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로 나누는 문답

목연공식계정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2.2.28
목연샘!
그대는 정신신경외과에 대해서 아는 상식이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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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신경외과!
정신적으로 이상한 사람이 가는 병원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겠지요.
그런데 나도 정신신경외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지난 설 연휴 전 날 갑자기 머리가 아프더군요.
마치 빠개지는 듯 잠을 이루기 힘들 정도였고요.
그런데 설날 연휴가 이어지고 있으니 병원이 대부분 문을 닫았으므로
치료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종합병원 응급실에 갈 상황까지는 아닌 듯했고요.
연휴가 끝나는 날, 병원을 찾아 나섰는데 막연한 마음이었습니다.
머리가 아픈 것은 맞지만 어떤 충격을 받은 것은 아니고,
이런 경우에 어떤 병원에 가야할지 판단이 안 선 것지요.
그러다가 의료원사거리에서 000신경외과란 간판이 떠올라서
무작정 그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000신경외과 앞에 가니 그 옆에 000신경정신과가 보였습니다.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병원에 가야 하는가?"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였지요.
"만약에 내가 물리적인 충격으로 머리가 아프다면 신경외과일 것이다,
그러나 원인이 없다면 스트레스성일 테니 신경정신과가 아닐까?"
그래서 000신경정신과에 들어갔습니다.
그때 치료 받은 경험은 예전에 포스팅을 올렸으니 생략하고요.
아무튼 나는 약을 먹자마자 하루만에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30분이나 상담하고 1주일 약을 받았는데,
경비(진료비+약값)이 1만원이니 비싼 것도 아니었고요.
통증은 없어졌지만
의사선생님이 2주일 정도 치료를 받으라고 해서
그렇게 했고요.
(나는 의사선생님 말씀은 잘 듣습니다.)
두번째 진료 때도 30분 정도 긴 상담을 나눴고,
경비는 7천원(진료비 + 1주일 약값) 나왔습니다.
무슨 상담을 했냐고요?
그게 좀 애매합니다.
요즘 교육의 문제점, 학교 폭력에 대해서 함께 흥분하면서 탄식을 했으니
의료 상담을 한 것인지, 교육상담을 한 것인지 *^^*
서론이 길었습니다.
정신신경과 진료를 통해서 알게 된 것 몇 가지를 알려드립니다.
1. 정신신경과에서는 병원에서 약을 조제해 준다.
다른 질병의 경우 병원에서 진료를 한 뒤 처방전을 받으면
약국에 가서 약을 구입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병원에서 약까지 조제해 주더군요.
이 점에 대해서 의사선생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선생님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신경정신과라고 해서 반드시 병원에서 조제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가 원하면 처방전을 발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환자들이 정신과 약에 대한 선입감이 있어서
정신과 처방전을 약국에 가져가기를 꺼리는 경향이 많다.
또한 정신과 계통에는 위험한 약도 있으니
의사가 함부로 처방전을 내주기 곤란할 때도 있다.
환자들 입장에서는 병원에서 약을 받는 것이 경제적이기도 하다.
약국에서는 조제에 따른 경비가 첨가 되지만,
병원에서는 그 경비가 절약되므로 그만큼 저렴하다.
또, 정신과 계통의 약은 다른 질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지 않다.
병원에서 처방한 약을 구비하지 않은 약국도 있어서
환자들이 자신의 단골 약국이 아닌 이곳저곳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운 면도 있다.
환자들 입장에서는 병원에서 나와서 다시 약국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되니
불편을 덜 수 있으니 불만이 없는 듯하다.
지금까지 처방전을 요구하는 환자는 거의 없었다."
2. 정신신경과는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휴무인가?
다른 병원은 토요일에도 진료를 하는데
여기는 일요일은 물론 토요일도 쉬더군요.
나로서는 평일에는 병원에 오기가 힘든데
토요일에 근무를 하지 않으니 곤란하다면서 이유를 물어 보았습니다.
선생님 답변입니다.
"그게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우리 병원도 처음에는 토요일에 진료를 했다.
그러나 환자가 너무 많고,
그분들과 긴 대화를 나누다 보니 나도 힘겨웠다.
1년만에 목디스크 치료를 받았고,
오히려 내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였다.
그래서 개원하고 1년만에 토요일 진료를 중단했다."
3. 정신신경과에서 주는 약이 고혈압에도 도움이 되는가?
나는 나이에 비해서는 혈압이 정상일 정도로 건강했습니다.
