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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교과서 속의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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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2학기 국어교과서에 실린 황순원 씨의 소나기 관련 자료입니다.


 


 


1-2] 2단원 소나기 / 단원정리와 황순원씨 별세 기사



소나기를 발표할 무렵의 황순원 선생



소년과 소녀의 짧고 순수한 사랑을 작가 특유의 간결하고 함축적인 문장으로 잘 표현한 황순원 선생의 <소나기>는 반세기 가까이 교과서에 실려 있으면서, 우리 나라의 50대 이하의 사람들이 내용을 공유하고 있는 아름다운 단편 소설이다. 이 소설은 영국 인카운터(Encounter)의 영어 비상용국작가 단편콩클에서 입상하여 한국 전쟁 직후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준 작품이기도 하다.

한때의 소나기처럼 짧게 끝나 버린 소년과 소녀의 사랑을 작가는 마치 몇 폭의 가을 풍경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듯이, 독자가 꼭 보아야 할 장면만 꼭꼭 집어서 보여주고 있다.

<소나기>는 <별>, <카인의 후예>, <나무들 비탈에 서다>, <일월>, <움직이는 성> 등 작가의 문제작이나 장편들에 비하면 소품에 가까운 단편이다. 그러나 작가의 선호와는 관계 없이 국민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기도 하다.


소나기 단원정리

갈래 : 단편 소설, 현대 소설, 순수 소설
성격 : 향토적, 서정적
문체 : 간결체
시점 : 3인칭 관찰자 시점 (부분적으로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시간적-늦여름부터 초가을, 공간적-농촌
제재 : 소나기, 소년과 소녀의 마음
주제 :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사랑

특징 : 향토성과 서정성을 바탕으로 하여 소년과 소녀의 아름다운 사랑 표현
간결하고 함축적인 아름다운 문장이 산뜻한 느낌을 줌
인물의 성격과 심리가 주로 행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묘사
시간의 순서에 따른 순행적 구성 방식 (추보식 구성)
소년과 소녀의 관계를 고려한 치밀한 공간 설정이 돋보임
소년과 소녀의 짧고 순수한 사랑을 소나기라는 제제를 통해 상징적으로그림
비록 사랑이라는 말은 없지만, 소년과 소녀의 사랑이 돋보임


황순원 선생 연보

-1915년 3월26일 평남 대동군 재경면 빙장리에서 출생
-1929년 정주 오산중학교 거쳐 평양 숭실중학 전입학
-1930년 <동광>에 시 <나의 꿈> 발표

-1934년 일본 도쿄 와세다 제2고등학원 입학
-1934년 11월 시집 <방가> 발간
-1935년 양정길과 결혼

-1936년 와세다대 영문과 입학
-1936년 5월 시집 <골동품> 발간
-1937년 7월 첫 단편 <거리의 부사> 발표

-1940년 첫 단편집 <황순원 단편집> 발간
-1941~45년 일제의 한글 말살 정책 때문에 단편들을 써 두기만 하고 발표는 보류
-1946년 월남,서울고등학교 국어교사로 부임

-1947년 첫 장편 <별과 같이 살다> 일부 발표
-1948년 단편집 <목넘이 마을의 개> 발간
-1950년 2월 장편 <별과 같이 살다> 발간

-1951년 8월 해방 전 단편집 <기러기> 발간
-1952년 6월 단편집 <곡예사> 발간
-1953년 단편 <학> <소나기> 장편 <카인의 후예> 연재 시작

-1955년 장편 <인간접목> 연재
-1956년 12월 단편집 <학> 발간
-1957년 경희대 조교수 부임, 예술원 회원 피선

-1958년 중단편집 <잃어버린 사람들> 발간
-1960년 장편 <나무들 비탈에 서다> 연재
-1962년 장편 <일월> 연재 시작

-1964년 단편집 <너와 나만의 시간>, 장편 <일월> 발간
-1968년 장편 <움직이는 성> 발표 시작
-1973년 <움직이는 성> 발간

-1976년 3월 단편집 <탈> 발간
-1977년 3월 시 <돌> <늙는다는 것> 등 발표
-1978년 2월 마지막 장편 <신들의 주사위> 연재 시작

-1980년 경희대 교수 정년퇴임, 명예교수로 취임
-1980~85년 `황순원 전집'(전12권) 간행
-1982년 <신들의 주사위> 발간

-1983년 12월 대한민국문학상 본상 수상
-1985년 고희 기념 작품집 <말과 삶과 자유> 간행
-1992년 시 <산책길에서·1> <죽음에 대하여> 등 발표

-2000년 9월 14일 아침 8시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에서 타계, 향년 85세


황순원 선생 별세 때의 신문 기사

실린 신문: 한겨레신문
등록 일자 : 2000/09/14(목)

원로 소설가 황순원(사진)씨가 14일 아침 8시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에서 타계했다. 향년 85세.

