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을 제대로 지킬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도둑맞은 집중력>

작년에 대중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화제작을 두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대화를 하던 친구들 중 일부는 그 드라마를 원본으로 본 것이 아니라 요약된 리뷰 영상을 통해 감상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서 드라마 내용이 아닌 요약 영상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가 옮겨갔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영화나 드라마 심지어 책 내용까지 타인이 요약하고 설명한 영상이나 글을 통해 접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요즘 현대인들 누구나 그렇듯이 너무 바빠서 그걸 볼 시간이 없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집중력이 떨어진 것도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최근 들어서, 여가 시간에 하는 일뿐만이 아니라 정말 중요한 일에서조차 제대로 집중하지 못해 곤란함을 호소하는 이들을 주변에서 많이 목격한다. 인생에서 집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모두가 외치지만, 정작 그 중요한 집중력을 점점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위기에 빠진 우리들에게 2023년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으로 곳곳에서 선정된 <도둑맞은 집중력>이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우리는 집중력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할 때 이것을 개개인이 가진 일종의 능력의 차이라고 전제를 까는 실수를 범한다. 실제로 앞에서 드라마 요약 영상을 두고 이야기를 나눌 때도 긴 영상 자체를 견디지 못하게 된 개인적 한계를 지적하기 바빴었다. 저자 요한 하리가 쓴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이런 집중력에 대한 문제를 개인의 한계나 노력 부족이 아닌 사회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누군가의 집중력 문제를 빠르게 지적하기에 앞서 본질적인 해결에 대한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개인의 집중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자가 살펴보는 첫 번째 부분은 바로 멀티태스킹이다. 요리를 하면서 전화를 받고, 업무 보고서를 쓰면서 음악을 듣는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를 수 있다. 한 때는 이런 멀티태스킹이 마치 능력 있는 소수만의 특권처럼 여겨지기도 했고, 심지어 관련 책들까지 서점가에 등장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멀티태스킹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가를 바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멀티태스킹의 급부상뿐만이 아니라 스트레스나 쓰레기 같은 식단과 수면의 질 저하 역시 인간이 집중하지 못하게 된 배경으로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다. 어떤 이유들은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예상했던 것들이었지만, 또 어떤 이유들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들이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이런 요소들이 우리가 장시간 동안 한 가지 일에 제대로 빠져들지 못하게 꾸준히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은 그 일을 제대로 끝맺음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바꿔 말할 수 있다. 영화 한 편이나 소설 한 권을 끝까지 읽지 못한다고 해서 엄청난 불행이 일어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임무에서 제대로 집중하지 못해 일을 망쳐버린다면 그 피해는 생각보다 클지도 모른다.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바꿔나가야 한다. 2024년 새해, 많은 사람들이 흥미로운 계획을 세우고 중요한 목표를 만들어서 실천하려고 마음을 먹는다. 그런 계획과 목표가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집중력이다. 그동안 도둑맞고 있었던 집중력을 다시 되찾고 싶다면 요한 하리의 경험으로 탄생된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