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석방 토론회

異之我...또 다른 나
- 작성일
- 2007.11.19
프롤로그...
작별을 놓친 사람은 재회에서 별다른 것을 기대할 수 없다...-밀란 쿤데라<향수>
그랬던 것인가...난 오랜만에 만난 옛친구를 보아도 덤덤한 편이다. 아니 오히려 짜증만 밀려올 때가 더 많았다. 내 암울했던...이라고 표현하는 시절의 그 친구들 얘기이다. 세상의 만물, 모든 것이 나로 인해 만들어지고, 나로 인해 가꾸어지고, 나로 인해 사멸되어지는 내 공상속에선 멋드러지게 작별을 고했던 사람들인데...정작 "안녕"이라는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는지...헤어지더라도 멋지게 헤어지리라 다짐하게 된다. 꼭 해보리라 다짐한다. 그 후...다시 만날 황홀한 재회를 생각하며...
11시 43분...낯선 번호가 핸드폰 액정에 떳다. "누구지?" 일단 받았다. 말이 없었다. "여보세요~" 여전히 말이 없다. "여보세요~"
"저, 저기...이...지아님 핸드폰 아닌가요?"
겨우 핸드폰 너머로 깨알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 제가 이지아인데요. 말씀하세요."
"어머, " 경악을 금치 못하는 듯한...여전히 깨알같은 단발마가 들려왔다. "쩝, 또 날 여자로 알고 있는게군."
"여보세요~...혹시 아망딘님?"
"네? 아네...어떻게 아셨어요?"
흠냐...전화로 나의 추리과정을 설명달라는게냐. 오늘은 토론회가 있는 날이구. 약속시간도 얼마남지 않았고. 오늘 토론회에 뉴페이스가 온다는 걸 알고 있었고. 내 핸드폰에 저장이 되지 않는 번호가 떴으며.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 핸드폰에 뜬금없이 걸려온 여자의 통화내역은 두가지 경우뿐이다, 토론회 아니면 잘 못 걸려온 전화...그런데 잘못걸려온 전화는 아니다. 잘못걸린 전화에선 내 이름이 불리울 리는 없으니 내 핸드폰에 저장이 안된 뉴페이스 아망딘 뿐...이라고 말하고팠지만...
"그냥요^^" 라고 대답하고 말았다.
"저기요. 제가 아직 책을 다 못읽었거든요. 콜록콜록~ 그리고 제가 주말에 알바를 해서 잠도 못잤구. 오늘 아침8시에 끝났거든요. 그래서 잠도 못잤구. 콜록콜록~ 이러고 나가면 가서 잠만 잘거 같아요. 가서 자도 되나요? 콜록콜록~ 또 모이는 장소가 신천이에요? 신촌이에요? 신촌이에요...너무 멀다. 제가 신천에 사는데...거기까지 얼마나 걸려요? 서울 올라온지 3주밖에 안되서 지리를 잘 모르는데...아...1시간 정도 걸린다구요. 그럼 지금 준비를 해야겠네...아~몸도 안좋은데. 나가면 잠만 잘거 같은데...밥도 안먹었구. 민들레 영토에선 빵하고 라면이 공짜라구요...자취생이 젤 싫어하는게 그거인건 알고 계시죠. 콜록콜록~ 아~근데 책 다 못 읽구 가면 어떻게 되나요? 카페에도 글을 올렸는데...답변이 어떻게 올라왔나요...어머..그래요. 그럼 못나가겠네요...네? 나오라구요...아~~전 나오지 말라는 말이 듣고 싶어서 전화드린거였는데...나가야겠네요. 콜록콜록~ 몸이 너무 안좋은데...아프면 나오지 말라구요. 아니에요. 나가면 멀쩡할 거에요. 콜록콜록~ 그럼 신촌에서 뵈어요. 몇번 출구에요. 3번 출구요. 거기에서 기다리시겠다구요. 네...그럼 전화 꼭 받아주세요...네~"
"벌써...12시가 넘었다. 젠장 내가 씻을 시간이 없네ㅡㅡ;;;"
어찌어찌 후딱 외출 준비하고, 가방 둘러메고 집을 나섰다.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동대문운동장을 지날을 때 즈음이었나...내 왼쪽 대각선 맞은편에 왠 이쁜 아가씨가 화장을 고치느라 한창이었다. 예쁘다. 이쁘다. 치마두 입었네...요즘엔 부쩍 치마입은 아가씨들이 눈에 띈단 말이시...음음...근데 제를 어디서 봤더라...낯이 익은데...설마..에이...혹시..아니겠지...그런 우연이...그래두...한번 걸어볼까...어, 받는다...끊어야지....낼낼낼낼낼~낼...
