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복샘의 편지

목연공식계정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4.8.29
다음은 양구여자고등학교 정운복 선생님이
2014년 8월 29일에 제게 보내준 글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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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북반구에 위치한 우리나라만 해도
지능화된 아파트에, 혁신적인 스마트 기기의 보급
각종 문명의 이기로 보다 풍요롭고 여유로운 생활을 합니다.
같은 시각 아프리카 어느 종족은
오늘도 활과 창 등 변변치 못한 도구를 들고 수렵에 나섭니다.
같은 지구상에 거주하면서도 이렇게 삶의 방식이 다른 것은
문명을 만들어낸 조상을 가질 수 있었느냐의 차이이지
개별 능력이나 지능의 차이는 아닙니다.
우리는 수렵과 채집으로 살아가는 원주민들을
미개하거나 지능이 낮다고 치부하고
내가 누리는 문명의 우월성에 빠져 상대방을 업신여기기 쉽습니다.
실제 지능을 검사해보니
그들이 현저하게 낮았다는 결과를 보고한 인류학자도 있지요.
그들의 지능은
그들의 삶의 방식을 통하여 측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미 문명화된 그룹의 척도와 판단으로 그들의 지능을 재는 것은
큰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저들도 같은 교육의 기회와 문명 속에 놓여 있었다면
개개인이 우수한 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은 것인데 말입니다.
이렇듯 우리가 갖고 있는 절대적이라고 믿는 척도라는 것이
그리 훌륭한 것이 못됩니다.
어쩌면 자유롭고 객관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객관화된 지표로 나타냈다고 하는 숫자들이
가로막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부유하고, 잘생기고, 남들이 알아주는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사회에 진출한 친구와
오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스스로 엘리트 의식에 빠져
자기주장에 쉽게 함몰되고
남이 들어올 여지는 남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삶의 멋스러움은
아파트 평수나 대학의 학위에 있지 아니하고
더불어 함께하는 모습 속에 있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문명인의 한 사람으로 자신의 영역에 함몰되어
남을 이해하지 못하는
편벽한 부족민이 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 목연생각
지능을 측정할 때 수렵민족의 기준에 의해
짐승의 이름이나 특성 맞추기,
짐승의 울음소리나 사냥 시기 등을 중심으로 문제를 편성해서
지능을 측정한다면 우리는 대부분 지진아에 속할 것입니다.
학창시절에 평범하게 보았던 친구가
성인이 된 지금은 우수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고,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가족이나 사회에 부담을 줄 만큼 뒤쳐진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어떤 면을 평가의 척도로 삼느냐에 따라
엘리트의 기준도 천차만별로 다양하게 나오겠지요.
어떤 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엘리트면서
다른 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지진아인 경우가 수없이 많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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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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