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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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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황금종이 세트
글쓴이
조정래 저
해냄
평균
별점9.6 (64)
가리여울

돈은 사람을 참 많이 변화시킨다. 그러고 보면 이 세상에 돈 만큼 영향력이 큰 물건이 있을까 싶다. 요즘 들어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작은 돈도 무척 아쉽게 느껴진다. 이젠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옛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러다 보니 돈이 되는 일과 유혹에 괜한 관심이 생긴다. 돈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하고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 속성을 알고 경계하는 일이 매우 필요한 시기다. 이번에 읽어본 조정래 작가의 『황금종이』는 이 돈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한민국 대표작가이자 거장이라 부르기에 주저함이 없는 조정래 작가이다. 한국사의 굵직한 이야기를 그려낸 20세기 한국 현대사 3부작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은 누구라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작품으로, 1천5백만부 돌파라는 한국 출판사상 초유의 기록을 수립했다고 한다. 올해로 등단 53주년을 맞은 노작가는 이 책을 ‘천년의 질문’ 이후 4년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작가가 지금 이 시기에 돈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냈는지 많은 기대와 궁금증을 가지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작가는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서 일어난 비극을 배경으로 현실의 문제를 반영한 소설을 발표해왔는데, 그 다음 단계로 인간의 본성과 그 존재 이유에 대한 것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탐구하던 중에 결국 돈과 직결되는 문제들, 돈이 갖는 절대적인 권력과 그 본능들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비인간적으로 살고 있으며, 돈에서부터 비롯된 우리 인간사회의 수많은 비극에 대한 이야기를 구상하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 이태하는 인권 변호사이다. 책 속에서 그는 돈에 얽힌 여러가지 사건들을 맡게 되는데, 이 과정을 통해 독자는 돈을 둘러싼 인간들의 추악한 욕망과 비극적인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소설은 단편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되며, 돈 앞에 무너지는 부모자식 관계, 유산 상속을 둘러싼 가족 다툼, 건물주와 세입자 간의 갈등, 도박과 투자에 빠져 집안을 풍비박산 내는 사람들 등 실제 뉴스를 통해 보도되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에피소드들이 소개된다,



 



“부모가 남긴 돈 앞에서 모든 자식들은 다 쌈박질하게 돼 있어. 그게 돈 욕심이 시키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니까. 다만 큰 돈 앞에서는 큰 싸움이 벌어지고, 작은 돈 앞에서는 작은 싸움이 벌어진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지. P72 ‘큰 싸움, 작은 싸움’ 중에서



 



문득, 이 구절을 읽으며 유대인 탈무드에 ‘부자는 자식은 없고 상속자만 있다’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요즘 세상에는 부모의 재산 때문에 형제자매와 등을 지고, 밥그릇 싸움을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돈 앞에서 부끄러움이 사라진지는 이미 오래다. 예전에 실제로 뉴스에도 보도되었던 임대료 갈등문제, 월세를 3배나 올린 건물주를 망치로 폭행한 세입자 사건 또한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이 났다.



 



“어허, 말이 안 되긴! 지금 1,2층을 통째로 7천에 쓰겠다는 사람이 딱 대기하고 있으니까 하는 말 아니오. 더 긴 말 필요 없이 딸 잘라 대답해요. 월세를 그렇게 낼 거요, 아니면 당장 비울 거요?” P94 ‘월세 4배 올려 받기’ 중에서



 





 



책을 읽으면서 돈에 관련된 여러 에피소드들은 많은 것을 생각한다. 돈의 탐욕과 관련된 사람들의 행태와 실제 그 모습들은 어떻게 보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안에 숨어있는 나의 욕망들과 맞닿아 있다. 원칙에 입각한 정의로움과 청렴함을 갖추고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주인공 이태하 변호사, 그리고 그와 함께 민주화 운동을 하고 정치계에 입문하지만, 초심을 잃고 권력에 야합하는 정치권과 운동권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고 귀농한 이태하의 선배이자 정신적 멘토인 한지섭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매우 소중하게 생각되었다.



 



“응, 나도 돈 좋아해. 다만 노예로 지배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거지.”



“노예로 지배당해?”



“응, 생존을 지탱해 나가는데 돈은 소중한 것이지만 너무 욕심부려 그것의 노예는 되지 말자 하고 사는 거지.” P155 ‘이복동생도 동생이냐’ 중에서



 



길어진 밤 만큼, 책을 읽고 생각하기 좋은 겨울이다. 이때는 현실을 넘어선 소설을 읽고 상상하며, 내 안에 묻혀 있는 생각과 감정들을 모두 꺼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이 책 『황금종이』를 읽으며 많은 사람들이 돈에 대한 모든 감성과 욕망을 되짚어 보고, 소설이 주는 재미와 교훈을 함께 얻었으면 좋겠다. 나 또한 “어떻게 하면 돈의 속박에서 벗어나 행복할 수 있나”하는 고민을 한참 해보아야겠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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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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