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클러버

peach
- 작성일
- 2023.1.26
설득
- 글쓴이
- 제인 오스틴 저
문학동네
정말 간만에 고전이었는데 내가 최근에 가볍고 재밌는 책만 읽어서인지, 번역투에 적응을 못해서인지 너무나 중간까지 가기가 힘들었던 책이었다. 아마 북클러버가 아니었다면 완주하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번역투를 제외하고도 찰스, 엘리엇 등 동일 이름이 너무 많이 나와서 헷갈리며 글에 더 집중이 안되기도 했다. 가계도도 그리고 이름도 써가면서 읽었는데도 불구하고 헷갈려서 언젠가 다시 읽어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지역에 대한 세밀한 묘사도 잘 되어 있어 독자로 하여금 마치 실제로 그곳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 부분이 좋았다.
전쟁과 맞물리며 귀족들이 서서히 몰락하고 부를 이룬 사람이나 군인과 같은 젠트리 계급이 부상하는 시대상을 잘 반영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대상에서 귀족들은 여전히 허울뿐인 작위와 명예에 집착하며 여성은 그저 가문에 이익을 주거나 후계를 이을 다리로 쓰이는 부분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데 이를 통해 귀족에 대한 비판도 잘 느낄 수 있던 소설이다.
소설 속엔 다양한 유형의 여성이 나온다. 대다수 당대 결혼으로서만 지위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메리, 결혼했어도 남편을 잃고 나면 대리인 없이는 아무 권한도 가질 수 없는 여성 등이었다. 예외적으로 남성이 해군이었던 크로프트 부부와 같이 서로를 삶의 동반자로서 여성, 남성이 해야하는 일에 규제받지 않고 살아가는 여성이 나온다. 이를 통해 누군가의 아내로서 집안에서만 역할이 국한된 것에 대한 비판을 보여주며 젠트리 계급을 중심으로 기존의 수동적인 여성관에 대한 비판과 함께 조금씩 다른 길이 열리는 것을 슬쩍 보여주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또, 앤의 낭만과 사랑을 택한 선택을 통해 그저 허영 가득한 귀족 명예를 지키기 위한 역할에서 벗어났다는 것에 속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프레더릭의 상승한 지위와 돈을 보고 간신히 마땅한 태도를 보여준 엘리자베스와 찰스 경을 통해 끝내 허울뿐인 명예를 중요시하는 귀족에 대한 비판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레이디 러셀과 엘리자베스가 굉장히 얄밉게 느껴졌는데 이 사람들은 기존 여성관에 대해 순종적인 사람들로 어린 앤을 가스라이팅(?)해서 가장 생기 넘칠 때 벗어날 수 있던 수동적 위치를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앤이 프레더릭을 결국 거절했을 땐 우유부단한 것에 답답함을 느꼈다. 하지만 당시 10대였던 점과 어른이라고 느낄 수 있던 사람들이 고루한 여성관에 갇혀 조언을 하고 비난을 했던 점이 결국 그 여성을 흔들리게 했다는 생각이 들어 없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결국 잘 끝난 점은 좋았으나 만약 프레더릭이 기존과 비슷한 상황으로 돌아왔다면 앤도 돌아보긴 했을까, 혹은 가족들의 반대에도 앤이 또 같은 선택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지막엔 결국 사랑을 택하긴 했지만 엘리엇이란 사람과 끝까지 저울질한 점이 이런 생각을 가지게 한 것 같다.)
나는 그냥 프레더릭이 결국 앤을 잡은게 앤에 대한 사랑과 추억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뒤에 쓰인 해설에 앤이 루이자가 다쳤을 때 주도적으로 움직인 후부터 태도가 바뀌었다는 해설도 참 인상적이었다. '설득'에선 앤과 프레더릭의 과거 인연을 고작 몇 줄로 서술해놨었는데 해설을 읽고나니 그 당시에 책이랑 같은 취미 말고도 앤이 주도적인 면모를 보였던 점에 프레더릭이 반한 적은 없는지도 궁금해지기도 했다.
