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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담론] 6. 협업(cooperation)와 협력(collaboration)

 


많은 기업들이 경계를 허물고 협력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자고 말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CFCCross Functional Communication’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계열회사 간 본부 간 부서 간 개인 간 소통하고 협력하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끊임없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현대사회는 과거와는 달리 ‘나 홀로’보다는 ‘다 함께’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공존의 시대입니다.

 

종종 ‘협업’이라는 말을 씁니다. 협업은 co-work, 함께 일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협업이라는 개념은 다소 지엽적이고 협소합니다. 단순히 어떤 일을 여럿이 힘을 모아 함께 수행한다는 것으로 물리적인 측면에 그 비중이 더 높다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 통섭, 즉 collaboration입니다. 이는 앞선 협업과는 달리 화학적인 협력의 개념이 조금 더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논의에서 협력을 collaboration으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서로 다른 기업이 같은 업종에서 기술과 생산시설을 공유한다고 하면, 이는 협업입니다. 협업은 양쪽의 이익을 위해 힘을 합쳐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행위입니다. 반면, 서로 다른 브랜드가 결합해서 새로운 상품을 만든다고 하면, 이는 협력입니다. 과거 LG의 휴대전화에서 명품 브랜드 PRADA가 내놓은 프라다폰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는 양쪽의 이익을 위해 가치관을 결합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시키는 행위입니다. 물리적인 협업이 아닌 화학적인 협력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물과 기름은 물리적으로 결코 융합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화제를 가미하면 상극인 두 물질은 융합됩니다. 여기에서 유화제는 협력의 ‘가치관’을 대변합니다. 서로 다른 기업, 서로 다른 브랜드, 서로 다른 일을 사람들이 협업을 넘어 협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의지로는 어렵습니다. 현실적인 여건이 애당초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협력의 가치관이 먼저 힘을 합치면 새로운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것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협력의 불쏘시개가 되는 것이지요.

 

아마도 우리가 몸담은 회사에서 말하는 협력은 co-work이라기보다는 collaboration일 겁니다. 물론 거부감이 듭니다. 예전에는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과 논의를 지속하면 분명 색다른 방식의 협력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도 안 된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고 불가능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화기를 들고 다닌다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이 지금은 현실이 됐고 심지어 휴대전화라는 물리적 장치도 불필요한 통신 환경이 이루어져 가고 있지 않습니까? 말도 안 된다거나 불가능할 것이라는 상상 그 자체가 말도 안 되고 불가능한 상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서로 다른 일을 하면서 우리는 다른 누군가와 함께 일합니다. 관련성이 없다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감지하지 못했을 뿐 우리는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이 일은 기획에서 처리해야지,” “이 일은 영업에서 처리해야지.” 라는 식의 업무 방식은 협업은커녕 협력은 꿈도 못 꾸게 할 방해요소입니다. 닫힌 가치관의 담이 서로의 벽을 공고하게 세워 넘어갈 일도 넘어오게 할 일도 없게 만드는 것이지요. 그것은 수성을 위해 높은 성벽을 쌓느라 영토를 넓히기 위해 나가기 못하는 일과 같습니다.

 

물론 협업은 협력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지만 할 일이 따로 정해져 있다는 생각은 협업마저 불가능하게 하고 이는 알아서 다로 해야 할 일마저 원활하게 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회사에 여러 조직과 부서가 있는 것은 각자로 존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회사라는 전체 속에서 함께 공존하기 위한 역할 분담일 뿐입니다. 앞선 ‘공존’의 가치를 잊고 ‘역할 분담’에만 집중한 결과가 부서 이기주의의 폐해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내 일이 아니지만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은 없는지 생각할 수 있는 배려심이 협력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 일은 네가 알아서 하라고 말하는 순간,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때 요청하기란 너무 어렵습니다. 우리는 경계심을 버리고 발품을 함께 파는 협업도 가치관을 공유하는 협력도 함께해 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 바로 ‘관심’과 ‘배려’입니다. 협력은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산물입니다.

 

나아가 회사는 협력하라고 말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이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장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각자의 업무로 바쁜 직원들이 협력하기를 원한다면 회사도 직원들과 협력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당신과 나의 멋진 collaboration은 아직 시작도 못했습니다. 자! 함께 해 봅시다.

 


혼자 하면 잘 되지만
함께 하면 더 잘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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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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