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로 나누는 문답

목연공식계정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2.11.30
제 일기장에서 나눈 문답입니다.
목연샘!
그대는 기구한 운명에 대해서 들어 보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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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들었지요,
어쩌면 나도 기구한 운명인지도 *^^*
아침에 교무실에서 몇몇 선생님과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떤 여 선생님한테 들은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그 선생님의 여고 동기 중에 어떤 여학생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서울의 명문여대를 나온 재원이었답니다.
그런데 강원도에 왔다가 광업소에 근무하는 분을 알게 되었답니다.
그분은 성실하면서 인물도 훤칠한 분이었다고 하고요.
그 여자 분은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뜨거운 열애 끝에 결혼을 하셨고요.
강원도의 어느 광업소 사택에 둥지를 튼 두 분은 행복했답니다.
슬하에 삼남매를 두었고요.
딸, 아들, 딸인데 그 선생님의 친구는 장녀였다고 하고요.
그런데 어떤 사고로 남편이 작고하셨다고 합니다.
홀로 된 여자 분은 어느 날 이웃집에 와서 이런 말을 했답니다.
"그이가 없으니 어떻게 살아요.
나는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런 말을 한 얼마 뒤에 그 여자 분은 남편을 따라 갔다고 하고요.
자살을 하신 것이지요.
그 선생님의 친구 분은 졸지에 소녀가장이 된 것이지요.
그러나 열심히 공부를 해서 서울의 명문대학에 합격했습니다.
남동생도 열심히 공부를 해서 서울의 명문대 의대에 합격하였고요.
그러나 얼마 후에 그 선생님의 친구 분은
부모님을 따라 갔다고 합니다.
자살을 한 것이지요.
그리고 얼마 후에 남동생은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합니다.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것이지요.
마지막 남은 여동생도 공부를 열심히 하였습니다.
역시 서울의 명문대에 진학해서 졸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우리나라가 싫다면서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고 합니다.
아무튼 그 선생님의 친구 분의 다섯 가족 중에
유일하게 막내 여동생 한 명만 남았는데,
그녀도 미국으로 떠났으니 이 땅의 연고는 모두 사라진 것이고요.
이런 운명이 있을 수 있을까요?
우리들은 말을 못하고 듣기만 했습니다.
이제 와서 무슨 의미가 있으랴만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남은 분은 행복하기를 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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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