평남 대동 출신으로 숭실중학에 재학중이던 1931년 잡지 <동광>에 시 `나의 꿈'을 발표하면서 등단한 고인은 시집 <방가>와 <골동품>을 낸 뒤 소설로 돌아섰다. 37년 <창작>에 단편 <거리의 부사>를 발표한 그는 잇따라 <목넘이 마을의 개> <독짓는 늙은이> <학> <소나기> 등의 단편과 장편 <별과 같이 살다> <나무들 비탈에 서다> <일월> 등을 냈다.

해방 직후 월남한 고인은 57년부터 경희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김용성 전상국 조세희 조해일 이성부 한수산 정호승 고원정씨 등 많은 문인 제자를 배출했다. 예술원상, 대한민국문학상 본상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양정길씨와 아들 동규(시인·서울대 영문과 교수)·남규(㈜ 나성 대표)·진규(재미)씨와 딸 선혜(재미)씨가 있다. 장례는 고인의 한국 문학에 끼친 영향과 공헌을 고려해 문인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며, 정부는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할 방침이다. 빈소 서울대병원 영안실. 발인 18일 아침 8시30분.

(02)760-2011. 최재봉 기자bong@hani.co.kr


실린 신문: 동아일보
등록 일자 : 2000/09/14(목)

[故황순원 발자취]詩(시)처럼…鶴(학)처럼…고고했던 한평생

"연초에 제자들이 세배를 가려했는데 유독 오지 말라시며 대신 밖에서 저녁을 사셨지. 지금 생각하니 무슨 예감이 드신 모양이에요” 소설가 황순원(黃順元)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에는 15일 작가 조해일(趙海一) 이문구(李文求) 김원일(金源一)등 제자와 문단후배들이 모여 평생을 고고하게 살다간 고인을 기리며 추억에 젖었다.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3일 밤, 노작가는 “미열기가 있다”면서 해열제 한 알을 복용하고 자리에 누웠다.

14일 아침, 부인이 아침상을 들고 방문을 열었을 때 노작가는 평온하게 누워 있었다. 작품에서나 생활에서나 절제로 일관했던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오산중 재학시절 남강 이승훈(南岡 李昇薰)의 단아한 풍채와 인품에 매료돼 "남자가 늙어서도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라고 탄복했던 그였다.

단편 ‘소나기’로 대표되는 정련된 문체처럼 황순원은 결벽에 가까운 생활태도를 실천했다. 시와 소설 외의 글은 한번도 쓰지 않았으며 제자들의 작품에 서문이나 발문을 쓰는 것조차 거부했다.

작품 이외의 일로 언론에 알려지는 일도 피해 왔다. 95년 ‘사진을 찍지 않는다’ 등의 조건을 걸고 모처럼 ‘작가세계’와 인터뷰할 정도였다.

경희대 재직 시절 대학측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제의했으나 "소설가로 충분하다”며 거절했다.

술을 좋아했으나 한번도 술로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그는 73년 타계한 번역문학가 원응서에게 ‘마지막 잔’을 바친 것으로도 유명하다. 절친하던 원씨가 세상을 뜨자 그는 어느 술자리에서건 마지막 잔은 “응서, 자네 것이네”라고 산사람 대하듯 하며 빈 그릇에 쏟아 붓곤 했다.

그의 결벽적인 태도는 작품에 대해 유별났다. 토씨 하나도 바꾸어 쓸 수 없을 정도로 치밀했던 그의 문체는 플로베르의 ‘일사일어론(一事一語論)’에 비유되곤 했다.

이미 발표된 시집에 수록된 시의 절반을 ‘폐기’한 뒤 “없앤 작품은 절대 훗날에도 거론하지 말라”고 당부했으며 노령에도 초교에서 재교까지 직접 체크했다.

