천도 있다. 언젠가 다시 가고 싶은 도시 센다이에서의 생활이 조금 부러울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야마모토 슈고로 상과 나오키 상을 수상한 이사카 코타로와 쿠마가이 다츠야. 도시의 에너지가 작가에게도 긍정적인 힘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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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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