"여보세요^^"
"왜 전화 거셨어요?"
"쭈야가 앞에 보여서^^"
"네! 제가 보여여?(" )( ")"
이렇게 쭈야를 만나서 맥도날드 신촌점에 들어갔다. 들어가서...먹었다ㅡㅡ;;;
"뭐 먹을래?"
"해피밀 세트 맥너겟이요. 장난감은 3번이구요."
"뭐? 해피...뭐라고(--)a"
"해피밀 세트 맥너겟이요. 장난감은 3번이구요. 여기 자리 맡고 있을테니깐...받아오셔요. 장난감 3번이에요~"
"해피밀 세트...맥너겟...장난감 3번..."
"이그...같이 가요. 뭐 드실거에요. 지아님"
"응? 난 별로 생각없어. 쭈야 시킨거 쪼금 뺏어먹고 말지, 뭐."
"뭐라구요ㅡㅡ^ 누구걸 뺏어먹는다는 거에요. 내가 얼마나 많이 먹는데. 모자라요. 한개도 못줘요."
"한개만줘~4개잖아. 그걸 혼자 다 먹을거야."
"못줘요. 내가 다 먹을거라니깐요."
"치사하다ㅡㅡ"
"안돼요. 넘볼걸 넘봐야지...그럼 후렌치프라이 하나 더 시키세요."
"알았어..."
쭈양의 식탐이야기는 뒷풀이에 다시 언급하자...
그렇게해서 먹거리로 아웅다웅하기를 끝맺음하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쭈양이 3번 장난감을 가지고 놀 사이에...나는 잠시 옛이야기로 시선을 돌렸다. 이 뒷이야기를 쓰게된 가장 오래된 이야기...반년전 이곳의 이야기로...벌써 시간이 그렇게나 흘렀다...이곳에서 마리를 처음 만나고 부흐형을...현귀를 만났다. 시선은 오래지않아 다시 쭈야에게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한참을 쪼물딱 거리던 3번 장난감에 어떤 기능이 있을것 같은데 좀처럼 찾지를 못하자. 쭈야가 심통을 부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난 그 쪼물딱거리는 장난감을 받아들고 의심나는 부분들을 건들었다.
"어떤 기능이 있는 것 같긴 한데...아! 불들어온다."
장난감의 아래쪽에 있는 검은 단자에 손가락을 대자 불이 들어왔다. 이제 다시 조용한 사색으로 들어간다. 마리를 만나고, 부흐형을 만나고 현귀를 만났던 그 시간으로...
마리가 나에게 한 의미있는 첫마디는 "가방을 큰거 가져와야 하셨었는데..."였고, 부흐형은 "왜 내 전화 안받았어?"였다. 현귀는..."그런 말하는 사람이 무언가 있는 사람이에요. 기대되는데요"라는 말이었다. 현귀가 나에게 어떤 분이냐고 물었을 때 별거없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더니 이런 첫마디를 했었다. 이런 사색을 하는 즈음에 성문이가 민토에서 기다린다는 연락이 와서 쭈야가 먼저 민토로 향했다. 안에서 기다리기 뭣해서 밖으로 나왔더니 훈이형이 때마침 눈에 띄었다. 수염도 깍지 않고 초췌한 모습으로 "나, 글쓰는 사람이오. 접근금지"라고 시위라도 하듯이 나에게 다가왔다.
