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장서

목연공식계정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2.6.4
장서라고 자랑할 정도는 아니지만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모은 책이 2천여 권은 되는 듯합니다.
교사로 근무하는 동안 자주 이사를 다녔는데
그때마다 책들이 큰 부담이었습니다.
방이 협소하니 둘 곳도 없었고요.
그래서 버리거나 남에게 준 것도 상당수 됩니다.
그런 환경에서 지금까지 지니고 있으니
그 책들이 문화재급이나 고가의 희귀본이 아니라도
내게는 갖가지 사연이 담긴 벗들이고요.
책장 정리를 하면서 추억을 되새겨 볼 겸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을 사진과 함께 공유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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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부인의 평가액
일단 자유부인의 평가액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중고서적을 중개하는 대표적인 사이트인 북코아 서점에서는
이 책의 가치가 무려 100만원이라고 평가했네요.
이런 책이 제게 있다는 사실 *^^*
자유부인 상권과 하권
1954년에 정음사에서 발간한 정비석 작가의 자유부인 상하권입니다.
발간 당시에도 화제를 몰고 온 작품이고
책도 17만부나 팔린 베스트 셀러였습니다.
(출판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한국전쟁 직후입니다.
그 무렵의 17만부란 지금의 몇 백만 부에 해당할 정도의 베스트셀러입니다.)
이 책은 서울신문에 연재할 당시에도 화제작이었습니다.
작품의 중심 사건인 대학교수와 미군부대 타이피스트와의 연애,
그리고 탈선 직전까지 가는 듯한 교수 부인의
흔들리는 듯한 위기 등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았고요.
끝내 황산덕 교수와 정비석 작가 사이의 논쟁으로까지 비화되어서
더욱 유명세를 타기도 한 작품입니다.
그러나 발행부수가 워낙 많았던 책입니다.
희소성은 없으니 책의 가치는 높지 않았으리라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평가액이 백만원이라니 좀 의외군요.
하지만 제가 소장한 책이 100만원이란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책은 보존 사태가 그리 좋지 못하거든요.
(표지가 하드카바가 아니라 딱지본이라 떨어질 듯 위태하고,
종이 지질도 조악해서 힘을 주어 만지면 부서질 듯)
아무튼 평가액이 100만원이라니 놀랍기만 합니다.
상권 내지
신문에 연재되던 삽화를 편집해서 구성한 듯합니다.
하권 내지
색깔이 바래기도 했지만 지질도 좋지 못했습니다.
상권의 속표지
당시는 4월혁명으로 쫓겨난 이승만 대통령이
한창 철권을 휘두르던 한국전쟁 직후입니다.
그때는 모든 서적들이 이와 같이 '우리의 맹세'를 게재하게 되어 있었지요.
이 '우리의 맹세'는 학생들의 봉기로 인한 4.19 혁명이 성공하자
독재자 이승만 대통령이 하와이로 망명하면서 사라졌습니다.
자유부인 상권 첫 장
작품의 수준은?
글쎄요.
정비석 작가는 '성황당'이라는 걸작을 발표했고,
교과서에까지 실린 명문의 기행문인 '산정무한'의 작가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신문에 연재된 대중소설입니다.
통속소설에 가까운 내용이니 문학성을 논할 수는 없고요.
자유부인 하권 발행기
발행일은 4287(1954)년 8월 15일입니다.
발행한지 60년 가까이 되었으니
문화재급은 아니라도 고서의 자격은 갖췄다고 하겠지요.
이 책을 제가 소장하게 된 것은 앞서 포스팅에서 설명한 바 같이,
1970년대 후반에 춘천의 헌책방인 강원서점에서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두 권 합해서 1000원 정도,
지금의 시세로 만원쯤 될까요?
그렇게 주고 산 책이 백만원 상당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
그야말로 대박이라고 하겠지요.
그런데 이 책이 100만원의 가치를 지닌 것은 사실일까요?
혹시 10만원의 오타는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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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