고 김동리(金東里)는 "소나기 속에서도 비를 맞지 않고 가는 사람”이라고 농을 했으나 본인은 이런 평가를 달가워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수많은 제자를 키워냈으나 결코 인정에 끌리지 않았다. 일간지 신춘문예 소설부문 심사를 맡아오면서도 제자의 작품이 최종심에 오르면 다른 심사위원에게 최종 결정을 맡겼다.

문하에서는 소설가 전상국 조세희 조해일 김용성 한수산 고원정 박덕규 김형경, 시인 박리도 이성부 정호승, 방송작가 신봉승 김정수, 수필가 서정범 등이 배출됐다. ‘제자 군단’은 80년대부터 스승을 모시고 ‘보신탕 모임’을 정기적으로 가져왔다. 이호철 서기원 최인호 김지원 김채원씨 등은 그의 추천을 거쳐 데뷔했다. 작가 전상국(全商國)은 “지난 연말 제자들이 세배를 가려 했는데 스승이 오지 말라시며 대신 불러 저녁을 사셨다”고 말했다.

그의 그늘 아래서 자라난 우뚝한 문인 중에 장남 동규씨(시인·서울대 교수)도 빼놓을 수 없다. 58년 현대문학지를 통해 데뷔한 그는 왕성한 시작활동을 하고 있다. 동규씨는 “조용히 가셨으니 다행”이라는 주변의 위로에도 “그만 임종을 못했다”며 애통해 했다.

문학평론가 김병익(金炳翼)은 “황순원은 1930년대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단아하고 정갈한 문체로 인간의 심오한 내면을 드러냈으며, 이를 통해 소설 작법의 가장 중요한 본보기를 보여주었다”고 추모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실린 신문: 조선일보
등록 일자 : 2000/09/14(목)

[황순원옹 14일 별세]'학'처럼 살다 가다

"삶과 작품 일치시킨 큰 문인"의 문학인생
“백구야 훨훨 날지를 말아라~.”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돋우던 스승 황순원(85)옹의 노랫가락 ‘피앙 뎡거장’(평양 정거장)을 제자들은 더 이상 들을 수가 없다. 단편소설 ‘소나기’(1953)로 반세기 동안 독자들의 가슴을 적셨고 평생 고결한 지조로 일관했던 ‘문단의 큰별’은 14일 고요히 잠을 자듯 타계했다. 서울 사당동 자택에서 전날밤 평소와 다름없이 잠자리에 들었으나 그것이 곧 영면의 길이었다.

제자인 소설가 조해일씨는 “인간적으로나 문학세계에서나 선생님에게 가장 두드러진 점은 염결성”이라고 추모했다. 시인 정호승씨도 “세속에 물들지 않으면서 작품과 삶을 일치시킨 높은 품격과 기개로 작가정신을 내보인 분”이라고 그를 기렸다.

조씨는 황옹이 작년 말 제자들을 초청, 저녁을 내면서 “밀레니엄 버그 때문에 어떻게 될지도 모르니 이젠 세배를 오지 말라”고 했다면서, “제자들을 놓아 주려는 당신의 마지막 배려였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장남 황동규(62) 시인이 어렸을 때 “왜 우리집은 일본어를 가르쳐 주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내가 자식을 잘못 가르쳤다”며 통곡, 자식의 가슴에 국어사랑의 정신을 심었다는 황옹이었다.

소설가 고원정씨는 80년대 모 신문 신춘문예의 마지막 심사에 올랐으나, 심사위원이었던 황옹이 “내 제자니까 떨어뜨린다”며 그를 탈락시킨 일도 있다. 그는 “작가는 작품으로 말할 뿐”이라며 잡문이나 사회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했고, 70~80년대에는 “관직 제안을 받는 것 자체가 처신을 잘못하는 것”이라고 제자들을 훈계할 만큼 깨끗하고 꼿꼿한 자세로 일관했다.

1931년 시로 등단한 황옹은 그후 1982년 장편소설 ‘신들의 주사위’를 남길 때까지 거의 50여년 동안 주옥 같은 명편들로 한국 문학사에 지워지지 않을 족적을 남겼다. ‘별’(1941) ‘독짓는 늙은이’(1950) 등은 물론, 그의 대표작 ‘소나기’는 우리나라 단편소설의 백미로서 교과서에도 실려 독자들의 끊임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황옹은 1915년 평남 대동에서 출생, 일본 와세다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해방 직후 서울고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1957년부터 경희대에서 오랫동안 후학을 가르쳤다. 그는 최근까지도 서울 사당동에 있는 ‘풍미집’에서 제자들과 어울려 음식과 술을 즐길 정도로 건강했고, 지난 7월 초에는 서울 양재동으로 야유회를 다녀오기도 했다.

