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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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금상] 나도 당당한 하늘말나리가 되고 싶다.
- 작성일
- 2009.10.08
나도 당당한 하늘말나리가 되고 싶다.
서울 서울노량진 6학년 반 정예림
제목: 나도 당당한 하늘말나리가되고싶다. (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읽고…)
서울 노량진초등학교 6학년 2반 정예림
이번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고 또 작은 일에도 짜증을 내는 나 스스로에게 자꾸만 화가 났다.`우리 예림이가 사춘기인가 봐요!' 라면서 웃으시는 엄마에게도 투덜거리는 내 모습에 가끔씩은 나도 깜짝 놀란다. 그런데 이런 나를 돌아보게 만든 소중한 친구가 있었다. 방학을 하고서 재미있는 책이 뭐가 있을까 도서관에 가서 여러 책을 뒤적이다가 제목이 신기해서 마주했던 책이 있다. 단숨에 읽어버린 따뜻한 이야기 [너도 하늘말나리야 ]. 바로 이 이야기가 내게는 마음속 비밀 일기 같은 친구가 되어 주었다.
이야기 속 미르는 순 우리말 `용’이라는 뜻의 이름을 갖고 있다. 이름 만큼 이나 고집이 세고 또 자존심도 매우 강한 아이이다. 하지만 속마음은 상처 받길 두려워하고 이혼하신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변해버린 자기의 상황 때문에 무척 힘들어 하고 있었다. 엄마와 함께 달밭 마을로 와서 살게 되면서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고 친구들에게도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해서 더 외로운 아이인 미르의 모습이 내 마음에 `똑똑똑'노크를 했다. 왜 미르는 항상 엄마를 원망하고 추억 속의 아빠만을 기억하며 스스로를 작은 구석으로 몰기만 할까? 미르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 생각하니까 별 것 아닌 일에도 화를 냈던 나 자신을 돌아 보면서 우리 엄마도 나 때문에 힘드셨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미르가 아빠와 통화를 하고 공중전화박스에서 울면서 나온 장면이다. 아빠와의 추억을 기억하며 재혼 할 아빠를 용서할 수 없다고 울던 미르…… 내가 미르였다면 아빠의 소식에 화는 많이 났겠지만 아빠를 이해해 보려고 했을 것 같다. 아빠께서 재혼을 한다고 해도 여전히 나에게는 사랑하는 아빠일 테니 말이다. 그래도 미르가 결국 소희와 바우같은 좋은 친구들에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자기를 이해해 주는 친구들 곁에서 자신도 그 친구들을 이해하면서 아마도 미르는 이름처럼 씩씩하게 앞으로는 엄마와 더 사랑하면서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그리고 내 가슴을 가장 오랫동안 아프게 했던 아이가 바로 소희다. 그저 단순하게 부모님이 안계셔서 불쌍해서가 아니라 너무나 의젓하고 지혜롭게 마음 속의 진주를 키워가고 있는 그 아이의 모습이 정말 언니 같고 훌륭하게 느껴졌다. 아프신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면서도 어쩌면 그렇게 당당하고 바르게 자라는지 모두에게 칭찬 받는 소희가 부러웠다. 무슨 일을 하던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는 그 모습도 대단하고 마음 약한 바우에게도 누나처럼 큰 힘으로 의지할 수 있게 해주는 그 모습에 박수를 치고 싶었다. 소희는 비싼 메이커의 운동화도 신지 못하고 화려한 옷차림도 아니지만 누구보다도 크고 넓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모두 앞에서도 그렇게 훌륭히 보였던 것이다.
나도 소희를 닮고 싶다. 항상 당당하고 자기자리를 잘 지키는 그런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눌 줄 아는 배려심 많은 사람이 되고 싶고 가슴속 나만의 진주를 품고 아파도 지혜롭게 그 진주를 키워가는 소희의 모습을 닮아가고 싶었다. 결국 아프신 할머니께서 돌아가셔 소희가 달밭 마을을 떠나가게 되지만 나는 소희가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의 꿈을 꿋꿋하게 키워갈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내가 진주를 품은 조개라면 그만큼 위험과 어려운 고난을 겪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던 소희를 나도 내 가슴속에 담을 것이다.