훈이형하고 둘이 있으면 으레 여자품평회가 시작되곤 한다. 그렇다고 원색적이고 퇴폐적인 이야기가 오간다는 건 아니고...그냥 우아하고 이야하며 오예스런 이야기다. 그런 훈이형과의 유쾌한 품평회도 오래지 않았고...난 아망딘님을 기다렸다. 벌써 2시가 넘었다. 토론회는 시작했겠구나. 쭈야가 오프닝을 시작했겠지. 이런 생각을 했드랬다. 빨리 왔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주문처럼 외면서...2시 12분. 핸드폰이 울리고 드디어 만났다.
"가요. 늦었어요^^"
늦을수록 돌아가라고 했던가. 지름길로 간다고 늘상 가던 길로 안갔더니 길이 낯설다. 그리고 난 나보다 걸음이 늦은 사람이 있다는 깨달았다. 항상 남들이 걸을때 뛰어다니던 나였는데...분명 이길은 토론회 처음 참석하던 날 분명히 지났던 길인데도 이상하리만치 낯설다. 그 낯선 길에서 헤메일 때 왜 안오냐는 쭈야의 전활 받았다.
"지금 가고 있어."
쭈야와는 3월 14일 화이트데이에 처음 만났다...그냥 넘어가기에도 그렇고 그런 날이어서 사탕으로 때우려했는데, "난 페레레 로쉐가 좋아요"란 쭈야의 말에 페레레 로쉐까지 준비하고 갔더니...쭈야가 나에게 했던 첫마디, "그랬어요." 한마디를 휑하니 남기고 바쁘다며, 약속있다고 가버렸다.ㅡㅡ)a
드디어 도착. 아망딘 방에 집어넣고 난 뒷간으로 가서 땀닦고 왔다. 나와 아망딘을 기다린걸까. 다행히 아직 오프닝도 시작하지 않았다. 쭈야의 오프닝..."100만번이나 죽은 고양이"
이세상에 백만번이나 죽은 고양이가 있었어요. 어떤 때는 누구의 고양이었어요. 어떤 때는 누구의 고양이었어요. 한번은 털이 새하얀 고양이를 만났어요. 튕기는 그녀가 아름다웠어요. 사랑했어요. 자식도 낳았어요. 행복했어요.
날 비난하지 마라. 쭈야가 좋아하는 스리랑카 버전이니까. 낭독되어진 걸 이만큼이나마 기억하는게 신통하다고 칭찬해주세요..ㅠ.ㅠ 내 기억시스템은 동영상이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제각각의 다른 목소리로 얘기하는 영상으로서의 저장시스템이다. 한사람이 연기하는 모노드라마가 아닌 이상 한 사람의 같은 톤의 이야기가 잘 입력되지 않는다. 지금 쓰는 글도 각각의 목소리도 저장된 기억을 더듬으며 쓰고 있다. 한 사람에 의해 낭독된-국어책을 읽는 듯한 낭낭한 울림- 것은 내겐 무더운 여름날 흐르는 땀방울을 식혀주는 바람과 같다. 땀이 마르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붙잡을 수도 없고 간직되어지기를 거부하는 바람처럼...
그리고서 첨 출전한 아망딘을 위한 자기소개 시간이 있었다.
