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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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은상] 선복이를 닮은 순둥이

작성일
2009.10.08

선복이를 닮은 순둥이

 

 

경기 군포수리 1학년 반 김은지

 

 

  우리 외할머니는 담양에 사신다. 담양에는 선복이라는 강아지가 있다. 선복이는 아주 작았을 때는 깽깽 짖어도 귀여웠는데 크게 되니까 사납게 컹컹짖어대고 달리기가 너무 빨라져서 무섭다. 그래서 선복이가 좋긴 한데 앞에 가기가 무섭다.

 

  가족들과 서점에 놀러 갔는데 강아지가 나오는 순둥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나는 선복이가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순둥이 책을 냉큼 잡았다 그리고 집에 와서 그 책을 재빨리 펴고 단숨에 읽었다.

 

  선복이를 닮은 순둥이는 겁쟁이다 왜냐면 좀 큰소리가 나거나 낯선 사람이 주위를 얼쩡대면 구석에 숨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겁쟁이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 내가 먼저 다가가도록 구석으로 가 꼼짝하지 않는 강아지 말이다. 순둥이는 짖지도 않았다. 그래 짖지 않는 강아지 너무 환상적인 내가 바라는 강아지이다. 아무리 작은 강아지라도 짖어대면 나는 겁이 와락 생기기 때문에 쓰다듬어 주고 싶은 강아지가 있어도 가까이 가지 못한다.

 

  순둥이를 나처럼 맘에 들어 하는 수컷강아지가 찾아왔다. 아가씨와 아저씨처럼 순둥이도 수컷강아지랑 데이트를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순둥이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강아지 네 마리를 낳았다. 새끼를 낳은 순둥이는 엄마가 되었다.

 

  난 내 동생 은성이가 엄마 뱃속에서 있을 때 기억이 났다. 엄마 배가 산만큼 커졌을 때 더 이상 커지면 엄마배가 터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쯤 엄마는 귀여운 내동생 은성이를 낳았다. 난 엄마가 은성이를 낳을 때 무척 힘드셨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런데 순둥이는 한 마리도 아니고 네 마리나 새끼를 낳았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지만 기쁨은 네배컸을 것이다.

 

  새끼를 낳은  순둥이가 은성이를 낳아준 엄마보단 아니지만 그래도 참 멋지다. 그런데 짖지 않았던 순둥이는 새끼가 위험하다고 느끼니까 컹컹 짖었다. 와 순둥이는 짖지 않았을 뿐이지 짖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나 보다. 컹컹짖어댔다고 내가 실망한건 아니다. 오히려 새끼강아지를 보호해 주는 순둥이에게 박수를 보냈다. 참 멋진 순둥이다.

 

  그런데 순둥이를 키우는 아저씨가 새끼강아지들을 차례로 다른 집으로 보냈다. 내가 어른이 되어 아기를 낳았는데 아기를  다른 집으로 보낸다면 난 무지 슬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둥이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를 생각하니 눈물이 날려고 했다. 순둥이는 혼자가 되자 또 다시 짖지도 않고 자기 집에 틀어 박혀있었다. 아마 새끼 강아지들이 보고 싶어서 울고 있었는지도 모른다.외로웠을 것이다. 불쌍하다.

 

  그런데 강아지는 눈물이 안 날까? 나라면 펑펑 울었을 텐데……. 아마도 순둥이가 엄마가 되어서 울면 창피하니까 꾹 참고 있었을 것이다.

 

  나도 김은지라는 이름이 있는데 움직이는 것은 모두 이름을 가지고 있다. 특별한 뜻을 가지고 말이다. 외할머니 댁에 선복이는 외할머니께서 선물들어 온 복덩어리라고 선복이라고 이름을 지으셨다. 순둥이는 사람들을 무섭게 만들지 않고, 새끼를 지킬 때 빼고는 짖지 않았기 때문에 순둥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순둥이의 주인 아저씨가 순둥이 새끼를 내게 주었다면 그 새끼 강아지에게 선순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선복이를 닮은 순둥이니까 그리고 순둥이처럼 순한 선복이 라면 무서워하지 않고 늘 귀여워 해줄 것이다.  그런데 순둥이의 새끼들은 순둥이처럼 짖지 않을까? 너무 궁금하다.

 

  난 엄마를 닮았고 언니랑 동생은 아빠를 닮았는데 아마도 순둥이의 세끼들이 네 마리이니까 두 마리는 순둥이를 닮고 두 마리는 수컷강아지를 닮았겠지. 난 순둥이 닮은 새끼강아지를 꿈에서라도 꼭 만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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