`선택적 함구증'을 앓고 있던 바우. 소희보다 한 살 어린 아이였던 그 아이에게 슬픔이란 어떤 것이었을까? 엄마를 잃고 큰 충격으로 자신이 말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만, 그것도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그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런 바우에게 소희’는 엄마 같고, 누나 같고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꼭 필요한 소중한 존재였다. 마음을 터 놓고 바우가 소희에게는 말을 할 수 있는 아이가 되었고 나중엔 미르에게도 용기를 내고 말을 먼저 하게 되는 장면에서 나는 신나게 웃을 수 있었다. 아픔을 간직한 바우에게는 또 다른 아픔을 간직한 미르가 분명 남다르게 느껴졌을 것이고 그래서 서로 잘 통할 거라고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바우는 이제 점점 세상을 향해 조금씩 나아갈 것이고, 그 안에서 더 많은 친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바우가 미르를 엉겅퀴꽃 같다고 해서 나는 그 꽃이 어떤 꽃일까 궁금해졌다. 가시가 난 것처럼 보이지만 만지면 보드라운 `엉겅퀴꽃'. 자신의 약함을 감추려 하는 미르의 마음을 어쩌면 그렇게 잘 알았을까? 그리고 화려하면서도 땅을 보고 피는 다른 나리꽃과는 달리 하늘을 향해 피는, 자기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하늘말나리꽃'이 소희를 닮은 꽃이라고 말하는 바우는 작은 풀 하나, 작은 꽃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섬세하고 따뜻한 아이였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친구들과 함께 조금씩 커가는 바우도 멋진 중학생이 될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그리면서 친구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아픈 사람들에게도 미술로 마음을 치료해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나는 오빠나 언니도 없고 또 동생도 없다. 하지만 늘 내 곁에는 나를 많이 사랑해 주시는 엄마랑 아빠께서 계시고 또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계신다. 그리고 내게는 내 마음 속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며 함께 웃는 좋은 친구들이 많이 있다. 나는 그 동안 이 모든 것들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 왔었다. 이 이야기 속의 어른들 모습( 미르의 엄마, 소희의 할머니, 바우의 아빠 )을 보면서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았다. 어른들도 힘든 일이 많을 텐데 우리에게는 내색하지 않고 항상 곁에서 우리를 지켜주시는구나. 또 내 곁의 친구들에게도 내가 모르는 슬픔이 있을 수 있겠구나. 나는 그 동안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너무나 무심하게 살고 있었다. 내 친구들 중에서도 부모님 중 한분과만 살고 있는 친구가 있다. 또 부모님과는 따로 살고 할머니,할아버지와 사는 친구도 있다. 나는 그동안 그 친구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믿음을 주었을까? 그리고 내가 그 친구들에게 진정으로 다가가지 못했었다는 것에 대해서 많이 미안해졌다. 그저 사랑을 받으려고만 했던 것 같다. 앞으로는 좀 더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그 마음을 이해해보도록 노력할 것이다.
미르, 소희, 바우야!
정말 고마워. 나는 이번 여름에 너희를 알게 되어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 너희의 우정이 부럽고 또 너희의 그 따뜻한 마음을 나도 조금은 닮아가는 것 같아. 나에게로 와서 내 손을 잡아준 미르, 소희, 바우야, 나도 세상을 향해 너희가 내게 그런 것처럼 먼저 손을 내밀어 볼래. 이야기 속의 미르 ,소희, 바우가 하늘을 향해 활짝 핀 하늘말나리인 것처럼 나도 나의 꿈을 소중히 키우면서 당당하고 멋진 하늘말나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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