"이지아에요^^"
비난이 쏟아진다. 그게 뭐냐고...나름 이런 저런 자기소개를 마친 사람들이 자기 소개는 이렇게 해야하는 거라고 내 소개방식에 대해 타박하였다. 난 싫다. 난 나의 정보를 그렇게 말하는 걸 싫어한다. 개인적인 질문이라면 또 내가 답변할 수 있는 정도의 공개성을 지닌 내 프라이버시라면 여러분이 소개했던 말들처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난 내 입으로 난 이런 사람이라고 말하는걸 질색한다. 난 "이지아"라고 말할 뿐이다. 나머진 지내면서 차차 알아지리라. 난 남들에게도 단 둘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개인적인 신상질문은 되도록 회피한다. 선입견을 가질 것 같기 때문이다. 궁금하면 직접 묻기를 청하고, 타인의 신상을 나에게 물을때도 직접 묻기를 권하고, 간절히 내 사견을 물을때에만 그 사람은 이렇더라고 대답한다. 예전에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것이고 토론회 자리에서 소개의 시간을 가질 때면 난 항상 그럴 것이다.
"이지아에요^^"
이지아는 느낌입니다. 객관적인 사실로서는 분별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어떨땐 동지였다가, 어떨땐 옵빠이고, 어떨땐 형인듯 하다가, 어떤이는 아줌마로, 누구는 변태라고도 말한답니다. 그외에도 토끼랑 두더지 기타둥둥...날 뭐라고 소개하오리까. 느껴주세요. 그 느낌이 이지아입니다.
마리의 작가탐구...이청준에 대해 제멋대로이고 나름대로의 평가이니 태클걸지 말란다. 마리에게 직접 들으세요.
본토론 "잔인한 도시"에 대해...한편의 영화를 본듯한 아름다운 글이었다. 폭력적이지도 여자가 나오지도 않아서 요즘 세대의 취향이 아니라고 평가한 평론가도 있었지만...한세대의 취향이 모든이를 대변하진 못한다. 그리고 글은 영원한 것이지. 한세대만 딸랑 읽고 잊혀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고전은 지금도 읽히고, 지금의 것이 먼 훗날 또 하나의 고전양식이 되어질 뿐이다. 유명했던 작품만, 한세대를 풍미했던 글들만 고전이 아니고, 예전의 글을 읽고 내 가슴에 무언가 남는게 있다면 적어도 나에겐 고전이 아닐까...난 이리 생각한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국문학과 출신의 두사람. 훈이형과 마리가 작품의 대부분을 거론했다. 쭈야가 읽은 잔인한 도시, 현선이 읽은 잔인한 도시, 부흐형이 읽은 잔인한 도시, 아망딘이 읽은 잔인한 도시, 그리고 드디어 말을 하기 시작한 성문이가 읽은 잔인한 도시...서로의 느낌을 이야기 하는 시간이었다.
물론 내가 뚱딴지 같은 말을 해서...훈이형이랑 마리가 저따위 시덥잖고 하찮은 생각도 할 수 있다는 놀라움을 표했지만...작품의 완성도보단 때론 분노를 폭발시키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도 있지 않은가...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시각...김선일씨가 피살되었다는 소식이 전국민을 자극하고 있다...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잔인한 도시의 그 사내처럼 할 것인가. 올드보이의 오대수처럼 복수심에 가득찬 괴물이 될 것인가...
소토론 "양심적 병역거부 어떻게 생각 하는가?"...주요 논제는 국민의 의무가 우선인가? 양심의 자유가 우선인가?로 좁혀졌지만, 결론이 날리 만무하다...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지켜야하는 4대 의무 중의 하나인 국방의 의무...병역. 우리나라는 남자에 한해서 징집을 통해 의무를 이행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범법자가 되어...죄인 취급을 받는다. 한편 양심의 자유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권리이며 어떤이가 양심의 자유를 침해 당했을 때에는 헌법소원까지 취할 수 있는 국민권한이다. 둘 중에 어느 하나가 중요하다고 논할 수 없는 점이 이것이 옳다 그르다 쉬이 판단하지 못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토론은 일파만파 커지기도 했으며, 사회자의 연륜(?)으로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막기도 하였으나 이런저런 공방만 남긴채...끝내야 했다.
