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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감정
- 작성일
- 2015.9.22
여기 용이 있다
- 글쓴이
-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저
소담출판사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가 지은 이 책은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1504년판 지구본에 동남아시아 지역이 라틴어로 '여기 용이 있다'라고 적혀 있다는 점에 착안하였다. '용'이라고 일컬은 미스터리한 존재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한 항해사만이 신세계로의 뱃길을 개척한 만큼, 작가도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환상을 탐험하여 총 113편의 다채로운 픽션을 소개해주었다. 그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믿는 것들을 곧이곧대로 수용하지만은 않고 마음껏 상상하여 한계를 돌파했다. 또한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것들을 형상화하고 주체로 승격했을 때는 단지 흥미로 끝나지 않고 한 번쯤 깊이 생각해봄직한 '의미'가 담겨 있어 좋았다. 우리가 무심히 넘긴 정황과 감정 간에 마치 특수한 규칙이 존재하는 것처럼 상상한 부분도 신선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상상하기를 그친 것 같다. 그건 버거워서 포기했다기 보다 기계에 의존하면서 생각이란 것을 하나의 '노동'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그리 생각하였다. 공상 끝에 현실이란 벽에 부딪히면 그 경계를 통과하는 데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지 않고 오던 길을 되돌아가거나 벽에 바짝 붙어 기어올랐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 픽션은 흔히 말하는 판타지에만 머물지 않고 바로 지금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선택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데 말이다.
어떤 편을 콕 집어서 낫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제각각 고유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작가도 매 편 쉼표를 찍어 숨을 고르고 시선을 돌리라고 한 듯하다. 에피소드별로 실린 그 독자적인 의미를 인스턴트식으로 해치우기보다,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하고 가만히 되새겨보면서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가져보라는 게 아닐까? 그럼에도 기억에 남는 픽션을 몇 편 골라보라면 <전염병>, <공항아가씨들>, <잔고>, <나침반들>, <쉬는 날>이 있다. 각 편에 가지각색 물감처럼 풀어져 있는 상상을 하나하나 건져올리며 나 역시 다르게 생각해본다. 상상할 수 있으매 행복하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상상하기를 그친 것 같다. 그건 버거워서 포기했다기 보다 기계에 의존하면서 생각이란 것을 하나의 '노동'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그리 생각하였다. 공상 끝에 현실이란 벽에 부딪히면 그 경계를 통과하는 데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지 않고 오던 길을 되돌아가거나 벽에 바짝 붙어 기어올랐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 픽션은 흔히 말하는 판타지에만 머물지 않고 바로 지금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선택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데 말이다.
어떤 편을 콕 집어서 낫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제각각 고유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작가도 매 편 쉼표를 찍어 숨을 고르고 시선을 돌리라고 한 듯하다. 에피소드별로 실린 그 독자적인 의미를 인스턴트식으로 해치우기보다,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하고 가만히 되새겨보면서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가져보라는 게 아닐까? 그럼에도 기억에 남는 픽션을 몇 편 골라보라면 <전염병>, <공항아가씨들>, <잔고>, <나침반들>, <쉬는 날>이 있다. 각 편에 가지각색 물감처럼 풀어져 있는 상상을 하나하나 건져올리며 나 역시 다르게 생각해본다. 상상할 수 있으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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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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