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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강이숨트는새벽
  1. 어떤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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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글쓴이
황인숙 저
문학과지성사
평균
별점8.7 (6)
언강이숨트는새벽
문밖에서

황 인 숙 시

방을 구하지 못한 혹은
깃들일 마음을 구하지 못한
가령 사랑들이
서리가 되어 깨어난다

골목 골목에 대로의 한적한 곳에
우두커니 나무 밑에 달빛 아래
서리들이 웅숭거린다

창밖에 , 모든 문밖에 .

p. 19

황인숙 시인의 
《 나의 침울한 , 소중한 이여 》중에서...
ㅡㅡㅡㅡㅡ으ㅡㅡㅡㅡㅡ으ㅡㅡㅡㅡ으ㅡㅡㅡㅡㅡ으ㅡㅡㅡㅡㅡ

봄 밤인데 서걱이는 서리를
그리는 마음에는 목련이 있다.
목련 ㅡ운명같은 이름 아닌가
만지면 따듯할 듯이 보드랍고도
까칠한 것이
'보리 생각이 납니다' ㅡ하던 이가
떠오르며 ..아..언 봄 녘의 보리' 말인지요...
하니 ' 보리는 어린 사슴예요 '
......,

봉오리에서 아직 깨지 못한
솜털들이 그 안의 아늑한 것들을 품고 있을 적에
짧고 단단하며 따스할 듯한 어린 사슴을
떠올린 것도 나였는데
운명같이 투두둑 떨궈지는 밤의 한 자락
그것을 슬며시 열고 기어드는 어린 눈을 한 사슴
그 털을 만지면 피가 덮혀질 듯이
꺼칠하지 않겠냐 ...
목련에서 본 어린 사슴 이야기 끝에...

봄 ㅡ목련을 말하다
어린 사슴까지 기르게 되고 말았다.
보리는 사슴 이름 이라고 알려주던 이가
놓친 것이 분명하니
운명 이지 않나.
실제 없는 한마리 사슴의
주인이 된 나는 서리가 서리서리
하고 주저 앉는 날에
그 감촉들을 허공을 만지며
느낀다 ㅡ
고 따뜻한 녀석의 맥박을 ...

아직 제 집도 없는 녀석 이라서...
품에 기른다.
목련 같은 , 운명의 보리를...

2016 .03 .17 ㅡ사이새벽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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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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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표사진

    ne518

    작성일
    2016. 3. 18.

  2. 대표사진

    언강이숨트는새벽

    작성일
    2016. 3. 18.

    @ne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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