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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사랑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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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코일기 1
글쓴이
작가1 저
북로그컴퍼니
평균
별점8.7 (12)
목연

 

 

이 책은 안흥도서관에서 만나게 된 책이다. 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그림체가 단순해서 읽기가 편안할 듯했고, 둘째는 모두 2권이니 시간적인 부담이 적을 듯해서이다. 얼마 전에 이두호 화백의 20권짜리 임꺽정을 읽으면서 고단함을 느꼈으므로 이제는 좀 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 인연으로 만나게 된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책장을 펼치고 몇 장을 읽는 순간 당혹스러웠다. 제목인 탈코일기의 뜻도 모르는 상태였다. 딸기코가 연상되어서 우스꽝스러운 내용이 아닌가 싶었고, 저자의 이름이 작가1’인 것도 재미있을 듯했다. 그러나 제목인 탈코탈코르셋의 준말이라고 한다. 탈코르셋이란 보정 속옷을 뜻하는 코르셋을 벗어난다는 의미로, 남의 시선을 의식해 억지로 꾸미지 않을 것을 주장하는 사회적 운동이다. 코르셋이란 체형을 날씬하게 만들기 위한 옷으로 가슴에서 히프 위까지를 꼭 조이게 하는 옷인데……, 이 옷을 입으면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한다. 여성들은 예쁘게 보이기 위해 이 옷을 입는데, 왜 예쁘게 보여야 하느냐, 이제는 이 옷을 거부한다는 것이 탈코라고 한다. 단순히 코르셋만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을 아름답게 하는 모든 도구(화장이나 신체를 강조하는 옷까지)를 거부한다는 것인데……. '탈코'라는 말이 있다는 것도 처음 들었으니 만화를 보면서 별것을 다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페미니즘, 즉 여성과 남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핵심으로 하는 여러 형태의 사회적·정치적 운동과 관계있는 내용이다.

 

만화의 성격을 알게 되는 순간 부담감에 짓눌렸다. 예전에 페미니즘 관련 책(읽고 싶어서 읽은 책도 아니다. 지인에게 선물을 하려고 제목을 물으니 그 책을 원했고, 선물을 하기 전에 읽었으며, 읽었으니 리뷰를 썼을 뿐이다.)을 읽고 쓴 리뷰에 수십 개의 댓글(주로 항의성)이 달려서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떠오른 것이다. 나는 페미니즘에 대해서 특별히 선호하거나 거부하지 않는다. 관심이 없다고 할까? 자칫하다 또 그런 논란에 휩쓸리는 것이 아닌가 싶었으나……, 아무튼 나와 만난 것도 인연이니 책장을 넘겼다.

 

둘째, 여성들의 어려움이 새삼스럽게 이해가 되었다. 이 책의 중심인물은 김뱀희, 백로아, 도수리이다. 김뱀희와 도수리는 머리도 짧게 깎고 화장도 하지 않는 등 탈코를 실천하고 있다. 백로아는 뚱뚱한 몸매가 싫어서 30kg를 감량하면서 드디어 아름다운 몸매를 성취했다. 그녀는 아름다움은 여성 권력의 원천이니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의 어려움을 새삼스럽게 이해가 되었다는 의미는……, 나는 20대 초반에는 여성들이 부러웠던 적이 있다. 남성들은 매일같이 면도를 해야 하는데, 여성들은 안 해도 되니 얼마나 편할까 싶어서였다. 그러나 여성들이 화장을 하거나 몸매를 가꾸기 위해 투쟁을 하다시피 노력하는 것은 면도를 하는 따위는 비교도 안 되는 고통의 과정이다. 아내와 딸을 통해서 여성들의 삶을 어느 정도 이해한 뒤에는 남성으로 태어난 것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완전히는 모르겠지만, 탈코를 실천하기 위해 사회의 편견과 가족과 친구들의 시선 등에도 짓눌리며 사투를 거듭하는 뱀희와 수리의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녀들의 결단을 성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셋째, 1권을 덮으면서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마지막 장면은 서로 탈코임을 확인한 뱀희와 수리가 동지애를 느끼면서 서로 힘을 얻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물론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2권에서는 어떤 여정이 이어질지 모르겠다. 탈코에 대한 나의 관점은 무엇일까?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나도 예쁜 여성들을 만나면 아름다움에 눈이 끌리기는 한다. 그러나 나는 예쁜 여성을 무조건 좋아하지는 않는다. 아름다움과 관계없이 올바르고 착한 여성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와 스치는 여성의 미추에는 관심이 없다. 그녀들의 미모가 나와는 상관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탈코나 페미니즘에 대해서 그런 생각도 가능하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믿지만,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강 건너 불이라고 할까? 2권을 읽어야 할지, 여기서 중단할지 고민 중이다. 2권까지 완독한다면 내 생각이 어떻게 바뀔까 궁금하면서도, 그런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기도 하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잘 모르겠다. 남녀에 관계없이 이 책의 내용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하는 이는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아무튼 여성들의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책인 것은 분명한 듯하다. 여성들은 중학생 이상이라면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삶이 궁금한 남성들에게는 흥미 있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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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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