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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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은상] 선생님은 괴물이 아니야

작성일
2009.10.08

선생님은 괴물이 아니야

 

 

인천 인천석천 1학년 반 안채연

 

 

 나는 원래 괴물을 싫어한다. 무섭기도 하고 나를 괴롭힐 것 같아서다. 매일 나만 보면 윗옷을 얼굴에 쓰고

"으흐흐, 괴물이다!"

하고 아빠가 괴물 흉내내는 것도 싫어서 운다.

 여름방학을 하자  엄마가

"괴물 책 사 왔다."

하셔서 나는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 책을 보니 아이들이 괴물에 매달린 그림이 있었다. 그래서 괴물이 착할 것 같아 조심조심 읽어 보았다. 역시 내 생각대로 무서운 괴물 이야기가 아니라 2학년 아이가 학교에서 선생님과 여러 일을 하는 이야기였다. 엄마가 날 놀린 거였다.

 책을 읽어보니 내가 학교에서 겪는 이야기랑 참 비슷했다. 용이네 선생님과 우리 선생님도 닮았고 나랑 용이도 겁이 많은 게 닮았다.

 용이는 새 선생님을 처음 만나서 떨리고 겁이 났다. 옛날 1학년 때 선생님을 더 좋아해서 그렇다. 나도 초등학교에 들어와 1학년이 됐을 때 유치원 선생님이 더 보고 싶었다. 들국화반 선생님이 우리랑 같이 재미있게 놀아주신 게 잊지 못할 기분이었다. 입학식 때 선생님은 웃고 계셨지만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조마조마했다.

 그래도 용이네 선생님은 처음에 무척 재미있는 분이셨다. 고릴라처럼 흉내를 내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가 날 때는 얼굴이 괴물로 바뀌었다. 시뻘건 왕방울 눈이랑 날카로운 이빨을 보고 용이와 친구들은 덜덜 떨었다.

 나는 그런 용이의 마음을 잘 안다. 우리 선생님도 괴물같이 보이실 때가 있으니까. 우리 반 아이들이 서로 싸우고 소리 지르며 시끄러울 때

", 선생님한테 와!"

하고 화난 표정으로 말씀하신다. 눈도 커지시고 얼굴도 찡그리고 목소리도 커지신다. 그리고 우리 반 모두에게 화나셔서 야단치실 때도 무섭다. 나도 용이처럼 그럴 때 겁이 나고 가슴이 콩콩 뛴다.

 하지만 우리 선생님은 말썽 부리는 친구만 없으면 아주 다정하시다. 우리에게 속삭이기 게임도 가르쳐 주시고 공부도 자세히 가르쳐 주신다. 용이도 선생님이랑 자장면도 먹고 축구도 하고 학교에서 신나게 놀았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선생님이 괴물 같지 않고 좋아하게 된다.

  저번에 우리 선생님께서 집에 일이 있어 학교를 못나오신 적이 있었다. 선생님께서 안계시니 아이들이 더 떠들고 싸우고 엉망진창이었다. 옆 반 선생님이 돌봐주셨지만 우리 선생님이 보고 싶었다. 나는 그때 선생님이 고맙다는 걸 알고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도 알았다. 용이랑 나는 앞으로 선생님을 무서워하지 않을 거다. 우리가 선생님이 괴물로 변신하지 않게 조심하면 선생님은 아주 재미있는 대장님처럼 우리를 신나게 해주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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