독립영화 "외투" 감독 여균동 (9"50")...환희형 말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토론을 진행하는 거라서 준비했다지만...예상컨데 마지막이 될거 같지는 않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해서 장기복역하고 있는 아들을 둔 어머니가 주인공인 영화였는데...그 아들 대신 영화배우인 음...이름은 모르겠고, 좀 느끼하게 생긴 배우가 복역중인 아들 대신 그 어머니 아들노릇을 해주는 내용이었다. 어머니는 자기 아들처럼 그 배우를 대해주는데, 제가 아들처럼 느껴지시느냐는 질문에 그 어머니는 그렇다고 대답하는 장면도 있었다...이 영화를 보고 마리 죽었다...재미없어서(_ xx)_꼴까닥
자자..뒷풀이...1차는 껍데기집이었던가...가는 도중에 부흐형이랑 마리랑 딴데로 가길래. "어디가요~"하고 불렀더니 날 한번 쓰윽 쳐다보고선 룰루랄라 가던 길 가더이다. 그래서 가던길 냅뒀더니 우리보고 어딜갔냐고 전화 왔다...그래서 성문이가 델러 갔다..쯔쯔
간판만 껍데기집이었지...온갖 메뉴가 다 있더라. 닭갈비에 삼겹살에 돼지갈비에 다 시켰다...고기가 익을 때쯤 뒤마님에게서 오신다는 연락이 왔고, 아망딘은 퀴즈가 좋아라 퀴즈 풀고 부흐형은 자리에 앉자 원샷원샷하면서 살찐 쥐마냥 왔다갔다 쭈야는 닭굽느라 정신없고 아까 죽었던 마리는 한손을 머리에 얹고 얼굴 찌푸리고 있고 성문이는 시험보러 간다하고 훈이형은... 손가락을 쭙쭙 빨더니 내 술잔에서 물놀이하더라.ㅡㅡ;;
컨디션 안좋은 마리가 뒤마님에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일어섰고, 시험보러가야하는 성문이도 같이 일어섰다. 그 후에 뒤마님 도착하면서 1차 쫑~
2차는 천하일품 <신촌점>...왜 신촌점을 강조하냐면...천재찬이 아니라 바보찬인 찬영이가 늘상 토론하는 신촌이 아니라 스터디하는 종로에서 헤맸기 때문이다. 안온다는 거 쭈야가 오라고오라고 노래를 불러서 온다했다는 데, 도착할 시간이 되어도 도착을 안해서 왠일인가 했더니 종로에 있단다. 바보ㅡㅡ
아무튼 천하일품와서 늘상하던데로 이러쿵 저러쿵 얘기도 많이 했고 쭈야가 사진도 많이 찍었다. 안주는 3개를 시켰는데...내가 좋아하는 오뎅탕은 저 멀리에 있고ㅠ.ㅠ 내가 싫어라 하는 치즈떡볶기와 마요네즈 과일샐러드가 내 앞에 놓여졌다...안주가 없어서 술마시고 물마시고 했으나 우몽이 아닌지라 그것도 몇잔 못하겠드라...결국 물배만 채우고선 올스톱.
근데 내가 말이다. 스킨쉽을 좋아한다. 그것도 아주 엄청. 그래서 종종 손도 잡고 팔장도 끼고 어깨도 두른다. 그게 환희형이 되었든 훈이형이 되었든...솔직한 심정으로 환희형이나 훈이형보단 쭈야 손이랑 현선이 팔짱끼고, 뒤마님 어깨 두르고 싶지...투박하고 뻣뻣한 남자손 잡고 싶을까...허나 분위기가 아니다. 특히 환희형...아쿠아 사건 이후 나랑 재원이랑 엮어 주지 못해 난리부르스이지 않은가...더구나 그날 환희형이랑 손잡고 팔장끼고 내친김에 주머니에 손까지 넣었더니...완전 변태취급이다...예전에 그랬을 땐 암말두 않더니...남이 하면 스캔들이고 자기가 하면 로맨스라더니..환희형...자꾸 그러면 나두 폭로해버리는 수가 있어...쭈야 디카에 찍힌 증거사진 있는거 알쥐...내 핸펀에도 똑같은 사진이 들어있으니깐...알아서 자재해 주세요.