유족에는 부인 양정길(85) 여사와 시인이며 서울대 영문과 교수인 장남 황동규(62), 차남 남규(남규·60), 장녀 선혜(57), 삼남 진규(54)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영안실. 발인은 18일 오전 8시. (02)760-2011, 2012

( 김광일기자 kikim@chosun.com)


김종회/문학평론가·경희대 국문과 교수의 글


한국문학의 순수성을 지킨 큰나무, 황순원
(한겨레신문 2000년 9월 15일자)



해방 50여년을 넘긴 우리 문단에는 많은 작가들이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하고 있지만, 평생을 소설과 함께 해왔고 그 결과로 노년에 이른 원숙한 세계관을 작품으로 형상화한 작가는 그리 많지 않다. 황순원이 우리에게 소중한 작가인 것은, 오염과 격변의 시대적 난류 속에서 흔들림 없이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순수성과 완결성의 문학을 가꾸어 왔기 때문이다.

우리 문학사에 기록된 그의 문학적 집적은 시 104편, 단편 104편, 중편 1편, 장편 7편에 이른다. 장편소설로 만조를 이룬 황순원의 문학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시에서 출발하여 단편소설의 세계를 거쳐 온 확대 변화의 과정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작법의 변화는 한 단면으로 전체를 제시하는 제유법적 기교로부터 전면적인 작품의 의미망을 통하여 삶의 진실을 부각시키는 총체적 안목에 도달하는 과정을 드러낸다. 우리가 일찍이 <소나기>나 <학>에서 만난 순정한 서정성의 세계와 <움직이는 성>이나 <신들의 주사위>에서 만난 다면성의 서사세계 사이의 상거는 곧 그와 같은 과정의 구체적인 모습에 해당된다.

모든 문학하는 청·장년의 연령층들이 다 그러하겠지만, 필자가 `황순원'이란 이름 석 자와 마주선 것은 중학교 때의 교과서에 실린 <소나기>의 지은이로서였다. 어린 소견에도 어쩌면 그렇게 아름답고 정갈한 이야기가 있을 수 있는지, 그 작가는 도대체 얼마나 아득한 먼 거리에 있는 창대한 사람인지, 그러한 분과 접촉할 수 있다면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 수 없겠다는 상념이 분분했었다.

나중에 그분의 제자이자 황순원 문학 연구자로서 알고 보니 <소나기>나 <학>은 그저 주어진 문학적 성과가 아니었으며, 단편소설에서 장편소설로 넘어가는 대목에 이르러 황순원의 원숙한 창작기량이 당대 문학은 물론 작가 자신의 작품세계에 있어서도 그 천정 한 부분을 때리고 있었던 것이다.

강의실에서의 황순원 선생은 빛나는 지성과 날카로운 논리로 문학을 가르치는 교술자가 아니었다. 늘상 언어를 다루고 언어와 더불어 일상생활을 함께 하는 작가이면서도 그 말씀은 태깔이 현란하지 않았고 여울목의 물살처럼 빠르지도 않았다. 언제나 앞뒤 순서를 보아가며 차근차근 말의 걸음을 옮겨 놓았고, 늘 어조가 부드러웠으나 어떤 평가 또는 판단을 내려야 할 때는 단호한 결의가 겉으로 배어나오곤 했다.

그분이 스승으로서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제자들의 문학하는 분위기가 한껏 고조될 수 있었으니, 한국문단에 응당한 이름을 얻은 제자 작가군을 그 증빙으로 내세울 수 있겠다. 전상국 김용성 조해일 조세희 정호승 이유범 고원정 박덕규 김형경 이혜경 서하진 등의 작가들 가운데 이 정통적 논의에 반대의사를 가진 이는 아마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선생은 소설 이외의 잡문을 쓰지 않기로 유명하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는 신념에서이다. 그 신념으로 황순원 문학은 1992년 9월 일흔여덟의 노경에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시상으로 <산책길에서·1> 등 여덟 편의 시를 발표하는 데까지 달려갔다.

