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비어있는 공간. 하얀 벽지로 감싸인 방 한편에 원목 스툴 하나가 놓여

있을 뿐이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소명은 그 점에 매혹되었다는

글로 시작되는 단편입니다.

원룸에서 생활하며 작은 건축사무소의 잡무담당으로 일하고 있는 소명씨.

사무실의 동료들조차도 저기요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존재감 없는 자신을 채우고자

이것저것 바쁘게 살았던 소명이 번아웃되고 미니멀리즘에 빠져들게 된 것은

어쩌면 필연일 수도 있겠습니다.

뭔가 허전한 교우관계와 남자 관계는 현대인의 공허한 삶을 잘 그려준다고

할까요? 반복되는 푸른 색의 삽화가 조금 차가우면서도 칙칙한 느낌을 줘

글과 잘 어울리네요. 짦지만 무척이나 칙칙하고 어둡고 재미없는 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