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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뿅뿅
- 작성일
- 2023.5.30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 글쓴이
- 강원국 저
웅진지식하우스
2년 전 동네 도서관에서 강원국 작가님을 만나 뵌 적이 있다. 당시 나는 한창 글쓰기가 궁금했고 또 대통령 곁에서 글을 쓴 분은 뭐가 다를까 싶어 기대하는 마음으로 참석했었다.
위트 있게 강의를 하시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그런 분이 쓴 '말'에 대한 책을 언젠가는 한 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마침 이번 달 동갑내기 친구 선생님과 함께 하는 독서모임에서 말을 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을 한 번 읽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다.
참 쉽게 쓰인 책이지만 중간중간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지인들 중 책 내용에 해당하는 좋은 사람들이 한 명 한 명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 다 읽고 나서 책 모임에서 내 소감을 나누고 나니 '앞으로 진짜 말을 현명하게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열망이 더 강해졌다.
내게 인상 깊었던 구절을 남겨두고자 한다.
1.
"끝으로, 삼켜진 말이다. 끼어들고 싶은 욕구나 반론하고 싶은 충동, 변론하고 싶은 마음을 자제하고 말을 삼킬 필요가 있다. 참고 듣는 것으로, 상대가 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더 큰 호감과 공감을 얻어내기도 한다."
내가 진짜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 중 하나다. 바로 말을 삼키는 것. 때로는 들어주는 게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듣기보다는 말하기가 앞서는 나이다.
한 달 전쯤 내 삶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심리 상담 센터를 찾았다. 상담사님은 잠시 잠시 내 이야기를 글로 옮겨 적으시면서 그저 열심히 들어주셨다. 그리고 중간중간 내가 상황을 정리하고 또 미처 돌아보지 못한 시각을 가질 수 있게끔 새로운 질문을 하셨다.
상담실을 나오고 나서 ‘듣기의 힘은 바로 이런 거구나’를 깨달았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화려한 말을 내뱉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 할 말을 참고 상대의 말을 묵묵히 잘 들어주는 것이었다.
상담을 통해 내 정서가 환기되는 경험을 하고 나니 읽고 있던 이 책과 내 삶이 이어지며 정말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지 다짐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사람을 만나기 전 경청을 다짐을 하고 만나고 난 뒤 그러지 못한 내 모습을 자책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을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이전보다 조금 더 잘 듣는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2.
"그래서 나름의 첫마디를 고안했다. 보통 세 가지 가운데 하나로 말문을 연다.
그 하나는 상대에 대한 칭찬이다.다른 하나는 나의 근황에 관해 말하는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니면 뉴스 얘기로 시작한다."
어색한 사람을 처음 만날 때 또는 어려운 사람을 대할 때 이렇게 대화를 시작하면 되겠다. 강원국 작가님은 사람을 만나기 전에 항상 할 말을 준비해 간다던데 나는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한 적이 크게 없다. 그저 근황 토크를 자연스럽게 나누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만나는 사람에게 꼭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떠올리고 가야겠다는 다짐을 했고 이후로 몇 번 실천해 보기도 했다. 첫인사도 마찬가지였다. 이도 저도 아닐 때는 칭찬이나 내 근황을 나누는 걸로 시작해 보니 훨씬 자연스러웠다.(뉴스는 아직 의견을 나누기가 부담스러운 분야이므로~) 앞으로도 내 삶에도 잘 적용해 봐야지.
3.
"이처럼 말은 씨가 된다. 밭이 아무리 기름져도 씨를 뿌리지 ㅇ낳으면 열매가 맺히지 ㅇ낳는다. 좋은 씨앗을 뿌리면 좋은 열매를 거둔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난다. 뿌린 대로 거둔다. 입에서 나오는 말이 자신의, 혹은 타인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말이 다짐이 되고 언약이 되어 꿈을 현실로 만든다."
말은 씨가 된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과 비슷한 문구가 바로 성경에 나와있다.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니(민 14:28)"
위 내용을 읽고 나니 이 말씀이 떠올랐다. 말이 다짐이 되어 결국 현실화될 것이라는 믿음. 그 믿음이 나를 하루하루 움직이게 만들고 있다.
이전에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긍정적인 말을 하는 게 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겠어 하는 부정적 마음이 컸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내 입에서 나가는 말, 내 머릿속에 떠올리는 생각들이 내 작은 행동 하나, 내 한 시간, 내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리라고 믿는다. 더 신중하고 더 조심스럽게 그리고 더 긍정적으로 살게 된다.
4.
"우리는 상대에게 말을 건네기 전에 무슨 말을 할지, 또 그것을 어떻게 전달할지를 충분히 고민한다. 그러나 누구에게 말하는지는 간과하기 쉽다. 내 의견을 어떻게 설득할까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듣는 사람이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그가 무엇을 기대하는지는 뒷전인 경우가 많다. 사실 이것이 가장 중요한데 말이다."
사실 직장에서 복직 관련해서 전화가 오면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 어떻게 말씀드리는 게 좋을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 부분을 언급하며 독서모임에서 친구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 부분을 블로그에 남기는 지금, 한 번 더 본문을 읽고 나니 교감선생님의 성향과 기대하시는 바가 무엇인지 더 생각하고 난 뒤 내 의견을 말씀드려야겠다.
5.
"상관과 리더의 차이는 무엇일까? 상관은 두려움을 느끼게 하고 리더는 의욕이 샘솟게 한다. 상관은 책임을 추궁하고 리더는 문제를 해결한다. 상관은 ‘해’라고 말하고, 리더는 ‘합시다’라고 말한다. 결국 상관과 리더의 가장 큰 차이는 질책하는 순간에 나오는 말의 품격에서 드러난다."
지난 2월 직장에서 심각한 일이 발생하는 바람에 휴직을 앞뒀던 나는 매일 출근도장을 찍었다.
그 일을 겪으면서 여러 상사들의 마음을 깊이 있게 아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한 분이 상황을 대하는 태도가 인상 깊었다. 딱 이 본문의 이야기처럼 문제상황에서 질책보다는 해결에 집중을 하는 모습을 보이셨다.
나도 세 아이를 육아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남편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또 앞으로 업무나 모임의 장이 되었을 때 상관이 아닌 리더의 모습으로 설 수 있길 바란다.
나는 사실 나서는 성격이 아니라 좋은 리더에 대해 딱히 고민해 본 적은 없다. 하지만 어떤 모양으로든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마음이 점점 생겨나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겠다.
무엇보다 "질책하는 말을 하지 말자." 이게 내가 깨달은 가장 큰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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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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