쭈야...먹는다. 하염없이 주섬주섬 먹으면서 말을 한다. "내가 이렇게 많이 먹어요. 이리 먹으면 안되는데...내가 50키로도 안나갈꺼 같죠. 제가 표준체중이에요. 아이~ 먹으면 안되는데...누가 좀 말려줘여. 말리지 않음 멈추질 않는다니까요." 그러면서도 계속 먹는다. 누구하나 말리지도 않는다. 왜? 깨작거리고 있으니깐...자기는 많이 먹는다 많이 먹는다 하지만...남들이 보기엔 깨작거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더 먹었음 싶다. 좀더 살쪘으면 보기 좋겠다 싶다. 쭈야...살쪄라. 표준체중 오바하란 말야...
그리고 천하일품가서 현선이랑 말다툼을 했는데...미안미안ㅠ.ㅠ 요즘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피곤한거 같던데 나때문에 기분 상하지 않았는지...결국 아무 결론도 없는 말을 그렇게 핏대를 세웠었지. 내가 일본 얘기만 나오면 많이 흥분하는 지라...앞뒤로 안가리고 현선이 말대로 전투적이 되었네...그 일로 나 미워하지 않을거지^^*이쁜짓...다 훈이형이 뒤마님 보고 맞춤법에 맞게 글을 쓰라고 얘길 시작하면서 한글사랑에 그렇게 열성적이지만 않았어두...나두 덩달아 흥분하지 않았을 것을...에혀 내 수련이 부족한걸 누굴 탓하리오...현선아 내 본심은 그게 아니었단다. 내가 얼마나 현선이 좋아하는데...왜 우리 그때 성수역에서 지하철 끊겨서 말야. 응. 수중에 단돈 10000원뿐이고...그래서 말이지...응응..나머진 비밀이잖아...그치. 맞지.
그렇게그렇게 한사람 두사람 떠나보네고...온다던 현귀 돌려보내고...그 시각까지 올똥말똥 결정하지 못한 바보찬 집에 가라고 확실히 못 박고...남은 사람들은 3차로 커피샵을 갔다.
환희형은 자기가 쏘겠다며 가자고 했고...시간이 좀 늦었지만 3, 40분 정도는 여유가 있겠다 싶어 따라갔다. 각자 한가지씩 주문을 하였는데 부흐형만 "난 냉수"를 외치길래 별 생각이 없나 보다 싶었는데 왠걸...팥빙수가 공짜 서비스라니깐 그거 혼자 다 먹고, 내가 전에 챙겨둔 케잌쿠폰으로 나온 고구마케익도 혼자 꿀꺽 했다...어케 냉수만 시킬 생각을 했는지...ㅡㅡ;;;
뒤마님이 낙타눈썹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고...뭐 약간 어른스러운 얘기들이 오간 후...다들 헤어졌다...부랴부랴 지하철 막차타려고 서둘렀고 뒤마님 빠빠이~부흐형 ~빠빠이...아망딘이랑 나랑은 같은 방향이라 같이 타고 갔다. 아망딘 잘자드라(_ __)_zzZ
에필로그...
벌써 6월...토론회를 참석한지 벌써 반년...어찌보면 후딱 지나간 시간이었던 것도 같고, 너무너무 즐거운 시간이라 왜이리 빨리 토론회 날이 오지 않는지 투덜거리기도 했던 것도 같고...후훗. 이제 곧 장마가 시작되리라. 태풍도 불어오리라. 암튼 비가 많이 내리리라. 잔인한 도시...숨 막힐듯 찌들어버린 오염된 하늘을 청명하게 씻어주기를...그 비가 그치면 파아란 하늘아래 선량한 도시가 되길...그날이 어서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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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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