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

toto
- 작성일
- 2017.6.25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 상
- 글쓴이
- 요네자와 호노부 저
엘릭시르
어김없이 돌아온 요네자와 호노부의 소시민 시리즈,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최근 몇 년 간 일본에서 발표되는 각종 미스터리 랭킹 순위에서 한 해도 아닌 연속으로 상위권에 작품을 올리고 있는 작가가 바로 요네자와 호노부이다. 고전부 시리즈와 함께 그의 대표 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 소시민 시리즈는 거창하고 자극적인 사건이 아닌 아기자기한 학원 청춘 미스터리를 표방하고 있어서 국내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고바토 조고로와 오사나이 유키라는 두 남녀 주인공 학생은 남들에게 눈에 띄지 않고 평범하게 살아가려는 소시민의 삶을 추구하는 독특한 인물들이다. 사물과 현상 뒤에 숨겨진 의미들을 발견하는데 뛰어난 재능이 있지만 오로지 소시민으로 살고 싶다는 목적으로 둘은 일종의 계약 관계를 맺으며 지낸다. 이번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은 지난 시리즈 작품인 <여름철 한정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에서 벌어졌던 사건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직 이 작품을 읽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것 같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어쨌든 그 사건 이후로 두 사람이 맺은 일종의 소시민 계약 관계는 끊어진 상태로 시작한다.
서로에게서 떨어지기로 한 고바토와 오사나이는 각각 나카마루 도키코와 우리노 다카히코라는 후나도 고등학교 학생들과 사귀게 된다. 이번 작품에서는 두 주인공이 아닌 후나도 고등학교 신문부 부원이자 야망이 넘치는 우리노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라 시의 여러 지역에서 작은 규모의 방화 사건이 연이어 벌어지고 우리노는 이 사건을 본격적으로 교지인 [월간 후나도]에 기사로 연재를 하려고 한다. 여러 반대가 있었지만 마침내 연재를 시작하고 심지어 다음 방화 지역을 예상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노가 예상한 지역에서 방화 사건이 일어나자 교지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교내 학생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한 신문부원 학생의 지역 내 방화사건 취재기로 시작한 이 이야기는 고바토와 오사나이가 연관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지난 작품에서 서로를 놓아준 두 사람이 의외로 너무나도 쉽게 새로운 연인을 만나서 사귀게 된다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시작한 이 작품은 소시민 시리즈답게 별 거 아닌 사건 뒤에 숨겨진 두 사람의 숨겨진 이야기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물론 소시민 시리즈의 팬이라면 굳이 그 이야기가 무엇인지 파헤치려고 하기 보다는 그저 흐르는 대로 놔두면서 즐기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을 삶아 곱게 빻은 다음에 반죽을 해서 설텅을 추가해 덖은 일본식 디저트인 구리킨톤은 사진으로 보기만 해도 매우 달아보였다. 작가가 이 디저트를 제목에 넣은 이유는 이번 작품의 네 명의 주요인물의 빗대어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무리 원작 역시 상, 하권으로 분권이 되었다고 해도 굳이 국내 출간본도 그렇게 따라야 했을 지라는 점이다. 봄, 여름, 가을에 이어서 겨울 한정 디저트 사건은 또 무엇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가을 편이 2009년에 나왔으니 무려 5년이 넘게 이 소시민 시리즈의 신작을 만나지 못한 것이다. 얼른 겨울 편을 집필해서 고바토와 오사나이의 소시민 목표가 어떻게 되고, 둘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 알려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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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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