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스스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서 매우 큰 도움이 되었던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를 쓴 정신과 전문의 전미경 선생님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작년에 사랑하는 부모님을 모두 떠나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로 인해 누구보다 정신 건강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저자 역시 무너져버린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더 놀라운 점은 저자가 겪었던 그 증상들은 그동안 직업인으로서 만났던 수많은 환자들이 겪은 것과 비슷했다는 것이다. 그 첫 번째 증상은 자신에게 상처를 준 과거의 일을 반복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 증상은 자신의 문제점을 계속 파고든다는 것이다. 이어서 마지막 증상은 살아가는 이유를 몰라서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증상을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더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 걱정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원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이미 심신이 지쳐있고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울에서 개원한 정신과 의원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기를 하고 예약 잡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 그 증거일 것이다. 언뜻 느끼기에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인 풍요로워졌지만 우리들의 내면은 점점 더 황폐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문제를 악화시키는 중심에는 우리 자신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저자는 어설픈 위로보다는 냉정하면서도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마음이 병든 이들이 정신을 차리고 새로운 삶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자신이 과거에만 얽매인 나약한 존재가 아닌 생각보다 강하다는 마음가짐으로 당당하게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덫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앞으로 걸어가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