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복샘의 편지

목연공식계정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3.5.28
다음은 양구여자고등학교 정운복 선생님이
2013년 5월 28일에 제게 보내준 글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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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프링복이라는 귀여운 동물이 있습니다.
영양과 동물로서 겁이 매우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어느 날 맨 뒤에 있던 스프링복이 뭔가에 놀라 뛰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그 앞에 있던 스프링복도 놀라서 뛰고
그것이 앞으로 앞으로 이어져
종국에는 모든 스프링복들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합니다.
왜 뛰냐고요?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두들 뛰고 있으니까요. 그냥 뛰는 거지요.
이렇게 뛰기 시작한 스프링복은 멈춤을 알지 못합니다.
트리나 폴러스작의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에도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호랑애벌레가 위를 향해 오르기 시작합니다.
맨 위에 뭐가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다들 올라가니까 열심히 기어 올라가는 것이지요.
우여곡절 끝에 기둥의 끝에 다다랐을 때
애벌레가 본 것은 허공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그 순간에도 아래에선 수많은 애벌레들이
다른 애벌레를 밟고 뭉개고,
짓이겨가며 죽을힘을 다하여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스프링복과 애벌레는
요즘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공부를 왜 해야 하지?
남들이 하니까요. 나만 안하면 이상하니까요.
왜 남들 앞에 서려하지?
남들도 다 그것을 성공이라고 생각하니까요.
목적 없이 살아지는 삶을 나도 모르게 가고 있는 현실을 봅니다.
현대인들은 복잡한 삶 속에서
남들이 하니까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바람에 흔들리는 부초 같은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가끔 내가 왜 이 길을 가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적 사고를 할 필요도 있는 것인데 말입니다.
* 자료 출처 : 사진은 네이버 백과사전의 이미지에서 가져왔고,
글은 정운복 선생님이 제게 보내주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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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