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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5.7.22
하리하라의 음식 과학
- 글쓴이
- 이은희 저
살림출판사
'음식 과학', 왠지 처음 들어본 합성어인데 전혀 낯설지가 않다. 보통 '음식문화'나 '요리 인류학'이란 말은 제법 많이 들어봤지만 '음식과학'은 오랜만에 보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이 말은 과학저술가 이은희의 발상이다. 저자는 『하리하라의 음식 과학』(살림, 2015)에서 우리네 전통 절기에 식탁에 오르는 밥상문화 혹은 음식문화를 보다 과학적인 시각으로 풀이하고, 요즘의 대세인 '요리 레시피'까지 덤으로 소개하고 있다. 가령 설날의 떡국, 정월 대보름의 부럼, 머슴날(음력 2월 초하루)의 콩 요리, 단오의 수리취떡, 유두(음력 유월 보름)의 유두면, 삼복의 삼계탕, 백중(음력 칠월 보름)의 감자전, 한가위 햇과일, 중양절의 국화주, 입동 김치 그리고 동짓날의 팥죽과 타락죽 등이다. 그리고 각 절기 대표음식 속에 깃든 재미난 과학적 원리를 들춰낸다.
명절 음식은 '약식동원'이라는 조상의 음식 지혜가 녹아든 대표적인 계절 밥상이다. 오늘날 현대인의 슈퍼 푸드로 잘 알려진 견과류의 효능은 조상들도 알고 있었다. 한국인이라면 대보름 아침에 부럼을 깨무는 이유가 부스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상식으로 안다. 그리고 부럼으로 잣, 호두, 은행, 땅콩 등의 견과류가 이용되는데 견과류에는 피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비록 우리 조상들은 지방산이나 비타민 같은 개념은 없었지만 오랜 경험에 근거해 이런 의학적 사실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세시풍속 가운데 아쉽게도 잃어버린 명절이 유두절과 중양절이 아닐까 싶다. 중양절은 중국 무협지에서 무림고수들이 모이는 단골 명절이기에 잘 알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유두절'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음력 유월 보름을 유둣날이라 하는데, 첫 수확한 계절과일이나 햇곡식을 조상께 바치고 다가올 가을의 풍년을 기원하는 날이라고 한다. 이 때 먹는 별식이 갓 수확한 밀로 만든 유두면, 상화병, 연병 등이다. 면요리를 무척 좋아하는데, 우리네 조상들은 밀가루를 '가장 좋은 가루'라는 뜻에서 '두면'이라고 했다고 한다. 저자는 밀가루의 주요 성분인 글루텐과 글루텐 알레르기인 셀리아크병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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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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