해설은 수동적이고 결혼을 해야만 존재할 수 있던 여성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초독을 한 나는 이리저리 흔들리던 앤이 결국 프레더릭과 극적으로 만났구나 하는 점이 더 기억에 남았다. 재독하면 더 세세히 보면서 제인 오스틴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느낄 수 있을까?
지역에 대한 세밀한 묘사도 잘 되어 있어 독자로 하여금 마치 실제로 그곳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 부분이 좋았다.
전쟁과 맞물리며 귀족들이 서서히 몰락하고 부를 이룬 사람이나 군인과 같은 젠트리 계급이 부상하는 시대상을 잘 반영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대상에서 귀족들은 여전히 허울뿐인 작위와 명예에 집착하며 여성은 그저 가문에 이익을 주거나 후계를 이을 다리로 쓰이는 부분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데 이를 통해 귀족에 대한 비판도 잘 느낄 수 있던 소설이다.
소설 속엔 다양한 유형의 여성이 나온다. 대다수 당대 결혼으로서만 지위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메리, 결혼했어도 남편을 잃고 나면 대리인 없이는 아무 권한도 가질 수 없는 여성 등이었다. 예외적으로 남성이 해군이었던 크로프트 부부와 같이 서로를 삶의 동반자로서 여성, 남성이 해야하는 일에 규제받지 않고 살아가는 여성이 나온다. 이를 통해 누군가의 아내로서 집안에서만 역할이 국한된 것에 대한 비판을 보여주며 젠트리 계급을 중심으로 기존의 수동적인 여성관에 대한 비판과 함께 조금씩 다른 길이 열리는 것을 슬쩍 보여주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또, 앤의 낭만과 사랑을 택한 선택을 통해 그저 허영 가득한 귀족 명예를 지키기 위한 역할에서 벗어났다는 것에 속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프레더릭의 상승한 지위와 돈을 보고 간신히 마땅한 태도를 보여준 엘리자베스와 찰스 경을 통해 끝내 허울뿐인 명예를 중요시하는 귀족에 대한 비판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레이디 러셀과 엘리자베스가 굉장히 얄밉게 느껴졌는데 이 사람들은 기존 여성관에 대해 순종적인 사람들로 어린 앤을 가스라이팅(?)해서 가장 생기 넘칠 때 벗어날 수 있던 수동적 위치를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앤이 프레더릭을 결국 거절했을 땐 우유부단한 것에 답답함을 느꼈다. 하지만 당시 10대였던 점과 어른이라고 느낄 수 있던 사람들이 고루한 여성관에 갇혀 조언을 하고 비난을 했던 점이 결국 그 여성을 흔들리게 했다는 생각이 들어 없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결국 잘 끝난 점은 좋았으나 만약 프레더릭이 기존과 비슷한 상황으로 돌아왔다면 앤도 돌아보긴 했을까, 혹은 가족들의 반대에도 앤이 또 같은 선택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지막엔 결국 사랑을 택하긴 했지만 엘리엇이란 사람과 끝까지 저울질한 점이 이런 생각을 가지게 한 것 같다.)
나는 그냥 프레더릭이 결국 앤을 잡은게 앤에 대한 사랑과 추억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뒤에 쓰인 해설에 앤이 루이자가 다쳤을 때 주도적으로 움직인 후부터 태도가 바뀌었다는 해설도 참 인상적이었다. '설득'에선 앤과 프레더릭의 과거 인연을 고작 몇 줄로 서술해놨었는데 해설을 읽고나니 그 당시에 책이랑 같은 취미 말고도 앤이 주도적인 면모를 보였던 점에 프레더릭이 반한 적은 없는지도 궁금해지기도 했다.
해설은 수동적이고 결혼을 해야만 존재할 수 있던 여성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초독을 한 나는 이리저리 흔들리던 앤이 결국 프레더릭과 극적으로 만났구나 하는 점이 더 기억에 남았다. 재독하면 더 세세히 보면서 제인 오스틴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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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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