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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아홉살 인생 (When I Turned Nine (Ahobsal Insaeng )) - 영어자막
글쓴이
윤인호/김석,이세영
씨디플러스
평균
별점10 (2)
목연



책과 만화와 영화에 나타난 『아홉살 인생』



 



나로서는 드물게 소설, 만화, 영화로 본 작품이다. 또한 각 장르 모두 만족한 작품이기도 하다. 소설에서 감동적으로 읽었다고 하더라도 만화나 영화에서는 느낌이 줄어든 작품도 있고, 반대로 만화나 영화는 매력적이지만 원작인 소설에서는 재미가 반감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 작품은 위기철의 원작은 물론 이희재 화백이 그린 만화와 윤인호 감독의 영화 모두 좋았다. 그런 인연으로 만난 영화를 보면서 느낀 생각을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극장에서 관람을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 영화는 2004년에 개봉한 작품이다. 그 무렵 극장이 없던 인제에서 근무하던 나는 이 영화를 보지 못했다. 다만 몇 년 뒤에 비디오로 출시한 작품을 보았을 뿐이다. 나는 감동적으로 보았으므로 학생들과 함께 교실에서 보기도 했으나, 학생들의 호응은 그리 좋지 않았던 듯하다. 아마도 이 작품은 우리 세대에 더 어울리는 작품인가 보다. 오늘 아침에 인터넷에서 영화를 보고 옛 추억을 떠올리며 리뷰를 쓰게 되었다.



 



둘째, 원작과 다른 새로운 작품을 보는 듯하다. 소설과 만화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이희재 화백은 특유의 개성을 포함시키기는 했지만, 소설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영화는 소설과 다른 차원이었다. 물론 주요 등장인물인 여민과 우림을 비롯하여 그들의 친구와 담임교사, 검은제비, 골방 철학자, 김윤희, 풍뎅이 영감 등이 모두 등장한다. 다만 소설과 영화에서는 아홉 살 무렵의 아이들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표현했는데 비해, 영화에서는 좀 더 조숙하게 전개하고 있다. 여민과 우림은 중고생 정도의 애정 표현을 하고 있다. 우림의 가족사는 원작에 없는 부분으로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한다.



 



소설에서는 주인공인 여민과 우림의 연정이 여러 이야기 중에 하나지만, 영화 속에서는 그것이 중심 사건인 듯이 전개된다. 관객의 관심을 끌려는 의도겠지만, 성공했다고 본다. 나도 흥미진진하게 보았으니까.



 





『아홉살 인생』의 영화 속의 장면들



 



셋째, 개인적으로 애잔한 향수를 느꼈다. 콩나물 교실과 시골 학교, 교실 청소를 하는 장면, 토끼 당번, 병정놀이 등은 나의 어린 시절을 그대로 재현한 듯하다. 약간 과장된 듯한 면도 있지만, 그것은 세월이 지난 어른의 시각에서의 느낌일 것이다. 아마도 그 무렵 우리는 이 작품에서 묘사한 것 같이 갈등 속에서 삶의 고통을 느끼면서 살아갔을 것이다.



 



넷째, 교사로서 낯 뜨거움을 느꼈다. 담임교사는 전형적인 폭력 교사였다. 지금은 교단에서 이런 장면을 상상할 수 없지만 초등학교는 물론이고 고교 시절까지, 영화 속의 장면과 다름없는 교사들을 자주 보았다.



 



고교 시절에는 별명이 어퍼라는 교사가 있었다. 학생들 사이에서 정신이 오락가락한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특이한 분이었는데……. 그는 인자한 표정에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가끔씩 폭력기가 발동을 하면 그야말로 광기가 서린다.



 



지적받은 학생의 귀를 잡고 흔들다가 바닥에 팽개친 뒤에 엎드려뻗쳐를 시키는데, 그때 하는 말이 '엎어'라서 별명이 '어퍼'가 된 것이다. 그에게 귀를 잡혔던 학생은 대부분 귀가 찢어져서 피를 흘리곤 했다. 엎드려뻗치게 한 뒤에는 발로 엉덩이를 짓밟는데 그야말로 귀기가 서렸다. 그때부터 교실은 공포 분위기에 휩싸인다. 어퍼 선생의 수업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웃음을 참는 것이었다. 그는 이런저런 말로 학생들을 웃게 한 뒤에 누군가 웃으면 그것을 트집 삼아 그런 광기를 부리는 것이다.



 



문제는 그가 최고의 폭력 교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의 소문을 들은 학생들은 긴장을 하게 마련이고, 어느 교실이건 그야말로 엄숙한 분위기를 유지하니 그런 폭력은 한 학기에 한두 번 나올 정도이다.



 



시도 때도 없이 폭력을 휘두르고 두 손을 들고 무릎을 꿇게 한 것도 부족해서 입에 자기의 신발을 물고 있게 한 영화 속의 장면……. 가만히 생각하니 나의 학창 시절에도 비슷한 장면을 본 듯하다.



 



그런 교사가 존재할 수 있었던 대한민국,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던 사회 분위기, 그런 폭력에 저항하지 않았던 우리들의 모습이 부끄럽고 새삼스럽게 분노가 치솟았다.



 



다섯째, 아역 배우들의 연기도 실감 난다는 생각을 했다. 어른들이야 전업 배우니 연기를 잘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실제로 초등학생이거나 많아야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역 배우들의 연기가 어떻게 하나같이 자연스러울까? 여민, 우림, 금복, 기종이 모두 배역에 맞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이 작품을 누구에게 권할까? 제목이 '아홉 살 인생'이고, 그들이 주인공이지만,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에게 더 흥미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의 부제가 '어른들을 위한 아이들의 동화'인데, 이 작품도 ''어른들을 위한 아이들의 영화'인 듯하다. 특히 가난했던 시절을 체험했던 60대 이상의 연배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이 되리라고 본다.



 



이 영화는 20여 년 전에 개봉한 영화이니 극장에서 볼 수는 없겠지만, DVD를 통해서 만날 수 있으며, 인터넷에서 검색해도 볼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일단 소설 원작을 읽고, 다음에 만화를 본 뒤에, 영화를 본다면 더 효과적으로 감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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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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