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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어른들은 몰라요!
- 작성일
- 2010.10.11
어른들은 몰라요!
서울 서울개일 6학년 반 정혜원
< 어른들은 몰라요! >
“애들은 몰라도 돼, 어른들이 하는 일에 너무 관심 갖지 마라!”
“그건 애들이 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일이야. 그건 너무 위험한 행동이야!”
우리가 하고 싶은 일들은 때로는 어른들이 보기에 절대로 애들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으로 보이나 보다. 하지만 아이들이라고 해서 모두 다 멍청하고 나약하지만은 않다. 어떨 때는 어른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재치와 지혜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다. 다른 별나라에서 지구로 오게 된 499살이나 먹은 지혜로운 아이, 미셀이 바로 그렇다.
책 속에 등장하는 소설을 쓰는 아저씨는 작품을 구상하다가 처음으로 미셀을 만나게 되었다. 놀라운 사실은 미셀이 방문을 스르르 통과해서 들어왔다는 것이다. 결코 평범하지는 않은 만남이었던 것 같다.
나도 가끔씩 상상에 빠질 때가 있다. 단잠에 빠져 있는 나에게 다가와, 어깨를 툭툭 치며 말을 거는 외계인을 만나는 상상, 그리고 그들을 따라가 UFO를 타고 우주여행을 해보는 상상……. 만약 나에게 미셀과 같은 외계인이 불쑥 우리 집으로 찾아오게 되면, 무척이나 특별한 경험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미셀은 지혜로운 것만이 아니라, 환경과 가난한 이웃, 그리고 동물들도 생각해주는 마음씨가 고운 아이이다. 시의원이 숲을 가로질러서 도로를 만들겠다는 소식을 듣고는 불같이 화내며, 복수를 하게 된다. 시의원이 일하고 있는 사무실로 가서는 식물로 변해서 그를 비방하는 말을 했다. 시의원은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도로 만들기를 취소하고 만다. 이럴 때보면 어른들도 참 어리석은 것 같다. 숲을 깎고 도로를 만든다 하더라도, 단축되는 시간은 고작 10분 일뿐이지만, 울창한 숲을 다시 만드는 데는 50년이 넘게 걸릴 텐데 말이다. 이런 면에서 나는 환경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어른들보다, 환경을 보호하는 아이들이 더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하루는 미셀이 돈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고, 돈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중앙은행의 돈을 훔쳐서 10만 유로라는 거금을 거지에게 가져다 주었다. 물론 이 일은 돈을 훔친 미셀에게도 잘못이 있다. 하지만 자기만 잘 살면 된다는 여러 어른들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만약 돈이 많은 사람이, 돈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배려를 해준다면, 거지는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지금 세계에서 빈부격차가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나중에 미셀처럼 돈을 훔치는 올바르지 않은 방법 말고, 직접 번 돈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미셀은 책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한 번 읽기 시작한 책은 끝을 봐야지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이 점에서는 나와 미셀이 많이 비슷한 것 같다. 책이 마치 나를 끌어당기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하루는 책을 빨리 읽기 위해서 3초에 100m 를 뛰어가게 되었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슝 하고 지나간 것이다. 그만큼 책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이 모습을 육상 코치가 보게 되었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미셀은 결국 선수권 대회에 나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16분이라는 기록이 나왔다. 천천히 즐기면서 트랙을 돌았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나에게 가장 큰 감동을 준 말이 나오게 된다.
“가장 천천히 달리는 사람이 이기는 거야.”
사실 나는 한동안 이 말이 정말 맞는 말일까 생각을 해보았다. 곰곰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하지만 마지막에는 이것이 맞는 말이라는 확신이 들게 되었다. 무조건 빨리 달리느라고 주변의 사람들을 무시하고 지나치는 사람은 진정 패배자이고, 어리석은 자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작가 아저씨와 미셀은 동물원으로 나들이를 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철창에 갇혀 있는 불쌍한 동물들을 보게 된다. 미셀은 동물들이 큰 죄를 지어서 감옥에 갇혀 있는 줄로만 알았지만, 사실 동물들은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다. 그 사실에 미셀은 또 다시 분노하고 말았다. 어째서 죄 없는 동물들이 철창 안에 갇혀 있냐는 것이다. 나도 동물원에 갈 때마다 이런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할 동물들이, 답답하고 비좁은 감옥과도 같은 철창 안에 갇혀있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고 불쌍했다. 그 안에 동물들을 넣어 놓은 어른들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미셀은 마법을 써서 동물들을 작가 아저씨의 집으로 데려오게 되었다. 만약 내가 미셀과 같이 마법을 쓸 수 있었더라면, 나 역시 철창에 갇힌 가엾은 동물들을 자연의 품으로 되돌려 주었을 것이다. 그런 능력이 없다는 것이 많이 아쉽다.
미셀과 소설 쓰는 작가 아저씨의 정이 깊어질수록, 그들이 헤어져야 할 시간은 점점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미셀이 온 별에서는 500살 생일이 아주 의미 있는 날이기 때문에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도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미셀과 어느새 정이 들었나 보다. 그래도 미셀이 나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미셀을 떠나 보낼 수 있었다. 작가 아저씨의 마음에는 영원히 미셀이 남았을 것이다. 물론 나의 마음속에도 미셀은 그저 어떤 책의 주인공이 아닌, 지혜롭고 현명한 내 또래 친구로 영원히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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