내 또래는 물론 한참 후배들도 고혈압으로 인해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나는 아직까지 그렇지는 않으니까요.
일반적으로 혈압이 140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3년 전에 공무원건강검진 때 혈압이 144가 나와서 재검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혈압에 대해 신경을 썼는데,
작년에는 130대로 내려와서 재검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때때로 측정을 하면 140 이상이 나올 때가 있어서
이제 혈압 약을 먹을 때가 되었나 고민도 되었지요.
그런데 정신신경과 약을 2주일 먹은 뒤에는
혈압이 110~130정도로 안정이 되었습니다.
직장 보건실에서 매일 혈압을 측정하고 있는데,
최근 3주 동안 140점을 넘긴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 의사 선생님께 문의를 했습니다.
정신신경과 치료가 고혈압에도 도움이 되느냐고?
선생님의 답변입니다.
"고혈압의 원인은 유전, 환경, 음식 등 여러가지다.
가슴이나 신경 계통 등 육체적인 문제가 있어서
혈압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고,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요인으로 혈압이 놀아지기도 한다.
선생님의 경우는 약을 복용한 후 숙면을 취하면서 정신이 안정이 되었다.
그동안 혈압이 높으셨다면 정신적인 스트레스 외에
건강상의 다른 문제점은 없었던 듯하다.
정신적인 문제로 고혈압이 되었을 경우에
정신과의 약이 혈압을 낮추는 효험이 있을 수 있다.
선생님의 경우 통증이 없어지고,숙면을 취하게 되었으니
부수적으로 혈압이 낮아지는 효과가 생긴 듯하다.
선생님과 나의 진료가 궁합이 맞았다고 할까 *^^*
그러나 내가 내린 처방이 고혈압을 치료하는 약은 아니다.
나는 처방을 할 때 고혈압 쪽은 전혀 고려하지않았다.
진료를 받은 선생님과 처방을 내린 나 모두에게 행운이 따른 것이다.)
4 나는 신경외과에 가려다가 우연히 정신신경과로 왔다.
나의 선택은 올바른 것인가? 객관적 입장에서 말씀해 달라.
선생님은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내 생각에는 선생님의 선택이 옳았다고 본다.
신경외과는 교통사고나 넘어지는 등,
부상에 의해 머리에 충격을 받고 통증이 있을 때
그 상처를 살피면서 통증을 완화시키거나 치료한다.
그러나 정신적인 충격으로 통증이 시작되었다면
그 원인은 스트레스 등 내부적인 원인일 확률이 많다.
선생님의 경우 외부의 충격이 아니라 내부적인 문제가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순리일 것 같다.
믈론 신경외과에서도 비슷한 처방을 내리고 같은 약효를 얻을 수도 있다.
원인이 물리적인 충격이든 정신적인 충격이든 증세가 비슷하다면
그에 대한 처방 역시 비슷할 수 있다.
선생님이 신경외과에 가셨다고 하더라도
그 병원의 선생님이 나와 비슷한 처방을 내렸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병원에 오신 것이 바른 선택인 것 같다.
약의 복욕과 동시에 통증이 사라지는 등
상태가 호전된 것이 그 증거가 아닌가?"
이제 신경정신과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겠습니다.
신경정신과가 그렇게 이상한 곳은 아니며,
오히려 가끔씩 상담을 나누고 나면
정신 위생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더군요.
"사람들이 정신신경과라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넘어지거나 무리한 운동을 해서 외상을 입듯이
정신적으로 어떤 충격을 받거나 고단하면 정신신경도 상처를 받는다.
경미한 외상을 입어서 통증이 있다고 해서 장애자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정신적인 가벼운 증세가 느껴진다고 해서 정신적으로 이상한 사람이 아니다.
경미한 외상을 방치했다가 신체를 절단하는 중증 애로 악화될 수 있듯이,
가병운 정신 질환도 방치한다면 정말로 치료가 힘든 중증 환자로 될 수 있다."
즉, 몸이 아프면 그 계통의 병원을 찾듯이
정신적으로 아프면 정신신경과를 찾는 것이 옳다는 의미겠지요.
특히 나로서는 머리가 빠개질 듯 아프던 통증이
하루만에 사라진 것이 신기하고,
그 이후 숙면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경계를 오르내리던 고혈압 증세가
순식간에 20~30대의 정상에 가까운 혈압으로 내려갔고요.
휴~
정신신경과 의사선생님들이
내게 홍보비를 주셔야 하는 것이 아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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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