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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강이숨트는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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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혼자 있기 좋은 방
글쓴이
우지현 저
위즈덤하우스
평균
별점9.2 (26)
언강이숨트는새벽

Y 혼자 있기 좋은 방 ㅡ 우지현 , 위즈덤하우스


동그라미 하나를 하늘에 그려본다 / 마치 웃는 구름이 나를 달래듯 위로해도 / 아직 울지 못해서 나는 웃지 못하네 /

얼음 같은 내 마음 언제나 꽃이 필까 / 점점 계절은 지고 늙은 시간만 늘어가고 / 아직 울지 못한 건 그대 때문이겠지 /
아무 말조차 전하지 못해 나는 잊지 못하네 /

아직은 울 수 없어 아직은 울 수 없네 / 아직은 울 수 없어 아직 난 울 수 없어 / 울고 싶어 나의 맘에 꽃이 피면 /

한 뼘 보다 작은 곳 꽃잎은 피었는데 / 소름같은 기억엔 아직 그대가 살고있어 / 그래 잊혀 지겠지 내 소식 닿을 때면 /
먼저 그대가 울고 난 뒤에 나도 따라 울겠지 /

by 이승열 노래 / ' 꽃이피면 ' 시그널 ost 중에서



같은 그림은 아니지만 어떤면에서 위로를 위한 책으로 명화들을 소개하는 책을 최근에 두권이나 만났다 . 전자는 엄마가 된 여성들의 시간을 위로했고 , 후자는 오로지 자신 , 혼자만을 위한 문장을 담았더랬다 . 나는 엄마임에도 이상하게 후자쪽에 더 마음이 갔다 . 전작이 모두 지나갈 것이고 그러니 힘내 하는 분위기의 책이었다면 후자는 지금 아니면 언제 혼자인 자신을 오롯이 보겠냐며 이 순간을 잊지 않아도 좋다는 공감의 언어여서 더 그런 듯했다 .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지금 혼자가 아니다 . 최악의 경제적 문제에 닥쳐 지난 토요일 서울에 위치한 친정에 아주 간단한 짐들만싸들고 올라와 있다 . 울적하여 집에 있었을 때는 , 사는 게 , 꿈을 꾼다는 게 뭐 이렇게 어렵나 ... 하며 막막함에 책장을 넘기기보단 주로 ebook 듣기에 기대어 시간을 보냈는데 정작 혼자가 아니고 당장 먹고 사는 일 자체에 걱정이 사라지니 마치 습관처럼 , 관성처럼 다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고 쓰고 싶어졌다 . 그리고 이 순간의 책들과 짬을 내어 허겁지겁 읽어대는 독서가 지극히 다디 달다 .

먹고사니즘 때문이 아닌 그냥의 여행중였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랬더라면 , 이 < 혼자 있기 좋은 방 > 의 문장들에 이렇듯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 식당의 일을 돕고 있는 중이기에 시간을 많이 내지 못하지만 새벽의 독서는 , 또 내가 원래 지내던 곳에서 베란다 창을 통해 엿보던 여명과는 다른 감상을 주고 있는 게 아닌가 했다 .

이곳 서울의 하늘은 희부윰하다 . 그래서였을까 ? 책의 시작에서부터 파란 문이 있고 작은 쪽문이 비스듬이 열린 정원의 초록과 무수한 타일과 흘러내리는 듯한 짙은 파랑의 빛은 이곳 하늘로인해 답답한 내 심연을 퍼렇게 문질러 주며 멍같이 스며든다 . ( 5P , 야코프 알버츠 , [할리히 호게의 푸른 현관 ] 1905년 ) 야코프의 그림 속 파랑만이 아니다 . 방은 전혀 달라도 ( 11 P , 아돌프 멘첼 , [ 리터가에 있는 예술가의 침실 ] 1847년 ) 작품 속의 독서하는 예술가의 뒤로 흐르는 푸른빛의 커텐마저도 그렇다 . 우지현 작가는 그림하나만 어루만지고 있지 않았고 , 나와 같이 뭔가에 부딪힌 줄도 모르겠는 멍들을 예술가들의 생애를 통해 살살 쓰다듬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

부제로 쓰인 " 조용히 숨고 싶은 방 " 도 , " 완벽한 휴식의 방 " 도 , " 혼자 울기 좋은 방 " 도 , 또 "오래 머물고 싶은 방 " 까지도 어쩌면 그렇게도 울고 싶은 사람을 마음 껏 울 수 있도록 때려 주는 듯한지 ...다음 날 다시 일을 하려면 자두어야 하는데도 그 습기찬 속삭임 같은 말들의 주문에서 빠져나올 수 없어 날을 새도록 만들고 ... 생소한 작가들의 그림도 하나하나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건 그림 하나에 수많은 작가들의 삶의 일부를 생의 비밀처럼 알려주면서도 전혀 , 이 책은 그림 좀 안다는 전문가로서의 시선과 으스댐 없는 감성이 뭉클해 순간순간 나를 울컥하게 만들고 공감하게 만들었다 .

그리고 , 왜 이 책이 나에게 보내져 왔는지도 절절하게 알게 되었다 . 책을 보내준 m은 지금의 내 심정을 너무도 잘 알았던 게 아닌가 하고 ! m은 아마 조용히 숨고 싶은 방 속 그림의 여인들처럼 내가 외로움 속으로 숨고 싶어한다는 걸 알았던 게 틀림없다 . 그래서 그녀는 , 나를 스스로를 위해 그림 속 여인들처럼 꽃을 사고 , 적당히 몸을 움직여 보며 , 고요한 정물이 아닌 살아있는 사람의 삶으로 조용히 돌아오라 메시지를 전한 것은 아니었을까 .

아 , 그래 . 그림의 위로란 이런 거지 하고 깊이 감동하며 읽을 혼자있는 방 . 이 책은 나 혼자만의 방에 갇힌 무수한 사람들에게 이처럼 위안을 주겠구나 담담하게 말하 수 있게 된다 . 지금 지독히 힘들고 방황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나도 이 책을 선물하리라 . 꼭 이 위안을 공유해 보리라 마음 먹게 된다 . 더불어 m , 그녀에게 지극한 감사의 말을 전하며 ...



이 그림의 원색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것이 속상해...


여행 중이라면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독서의 자세!


여기저기 푸른빛이 흘러내린다 . 이 파랑을 어떡하면 좋아 !!


그러니까 , 내 안으로만 눈을 돌리지 말고 , 저 이쁜 것들도 좀 봐 , 하는 듯 ...


내 마음이 딱 이렇게 흐리고 멀고 , 내 앞만 보느라 세상 풍경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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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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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들에게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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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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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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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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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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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rcl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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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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