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많이 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 때 아이들과 엄청 많이 했던 놀이 중 하나가 국기카드를 넘기면서 어느나라 국기인지 맞추는 국기놀이였다.

아이들은 어찌나 국기를 금방 외우는지... 나는(예전엔 잘 알았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정말 많은 세계 여러나라의 국기들을 보다보면 왜이리 비슷하고 똑같아 보이는 것들만 있는 것 처럼 보이는 건지... 보다 보면 헷깔려서 특색있는 것들은 쉽게 맞추지만 비슷비슷한 것들은 엄청 헷깔려했다.

그렇게 아이들이랑 국기 맞추기 게임을 하다보면, 아이들이 국기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는데... 내가 알고 있는 국기에 대한 상식이야 우리나라 국기를 비롯한 일부 국가의 국기에 한정되어 있다보니 아이들에게 국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기도 쉽지 않았었고, 또 비슷비슷한 국기들이 많이 있다 보니 왜 비슷한지에 대해서도 많이 물어봤는데, 그런 궁금증도 풀어주기가 쉽지 않았었다.

이 책은 이러한 궁금증들을 색깔과, 모양을 통해 공통점을 가진 국기들을 모아서 아주 쉽지는 않지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들려 준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국기의 다양한 의미에 대해서 아이들에게도 알려 줄 수 있었지만, 나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던 시간을 갖게 해준 책이었다.

세계의 국기를 소개해줄 박사님들이라고 했는데..

처음 볼때는 아무생각없이 아 이런 캐릭터를 통해 설명을 해주나 보구나 했는데..

다 읽고서 다시 보니 국기에 들어가는 색깔들이 캐릭터였다. ^^;;

파랑, 노랑, 검정, 초록, 빨강, 하양...

아무튼 책에서 들려주는 국기에 대한 열 두개의 큰 줄기만 한번 정리해봤다.

1. 십자와 X자가 들어간 국기 : 기독교를 상징한다고 한다. 옛날에는 기독교 상징은 물고기 였으나 예수님 이후 십자가는 순교와 구원을 상징하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고...

2. 줄무늬 세 개가 특색인 국기 : 전세계의 40%가 넘는 나라가 줄무늬 세 개를 국기에 그려 넣었다고 한다. 유럽 깃발에서 시작해서 식민지 시대에 유럽에 점령되었던 많은 나라들까지...

3. 대각선이 있는 국기 : 대각은 역동적 진취적인 느낌을 주는데... 식민 지배를 받았던 나라들의 미래를 향한 열망을 보여준다고 한다.

4. 범아랍의 색상이 들어간 국기 : 아랍국가들의 색상은 흰색, 검정, 초록, 빨강 이 네가지로 아랍의 가장 유명했던 네 왕조를 상징하는 색깔들인데, 후에 이집트 공화주의 세력이 빨강, 흰색, 검정으로 이루어진 깃발을 사용하여 아랍 자유주의 깃발로 이름을 붙였다고...

5. 초승달이 새겨진 국기 : 이슬람의 상징이라 하는 초승달과 별은 오스만 제국이 초승달과 별을 공식 상징물로 활용하고 난 후 600년 넘게 이슬람 국가들을 지배하면서 오스만 제국의 강인함에 착안해 깃발에 그려 넣었다고...

6. 동물이 그려진 국기 : 신화에 나오거나 실제로 존재하는 그 나라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동물의 용감함, 강인함, 아름다움 등의 특성을 상징하여 그려 넣기도 했다고...

7. 별이 돋보이는 국기 : 별은 희망, 독립, 통일, 혁명 등의 의미로 많이 사용되는데, 20세기 이후 새로이 건설된 나라들은 깃발에 별을 많이 사용 했다고...

8. 범아프리카 색상이 들어간 국기 : 범아프리카 색상은 두가지.. 첫번째는 1800년대 후반 유일하게 식민지 침략에 저항하여 나라를 지켜낸 에티오피아 왕조의 색상인 초록과 금색, 빨간색... 두번째는 1917년 범아프리카 운동에서 사용된 아프리카인들의 고귀한 피를 의미하는 빨강, 피부색인 검정, 그리고 풍요로운 아프리카 땅을 뜻하는 녹색으로 모든 아프리카인이 스스로 일어서고 민족성을 유지하도록 하고자 한 메시지 내재한 국기들...

9. 두 가지 색상으로 만든 국기 : 두 가지 색이 세로 또는 가로로 나뉘는 것을 말하는데 유럽의 역사 중 가문의 문장과 많은 관련이 있고, 이 문장이 나라를 상징하는 깃발로 사용되면서 결국 국기에 영향을 주게 되었다고...

10. 빨간색과 흰색이 들어간 국기 : 헷깔릴 정도로 비슷한 여럿의 빨간색과 흰색의 국기들... 그 중 가장 헷깔리는 인도네시아 국기와 모나코 국기는 단지 크기만 다르다고...

11. 태양과 원이 그려진 국기 : 태양이라고 하면 생명의 원천, 중요 상징, 희망과 화합, 진보, 풍요로움 등을 의미... 국기에 태양의 상징이 들어간 나라는 독립이나 자주통치권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12. 빨간색, 흰색, 파란색이 들어간 국기 : 깃발에서 가장 흔한 색상 조합... 네덜란드의 국기는 16세기 오렌지 왕가의 왕자였던 윌리엄 1세의 주황색, 흰색, 파란색의 구성에서 세월이 흘러 빨간색, 흰색, 파란색의 구성으로 바뀌었고, 1697년 러시아 제국을 지배했던 표트르 황제가 유럽을 방문하다 네덜란드 배위에 휘날리던 네덜란드 국기의 영향을 받아 흰색, 파란색, 빨간색으로 구성된 러시아 국기를 만듬... 1848년에 프라하에서 열린 범슬라브 연합회의에서 흰색, 파란색, 빨간색이 범슬라브 공식 색상으로 지정되었다고...

그 중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어야 하는 국기인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극기

대한민국의 국기로 태양과 원이 그려진 국기에서 우리 나라 국기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1883년 나라 밖에서 벌어지는 외교적 압박과 독립 국가로서 지위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조선도 국기를 지정하기로 결정했는데, 처음엔 청나라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 졌으나, 곧 우리만의 독특한 모양으로 발전했다고...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태극기는 순수함을 상징하고 백의민족인 우리의 전통 의상색인 흰색을 바탕으로 하여, 그 위에 우주의 균형을 표현하는 태극을 가운데에 두고, 태극 주변으로는 음과 양이 변화하는 사괘(정의를 뜻하는 건, 지혜를 뜻하는 감, 풍요를 뜻하는 이, 활력을 뜻하는 곤)가 둘러싼 모양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사실 국민학교) 다닐 때 배웠던 우리 국기의 의미지만, 아이들과 다시 한번 같이 읽어보고 되새겨 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책의 부록으로는 대륙별 지역별로 자세히 나와있는 세계 지도와, 나만의 국기 카드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국기 색칠카드가 있어서 국기카드가 없다면, 아이들과 같이 만들어서 재미있게 국기 게임을 해 볼 수도 있게 구성되어져 있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의미있는 책 읽기를 한 것 같아서 좀 더 뿌듯한 책읽기 였다.

책은 영국인 저자인 로버트 프레송, 영국 일러스트 작가가 쓴 책이었지만 국기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아이들과 우리나라 국기에 대해 이야기 해볼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 책읽기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