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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dts)
글쓴이
김기덕 / 오영승 / 김종호
캔들미디어dvd
평균
별점8 (9)
여름추억
최근에 무척 많은 영화를 본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한정된 시간에 한정된 삶 밖에 살아갈 수 없기에 타인의 삶을 들여다 보면서 카타르시스와 대리만족, 자기연민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는 도구를 보면서 깨닫는 점은 아마도 "나는 나다"라는 점일것 같습니다. 수 많은 평론가들과 호사가들이 이야기 하는것들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주관과 가치관에 의해서 평가되는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시선처럼 애써 누구에게 내 느낌을 강요받을 필요 없이 혼자 판단하고 혼자 감동하고 혼자 비평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나만의 자유"를 향유할 수 있기 때문에 음악과 영화는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최근에 유행처럼 번져가는 한마디는 "다양성"이란 말이 기억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카", "웰빙",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탄핵" 등등의 화제가 언급되면서 느끼는 경향은 "다양성"이라는 것을 부인하는 "획일성"의 카테고리 안에 우리는 살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쉽게 같은 화제와 공감대를 공유하고 자신과 닮은 꼴을 찾고 타인과 닮아가고자 하는... 그걸 거부하는 저는 꽤 에뜨랑제(잘난척 하긴..--; 이방인이나 아웃사이더라고 하면 될걸..) 기질이 강한 모양입니다.

가끔은 그런 획일성이 싫어서 마이너 문화, 혹은 저러한 거품이 가라앉은 이후에 나만의 "흐림없는 눈으로 판단하는" 즐거움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아마 지금부터 이야기하려는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라는 영화는 그러한 마이너 성향을 지닌 저에게 최근에 가장 와 닿았던 영화였습니다.

"상업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이 한마디가 시사하는 바는 참 큽니다. ^^ 가끔 길거리에서 파는 상업성을 지니지 않은 "가요"라는 언더그라운드의 사람들이 부른 노래를 보면 재능이 있음에도 "어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마이너라는 그늘에 묻혀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말초적인, 혹은 시각적인 재미를 이 영화에서 유추하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봅니다. 혹자에 따라서는 불면증이 있는 분에게는 약품의 부작용 없이 바로 코마 상태~에 빠져들 정도로 자극적이며 흥미를 유발하는 장면은 거의 눈에 띄질 않지만.....

조금 나이들어 가면서 삶을 바라보는 자세는 우리의 삶은 "드라마틱"한 삶이 아니라는 점을 강하게 느낍니다. 이 영화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싶었던 것은 아마도 꾸미지 않은, 혹은 고도로 꾸며진?, 삶의 단편을 계절에 맞추어서 그려나간 것이 아니었을까요? 영화 속의 인물들은 쭉쭉빵빵한 선남선녀가 아닌 우리의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기에 동질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나라야마 부시코"나 "파고"라는 영화가 반향을 일으킨 이유도 아마 이 영화와 같은 맥락이 아니었을까요.)

영화 속에 강렬하게 인상에 남는 장면은 천진난만한 아이의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마적인 웃음소리, 그리고 그 얼굴이 계절의 변화에 따라 "이 씨발~~~ 에이 씨"라는 목소리로 변하는 악마의 모습 그리고 그 이후의 반복되는 일련의 행동들.. "저절로 그렇게 된것이라고.." 말하는 노승의 모습이 강하게 각인되었습니다. 추론은 시청자에게 맡기지만 아이를 놓고 도망가다 익사한 여인의 얼굴을 보고 흠짓 놀라게 된 이유는 아마도 그 여인은 광기의 여름에 만났던 그 여성과의 또 다른 인연일 것이라는 것을 암암리 암시합니다. 세상일,인간사가 어쩌면 이미 정해져있는것처럼 또 반복되고 그리고 깨달아 가는게 아닌가... 아지랭이처럼 남겨주고 가는 영화의 메세지가 아니었을까요.

길다면 길지만 짧다면 짧은 인간사를 산야는 묵묵히 바라만 보고 어느덧 동자승은 노승이 되어 또 다른 자신인 동자승을 바라봅니다. CG에 의존하지도 않고 치밀한 구성을 지닌 플롯이나 스토리에 의존하지도 않으며 "보여주는 것"만 가지고 2시간이란 길지 않은 시간 동안에 "삶이란 무엇인가"를 담담한 필체로 그려나간 영화라고 강하게 각인이 남을듯 합니다.

가끔 이런 글을 쓰면서 후회하는 것은 가슴 벅찬, 혹은 잔잔한 감동을 문자화하여 그 규격에 나를 가두는게 아닐까, 혹은 내가 느낀 감동의 규모는 이 정도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일까... 느껴보곤 합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지나 다시 봄이 오는 불혹의, 혹은 지천명의 그 때 저는 그 답을 알게 되겠지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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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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