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넘기는 소리★
페이지
- 작성일
- 2013.8.7
강신주의 다상담 1
- 글쓴이
- 강신주 저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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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관심은 많았지만 왠지 어렵다는 생각에 선뜻 가까이 하지 못했던 나에게
강신주씨의 책들은 철학으로 가는 길목이 되어 주었다.
어려운척 하지 않는 그의 글들은 철학도 재미 있을 수 있다는걸 알게 해 주었다.
그러다가 그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강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강의 후 Q&A시간에 청중들이 그에게 했던 질문들에
거의 명쾌할 정도로 대답을 하는 것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좀 감동스러운 순간도 있었다..)
그가 말하는 철학은 삶과 이어져 있었고,
그의 이야기를 따라 현실에 마주한 문제들을 철학속에서 찾아봐도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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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작정하고 사람들의 고민들을 다 상담해준다는 걸 안건 얼마되지 않았다.
대학로 벙커원에서 사람들이 던지는 질문들에 거침없이 답하고,
그 내용들을 팟캐스트를 통해 들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학로까지는 너무 멀어서 강의를 직접 들을 수 없었기에
팟캐스트를 통해 '강신주의 다상담'을 들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강신주의 다상담이 책으로 나왔다.
팟캐스트가 현장감을 주며 사람들과 함께 고개끄덕이고 웃게 해주었다면,
책은 내 개인적인 내면을 탐색할 수 있게 해주었다.
책을 펼치고, 목차를 내려다 보며 '내'가 있는지 찾아보았다.
목차 한 줄 한 줄 마다 '내'가 아닌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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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사람들의 고민에 답하는 많은 상담들이 있다. 돌직구로 답하는 상담,
쿨한 상담, 비움을 지향하는 상담, 나를 내려 놓으라는 상담 등등.
강신주의 상담은,,,
나를 외롭지 않게 했다.
니체와 노자와 마르크스와 시인 등 동서양과 현재와 과거의 사람들이
강신주의 언어로 '다상담'에 등장해 모두 나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 같았다.
"혹여 이 책을 통해 절망에서 희망을 보신 분들이 있다면,
제게 절대로 고마워하지는 마세요.
사실 여러분을 통해 저는 제 존재 이유를 발견했으니까요.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그래서 바로 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저를 진짜 철학자로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철학 책이나 읽고 세상과 삶을 다 알았다고 떠벌리는
가짜 철학자가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진짜 철학자 말입니다.
여러분 때문에 철학, 즉 필로소피(Philosophy)라는 학문이
앎(Sophos)을 사랑하는(Philo)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사랑해야 그것에 대해 아는 학문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람을 사랑해야 사람을 알게 되지, 그 역이 아니라는 것을 배운 겁니다."
이 책에서 내가 희망을 보았는지, 빛을 보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결 마음이 편해진 것만은 분명하다.
내가 집요하게 붙들며 트라우마로 여겼던 수많은 고민들을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사람들의 고민에 대해 그가 내놓은 답들이 100% 수긍할 수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민을 향해 가는 과정과 고민을 속시원히
뚫어보려는 상담자와 나와의 공감대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될 만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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