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사진
또다른나
  1. 2008년에 쓴 리뷰들

이미지

도서명 표기
로미오와 줄리엣
글쓴이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
가지않은길
평균
별점10 (1)
또다른나

 <로미오와 줄리엣>.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비극인데도 <4대 비극>에는 속하지 않는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은 <멕베드>, <오델로>, <햄릿>, <리어왕>이다. 아쉽게도 난 이 작품들을 읽어보지 못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이제서야 읽은 나로서는 당연한(?) 일이지만서도 워낙 유명한 작품들이다보니 대강의 줄거리 정도는 꿰고 있다. 그럼 왜 <읽지도 않은 작품을 읽었다고 착각하는 지>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야기하도록 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에 집중해본다.


 


 로미오의 가문은 <몬태규> 가문, 줄리엣의 가문은 <캐플릿> 가문. 이 작품 속에서는 두 가문이 왜 서로 원수가 되었는지 나와있지 않다. 그저 작가가 이야기의 빠른 진행을 위해 군더더기를 빼버렸다고 이해하자. 여하튼 두 가문의 형편으로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로 만나서는 안 되는 사이였다.


 


 그런데도 둘은 만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사랑을 속삭이고, 결혼을 맹세한다. 그리고 후딱 해치운다. 쩝, 총각 처지로서는 부럽기 그지없는 빠른 진행이다. 설령 좀 더 느리게 진행된다고 해도 이 둘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작가가 그렇게 작정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따질 것이 없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젊은이들의 철없는 애정행각이니 아니니 따질 필요가 없는 부분이란 말이다. 사랑을 한다는데 남녀 불문, 장유유서 불문이다.


 


 문제는 원수 사이의 가문인데도 둘 만의 열정적인 사랑에 눈이 멀어 애비애미도 보지 않은 점이고, 심지어 살인과 자살마저 서슴치 않은 것이다. 왜? 답은 뻔하다. <사랑했으니까>, <사랑에 걸림돌은 없으니까>, <사랑이 원인이라면 모든 결과는 정당방위니까>...이다.


 


 정말 그럴까? 만고불변의 진리는 과연 <사랑>일까?


 


 나는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답변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난 열정적인 사랑을 지지하는 쪽이니까.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모까지 나몰라라 하면 안 된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나 <부모의 맹목적인 사랑>을 <남녀 간 애정>으로 망각해버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불 같은 사랑일지라도...


 


 또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고해서 따라서 목숨을 버리는 일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일로 해서 <순수한 사랑>을 증명했다고 치자. 누가 말했듯이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이라고 해서 <사랑>을 미화하는 것이 정당화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에이~무슨 문학을 이로코롬 진지하게 본답니까. 허구잖아요, 허구."


 


 물론 허구다. 그리고 내 감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쓰여질 당시, 유럽에는 <르네상스>가 유행처럼 번졌다. <르네상스>는 <문예부흥>이라고도 알려져 있지만, 당시 대중들에게 <신 중심>의 사상보다 <인간 중심> 사상이 숭고하다고 알려주는 역할을 하였다. 그렇다면 셰익스피어는 당시 사회적 관습과 질서를 고리타분한 두 가문의 원한 관계로 설정하고, 두 젊은이로 하여금 이를 깨트림으로써 <개인의 가치>, 즉, <인간 본연의 가치성>에 주목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이렇게 본다면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제는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이 책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주제는 <아름다운 사랑>이다. 너무나도 순수해서 죽음으로까지 치닫는 애틋한 서정성을 보여 준다. 그렇지만 시대적 배경을 감안하면 당시의 폐쇄적인 사회적 관습과 구태의연한 질서를 타파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또 다른 점도 보인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회적 희생양으로도 볼 수 있다. 이전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희생을 치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 말이다. 이기심이라고 할까? 인간은 대가없이 바뀌길 거부하는 족속들이다. 설령 바뀐 뒤의 모습이 황홀할 지경이라도 바뀌기 전까진 애써 부정한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이려나. 마치 로렌스 신부의 계획이 틀어져, 결국 두 젊은 연인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처럼...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3.04.26

댓글 0

빈 데이터 이미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또다른나님의 최신글

  1. 작성일
    13시간 전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13시간 전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5.7.5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7.5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5.7.4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7.4
    첨부된 사진
    20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1
    좋아요
    댓글
    149
    작성일
    2025.7.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3
    좋아요
    댓글
    175
    작성일
    2025.7.3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1
    좋아요
    댓글
    127
    작성일
    2025.7.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