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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강이숨트는새벽
  1. 어떤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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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 초상
글쓴이
김행숙 저
문학과지성사
평균
별점9 (8)
언강이숨트는새벽

밤에 ㅡ 김행숙 시


    밤에  날카로운 것이  없다면  빛은 어디서 생길까 .
날카로운  것이 있어서  밤에  몸이 어두워지면  몇 개
의 못이  반짝거린다 . 나무 의자처럼  나는 못이 필요
했다 . 나는 밤에 내리는 눈처럼 앉아서 , 앉아서 기다
렸다 .

   나는 나를 , 나는 나를 , 나는 나를 , 또 덮었다 . 어둠
이 깊어 ...... 진다 .  보이지 않는 것을 많이 가진  것이
밤이다 .  밤에  네가 보이지 않는 것은 밤의 우물 ,  밤
의 끈적이는  캐러멜 , 밤의 진실 .   밤에 나는 네가 떠
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낮에  네가 보이지 않는 것은  낮의 스피커 , 낮의 트
럭 , 낮의 불가능성 , 낮의 진실 .  낮에 나는  네가 떠났
다고 결론 내렸다 .

   죽은  사람에게  입히는  옷은 호주머니가 없고 ,  계
절이 없고 , 낮과 밤이 없겠지 ......    그렇게 많은 것이
없다면  밤과  비슷할 것이다 .   밤에 우리는 서로 닮는
다 .  밤에  네가  보이지  않는 것은  내가 보이지 않는
것같이 , 밤하늘은 밤바다같이 ,

(본문 20 , 21 쪽 )

김행숙 시집 ㅡ에코의 초상 중 [ 밤에 ]
문학과 지성사 시인선 455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
오래 아프셨던 할아버지께서 엊그제 돌아가셨다 .
엄마의 전화를 받고 , 냉큼 서울에 올라왔다 .
첫날이던 어제는 장례식장이 조용했는데 오늘은 맞은편

9호실에 상주가 들었고 휴게실에 , 이 시간에 열 살도 안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 둘이 너댓살 쯤 되보이는 어린 여

자아이를 번갈아 엎어가며 재우려 하고 있다 .

하하하하 ! 웃음 소리가 넘치는 9호실인데 이 아이들 재워

줄 어른은 누구도 없는가 보다 .

책을 읽으며 밤을 지새려는데 어린 여자 아이들 눈빛이

자꾸 밟힌다 . 어쩌지 ... 어쩌나 , 엎어 줄까 , 물어야할까 ?

저들끼리 좋아 그런 듯도 보이고 , 안쓰럽기도 하고 ...

책 속에 묻던 눈길이 계속 9 호실의 누군가를 애타게 찾고

있다 .

 

 


2018 , 11 ,18 일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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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댓글 9

  1. 대표사진

    언강이숨트는새벽

    작성일
    2018. 12. 4.

    @해맑음이

  2. 대표사진

    언강이숨트는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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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12. 4.

    @해맑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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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찻잎향기

    작성일
    2018.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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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강이숨트는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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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12. 4.

    @찻잎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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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샨티샨티

    작성일
    2020.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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