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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owncat
- 작성일
- 2021.10.31
낀대세이
- 글쓴이
- 김정훈 저
소담출판사
개인적으로는 나이나 세대 구분 같은 건 따지지 말고 살자는 주의입니다. 하지만 나를 사회적으로 구분하고 분류 짓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아마도 성별 다음으로는 나이대인 것 같더라고요. 언젠가부터 '아줌마'라는 호칭이 따라다니는 저는 80년대생, 이 책에서 말하는 7090 사이에 껴 버린 낀대입니다.
'82년생 김지영'이 80년대에 태어나 교과서로는 남녀평등을 배웠지만 결혼과 출산을 계기로 현실의 벽에 부딪힌 80년대생 여성들의 삶을 그린 소설이었다면, 낀대세이는 성별을 뛰어넘어 80년대생들이 일상과 사회생활에서 느끼는 감정과 에피소드들을 조금은 가볍고 경쾌하게 담아낸 에세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낀대세이는 삐삐와 시티폰, 급식 대신 도시락, 경필쓰기, 최불암 시리즈 등 80년대생들이 자라며 겪은 모든 추억 거리들을 꺼내어 놓고 보기좋게 진열합니다. 아, 그때 진짜 그랬는데... 하며 웃음짓기도 하고 80년대생이 급변하는 교육제도의 마루타가 된 대목에서는 시대에 대한 원망에 사로잡히기도 하고요...
'열정, 열정, 열정!' 이라는 말이 코미디 예능 프로그램에나 등장하는 말이 된 지금, 열정적으로 살아온 70년대생과 쿨몽둥이가 필요한듯한 90년대생 사이에서 적당히 뜨거운 척, 적당히 쿨한 척 해야 하는 낀대 80년대생은 오늘도 어쩔 줄 모르고 방황합니다. 그런 우리 세대의 이야기를 낀대세이가 경쾌하게 그려내며 우리를 적당히 위로합니다.
책 속에서 70과 80과 90을 가르는 각종 에피소드와 썰들을 잔뜩 풀어놓은 저자는 사실 세대론은 큰 의미가 없으며, 결국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 사바사(사람 바이 사람)라고 말합니다. 결론이 좀 허무한가요? 하지만 세대라는 것은 반드시 지나가고 잊혀지게 되어 있으니까요...
하지만 세대론은 언제나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소속감을 느끼기 어려운 요즘 시대에는 나는 어떤 세대에 속한다는 최소한의 소속감을 갖고 싶어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나 자신을 80년대생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어 생각해 본 적이 이상하리만치 한 번도 없었는데, 새로운 시각으로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도 하며 미소짓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낀대세이는 특히 어렵지 않고 대화를 나누듯이 가볍고 유쾌하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네요. 80년대의 어느 언저리에 머물러 계시는 분들께 권해보고 싶네요. (79년생도 91년생도 낀대에서 자유롭지 못하니 필독하세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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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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