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異之我...또 다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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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전통 과학이 생겼대요
글쓴이
우리누리 글/이창우 그림
길벗스쿨
평균
별점9.7 (35)
異之我...또 다른 나

  이 시리즈도 매력적이다. 기본적으로는 초등학생 교과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내용인데, 각 교과별로 중심어를 '키워드'를 삼아 '꼭지'별로 알찬 정보를 담아낸 백과사전 같은 책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토막 상식'으로 배우는 교과별 핵심용어 총정리라고나 할까? 나 어릴적엔 백과사전과도 같은 '전과'가 있었을 뿐인데, 내가 요즘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시리즈다.

 

  그 가운데 이 책은 우리 '전통 과학'을 다룬 책이다. 우리의 전통 과학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고인돌', '석굴암', '첨성대' 등을 소개하고 있고, 유물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지 못할 정도인데, 이 책이 독특한 분류는 '된장', '자염', '누비옷', '죽부인', '굴피집', '석빙고', '젓갈' 등과 같은 <의식주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과학>을 엿본다는 점이다. 이밖에도 <도구와 무기 속에서>, <문화재 속에서>, <하늘과 땅을 연구한> 우리의 전통 과학을 통해 슬기와 과학을 배울 수 있다.

 

  그런데 이토록 우리 조상들의 슬기가 대단한데도 우리는 과학기술이 그렇게 발달한 것 같지 않게 느끼는 걸까? 세계 최초의 로켓인 '신기전'을 발명했던 우리인데도 현재의 대한민국 로켓기술은 초라하게 느껴지니 말이다. 세계 최초가 어디 이뿐인가. 목판인쇄술과 금속인쇄술도 세계 최초이다. 굳이 세계 최초가 아니라도 종이 만드는 기술과 청자를 만드는 기술도 세계 최고다. 더구나 세계 최초의 철갑선인 '거북선'은 어떠한가. 조선소를 짓고 배를 수주하기 위해 영국에 자금을 빌리러 간 한국바이어가 당시에 거북선이 새겨진 '500원 지폐'를 보여주면 영국돈을 챙겼다는 일화는 해양강국이란 자부심을 꿈틀거리게 만든다. 그런 우리의 과학기술이 요즘엔 왜 초라해보이는 걸까?

 

  그건 아마도 '손맛'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뭔소린고 하니. <식객>이란 만화책을 보면, 이런 대목을 엿볼 수 있다. 아들은 음식을 만들 때 '계량'을 하길 바란다. 맛의 비법을 일일이 계량을 하며 레시피에 꼼꼼이 적는다. 그러나 이미 맛의 장인인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손대중'으로 척척 소금 적당히 설탕 적당히 넣으며 맛을 내신다. 이런 부자간의 투닥거림은 끝내 '전통 vs 과학'이라는 대결양상으로 벌어지는 내용이었는데, 결국은 아들은 아버지 고집을 이해하고 아버지는 아들의 노력을 인정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그런데 해피엔딩과는 별개로 '전통과 과학'을 대립적인 관계로 보는 대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전통 과학'이라는 것도 대단하다고 치켜세우면서도 과학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에는 고개를 갸웃하는 것은 아닐런지..

 

  오늘날의 과학은 '특별한 비법'과는 조금 다르다. 현대 과학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몇몇의 과학자들만 알고 있는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누구라도 실험을 해서 검증이 가능한 것이어야 과학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전통 과학은 마치 '맛의 비밀을 간직한 요리비법'처럼 특별한 기술자들만이 간직한 비법이거나 누구라도 원리만 알면 따라할 수 있는 '보편성'이 결여되어 있다보니 오늘날 우리의 감각으로 과학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닐런지 모르겠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러한 미스테리한 우리의 전통 과학을 새롭게 밝혀내고 있다. 나 어릴 적에는 아침 TV방송에서 '오늘의 요리'라고 10분짜리 짤막한 방송을 했더랬다. 프로그램 이름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도시 새댁을 주시청 대상으로 삼은 프로그램이었던 모양이다. 암튼 그 방송에서 '장 담그기'를 보여주었는데 그 방송에서 요리전문가로 나온 분이 장 담그기의 마무리로 '숯'을 띄우는 것을 전근대적이며 불결한 요리방식이라며 타박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 전문가는 아마도 한식을 전공하지 않고 양식을 전공하거나 일본식 된장을 즐겨먹는 분이셨나보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고, 요즘엔 교과서에도 나오는 내용이라 장을 담글 때 '숯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들 아실 것이다. 그런데 80년대의 대학물 꽤나 드셨을 그 분은 몰랐던 모양이다. 암튼 그 방송 이후에 항아리에 곰팡이 피어서 썩어버린 장을 버린 집이 꽤나 많았을 것이다. 그 때문인지 다음 해에는 장을 담글 때 '숯'을 넣으라는 방송이 종종 나왔었다. 물론 그분이 아니라 다른 전문가가 등장해서 말이다.

 

  여튼, 현대의 과학은 그 안에 담긴 비밀까지 속속들이 파헤치는 방식으로 보편성을 갖췄지만, 먼 옛날에는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본 결과 요로케 하는 것이 가장 좋더라는 '경험'에서 비롯되어 '완성'을 해내는 과학이었을 것이다. 특히 우리 조상들은 그런 체험적인 과학적 슬기로움이 대단하셨던 분들이고 말이다. 구리에 주석을 넣은 합금에서는 주석이 20%가 넘어가면 왕왕 깨쳐버려서 비율을 넘기지 않는 것이 대부분인데도 우리 조상들은 그 와중에 구리와 주석의 비율을 78 : 22라는 황금비율을 찾아내어 안성맞춤이란 '유기'를 만들어 내었다. <생활의 달인>이란 프로그램도 즐겨보는데, 그곳에 등장하는 달인들을 보면 그 옛날에 세계적인 전통 과학을 뽐내던 분들의 후예라는 생각을 곧잘 한다.

 

  이상, 우리 전통 과학을 보면서 감탄을 한 내용이었다. 우리의 것에 자부심도 느낄 수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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