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양구여자고등학교 정운복 선생님이

2013년 11월 27일에 제게 보내준 글월입니다.

----------------------------------

안녕하세요.

 

東 동녘 동 施 베풀 시 效 본받을 효 矉 찡그릴 빈

중국에서 역사상 가장 예쁘게 생긴 4대 미인을 꼽으면

양귀비, 왕소군, 초선, 서시 이 네 사람입니다.

중요한 것은 예쁜 것으로 천하를 호령했지만

이 미인들은 제명을 살지 못하거나 불행하게 살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미인박명(美人薄命)이란 말이 나왔는지도 모르지요.

 

장자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실제 있는 이야기보다 꾸민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은 고사이지요.

서시라는 아름다운 여인의 반대말로 동시라는 사람을 등장시킵니다.

 

동시는 추녀중의 추녀로 못생김의 아이콘이지요.

동시는 서시처럼 되는 것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늘 서시의 몸짓과 자태를 흉내 내곤 했지요.

 

어느 날 서시가 길을 가다다 잡자기 가슴통증을 느껴

가슴을 움켜쥐고 이마를 찌푸렸는데

동시는 그것마저도 아름답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동시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서시처럼 얼굴을 찌푸리곤 했습니다.

그의 아름다움을 본받기를 원했기 때문이지요.

 

못생긴 얼굴을 찡그리며 다니니 사람들은 그녀를 더욱 멀리하였고

마을 사람들이 집 밖에 나오지 않게 되었으며

결국 향리의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이 효빈(效矉)이라는 말씀은

멋모르고 남의 흉내를 내거나

남의 결점을 장점인 줄 알고 따라함을 의미합니다.

자기 자신의 시비나 선악의 판단 없이

남을 따라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지요.

 

자신의 철학과 소신이 참으로 중요한 것임에도

무작정 자기를 버리고 남을 좇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효빈은 소신 없는 모방에 대한 경고인 셈이지요.

 

자기 주관대로 살아가지 않으면

남의 장단에 맞춰 살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인생입니다.

 

< width="100%" src="http://api.v.daum.net/widget1?nid=51362444" frameborder="no" height="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