황순원의 문학은 인간의 정신적 아름다움과 순수성, 인간의 고귀함과 존엄성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출발했고 이를 흔들림 없이 끝까지 지켰다. 그가 일제 하에서 읽혀지지도, 출간되지도 않는 작품을 은밀하게 쓰면서 모국어를 지킨 일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그의 작품이 배경으로 되어 있는 상황의 가열함 속에서도 진실된 인간성의 회복을 위한 암중모색을 잊지 않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며, 문학사에서 그를 낭만적 휴머니스트로 기록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하나의 완결된 자기 세계를 풍성하고 밀도있게 제작함으로써 깊은 감동을 남기고 있는 황순원의 작품들은, 한국문학사에 의미있고 돌올한 한 봉우리를 형성하고 있다. 그것은 또한 현대사의 다기한 부침을 겪어오는 가운데서도 뿌리 깊은 나무처럼 우뚝 서 있는 이 작가에게 우리가 보내는 신뢰의 다른 이름이요 형상이기도 하다. 오늘 이 자리를 빌려 통절한 마음으로 옷깃을 여미며 삼가 선생의 명복을 빈다.


황순원 선생 별세 때 교사와 학생의 조문글
(필자의 홈페이지에서 발췌)


황순원 선생님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저는
중학 시절에 <소나기>에서 만났던 소년과 소녀를
아이들 속에서 만나며 순수를 배우곤 했습니다.

수업 시간에 <소나기>를 펼칠 때면
선생님이 계심으로써 포근함을 느낄 수 있었지요.

아마 하늘나라에 먼전 간 소녀가 선생님을 반겨주실 것입니다.

소년과 소녀가 살던 그 아름다운 세계로
안녕히, 안녕히 가시옵소서.

2000. 9. 15
연영흠 올림


------------------------------------



꿈많던 소년 시절에 순수의 꿈을 심어주셨던 황순원 선생님이셨습니다.
그 아름다운 꿈을 하늘 나라에서 구비구비 펴시옵소서
청경 산하에서 석별의 아쉬움을 전합니다.

2000. 9. 16
상명 드림



------------------------------------



황순원 선생님
아직 선생님의 이름은
저희에겐 낯설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저희들의 마음과 눈으로 세상을 보며 쓰셨던
아름다운 작품 <소나기>를 떠올리며
선생님을 그리고 있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요.
티 없이 맑고 순수한 하늘나라에서
선생님의 세계를 또한번 아름답게 펼치시기 바랍니다.

저희도
이것만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국어 선생님과 <소나기>를 배우던 때 우리의 가슴을 와 닿았던
순수하고 맑은 그 세계
선생님이 열고 보여주셨던 그 마음을요---.

2000. 9. 15

2학년 1반 국어부장
이하나 올림


------------------------------------



황순원 선생님에 대해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 만은 분명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아직 열다섯밖에 안된 우리 세대에게는
아름다운 꿈을 심어주셨고,
이미 어른이 되신 부모님 세대들께는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을
벌써 몇 십년에 걸쳐 소리없이 심어주셨다는 것.

비록 세상을 떠나셨지만
선생님이 남겨주신 주옥같은 작품들은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우리가 어른이 될 때까지도
잔잔한 교훈으로 영원히 남게 될 것입니다.

부디 마지막 가시는 길 편안히 가시고
제가 쓴 이 보잘 것 없는 글이 선생님 가시는길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선생님!
안녕히 가세요

2000. 9. 15
bebop 올림


------------------------------------




이제 이곳에서
저희와 같은 하늘아래
계시지는 않지만...

저희들이 바라보는
하늘 위에서 저희들을 지켜보실
황순원 선생님

선생님의 작품 <소나기>는
티 없이 맑고 순수하기만한
작은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저희들은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그 사랑을 정말 소중히 간직할 것입니다.

황순원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지금
이 세상에 계시지는 않지만
지금 선생님이 계시는 그곳에서도
저희들을 생각하시며
좋은 글을 많이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존경합니다"
그 말씀을
선생님께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 안녕히 가십시요

2000. 9. 15

황순원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2학년 3반 국어부장 손진



만년의 황순원 선생



* 자료 출처 : 제가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정리했던 자료들입니다. 저의 생각과 참고서, 황순원 선생 별세 때 신문 기사, 당시 동료 교사와 학생들이 제 홈페이지에 올린 조문글 등을 정리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당시에는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없던 시기이므로, 자료 출처를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사진의 출처 등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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