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카테고리

자하
- 작성일
- 2022.8.29
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
- 글쓴이
- 김도훈 외 4명
푸른숲
비빔냉면을 좋아한다. 한자리서 두 그릇을 뚝딱 해치울 수 있다. 그러나 세 그릇째는 무리다. 생각만 해도 물리는 느낌이 온다. 영화도 좋아한다, 비냉만큼이나. 하루에 영화 두 편 정도는 거뜬하다. 허나 세 편까진 무리다. 생각만 해도 벌써 노곤해진다. 소싯적 동네 동시상연관에서 꽤 탄탄히 다져진 '시네마력'도 유효기간이 있는지 이젠 세 편은 무리다. 게다가 요즘은 영화에 대한 열정과 탐구정신이 거의 소진된 상태다. 특정 영화를 보고 싶어 몸이 달아올랐던 예전 경험이 아주 아련하다. 최근 하루에 두 편씩 내달린 영화로 <탑건: 매버릭>(2022)과 <내 사랑>(2017),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2022)와 <명탐정 코난: 비색의 탄환>(2021)이 있는데, 그나마 내 맘에 가장 와닿았던 건 무료로 본 <내 사랑>이었다.
나는 X세대 영화애호가였다. 한때 일년 365편 영화보기를 감행한 적이 있는 그런 돈키호테 스타일의 시네필이었다. 드라마 '응팔'처럼 '라떼는 말이야…'란 말이 혀끝에서 맴돌게 만드는, 정말 오랜만에 같은 세대에 속하는 영화 마니아들의 영화 관련 입담을 접했다. 이 책 『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푸른숲, 2022)는 김도훈 전 허핑턴포스트 편집장, 김미연 JTBC 방구석1열 PD, 배순탁 음악평론가, 이화정 전 씨네21 취재팀장, 주성철 전 씨네21 편집장까지, 영화를 직접 만들진 않지만 '영화인'이라는 칭호가 그리 어색하지 않은 다섯 분의 '영화로운 수다'를 선보인다.
첫사랑은 누구나 평생 잊지 못하는 법이다. X세대 시네필도 영화와 처음 사랑에 빠지게 된 순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자주 가던 극장과 돈 주고 본 첫 번째 영화에 얽힌 사담, 가장 많이 본 영화와 그 횟수, 좋아하는 영화 장르와 잠 못 이루게 만든 배우, 가장 좋아하는 영화 속 대사, 그리고 국내 영화잡지의 흥망사 같은 반가운 스토리를 펼쳐보인다. 아, 나 역시 "1990년대가 바로 시네필의 전성시대였다"고 믿는다. 백퍼 공감한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