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사진
마리스텔라
  1. livre

이미지

도서명 표기
시절일기
글쓴이
김연수 저
레제
평균
별점9.1 (43)
마리스텔라

<시절일기>는 작가가 십년에 넘는 기간 동안

쓴 일기기 묶여 있는 에세이다. 

10년이란 시절의 일기를 관통하는 것은

'죽음'이라는 키워드다. 

특히 2014년 4월 이후에 쓴 작가의 일기에는

죽음과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에 천착하는 작가의 모습이 보인다.


 2014. 6. 28

이십 년도 더 넘게 소설을 쓰면서, 

나는 타인의 죽음을 이해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들어가도 되냐고 묻고 또 물어도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건,

그 누구도 타인의 죽은음커녕 손가락 끝으로 파고든 가시만큼의 고통 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진실 뿐이다. 타인의 고통과 그의 죽음은 그통한 견고한 것이라

결코 이해되지 않은 채로 우리 마음속에 영영 남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건 분명히 괴로운 일이리라. 누군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야 한다면 말이다. 그럼에도 남은 삶은 계속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세월호' 참사는 작가를 절망케했지만, 작가는 그럼에도

글을 계속 써서 견뎌야 한다고 답을 낸 것 같다.


p.94 (2015. 4.15)


어둠 속에서 우리는 어둠만을 볼 뿐이다.

그게 바로 인간의 슬픔과 절망이다.

어둠 속에 있는 사람이 이 세계를 다르게 보려면 빛이 필요하다.

슬픔에 잠긴 마리아 막달레나와 절망에 빠진 두 자제가 처음에

부활한 예수를 알아보지 못한 건, 그래서 당연하다. 그 상황에서

예수를 알아본다는 건 빌을 알아본다는 뜻이고, 이 세계를 다르게 바라보는

방법을 배운다는 뜻이다. 어떻게 하면 슬픔과 절망에서 벗어나 이 세계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온 동네 꽃들이 모두 피어나던, 내 고향의 부활절 풍경이 그런 새로운 빛 속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짐작만 할 뿐.


이 책은 어둠이 깊은 시절,

문학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에 대한

작가의 깊은 물음이 담겨있는 에세이다.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3.04.26

댓글 0

빈 데이터 이미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마리스텔라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4.9.5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4.9.5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4.9.5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4.9.5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4.9.4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4.9.4
    첨부된 사진
    20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1
    좋아요
    댓글
    148
    작성일
    2025.7.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1
    좋아요
    댓글
    125
    작성일
    2025.7.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1
    좋아요
    댓글
    256
    작성일
    2025.7.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