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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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고

작성일
2010.10.11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고
 

경기 안양범계 6학년 반 이창영


아침에 눈을 뜨니 내 책상위에 책 한권이 놓여 있었다.
첫장에 씌여져 있던 아빠의 글 때문에 잠에서 덜 깬 흐릿한 눈을 몇 번이나 문질러야 했다.
'우리집의 웃음보따리 창영아, 꿈을 간직한 사람은 언제나 세상의 주인공이란다. 이 책에 나오는 잎싹처럼 너도 꿈을 꾸면서 더 자유로워지고, 더 강해지길 바란다. 사랑하는 아빠가'
책 표지에 그려져 있는  눈이 커다란 암탉이 아마도 잎싹인가보다 하는 생각에 책을 가슴에 안고 나는 벌써 주인공 잎싹과 친구가 되어버렸다.

이 책에는 세 종류의 암탉이 나온다.  첫번째는 양계장에서 철망에 갇힌 채 배부르게 먹고, 품지도 못할 알을 낳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암탉이다.  두번째는 마당에서 수탉과 병아리와 함께 살면서 다른 사람이 끼어들어 그 생활을 흐트러뜨리지 않을까 겁내하는 암탉이다. 세번째는 알을 품어 병아리를 탄생시키겠다는 소망을 간직하고, 결국은 실천하는 암탉이다. 소망을 갖고 있는 암탉은 그 많은 닭 중에 한마리, 주인공 잎싹뿐이었다. 잎싹은 알을 품기 위해 힘든 일들을 견뎌냈다. 굶주려야 했고, 추위에 떨어야 했고, 다른 동물들의 따돌림을 견뎌야 했고, 족제비에게 죽을뻔도 했다. 자기 알도 아닌 오리알을 품어 아기오리를 키웠지만 아기오리 초록머리는 야생오리떼에 섞여 잎싹을 떠나버렸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족제비에 맞서며 지켜냈던 초록머리였는데...... 그렇게 떠나보낼 수 밖에 없었던 잎싹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이 부분을 읽을 때는 내가 잎싹이 된 것 같아 초록머리가 밉기도 했다.  하지만 잎싹은 초록머리를 이해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생긴 모습은 서로 달라도 그들은 분명히 부모와 자식이었기 때문이다.  멀리 날아가는 초록머리를 보며 날고 싶다는 또다른 소망을 품었던 잎싹은 결국 오랫동안 자기를 노려왔던 족제비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눈발이 날리는 것을 하얀 아카시아꽃이 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날개를 활짝 벌려 온몸으로 맞고 싶어했던 잎싹......  잎싹은 죽어서야 아름다운 날개로 바람을 가르며 날 수 있었다. 지금도 마지막 장에 그려져 있던 잎싹의 모습이 생각나서 눈물이 나려고 한다. 

나도 잎싹처럼 소망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전교회장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얼마전 선거에서 5표 차이로 떨어졌다. 저학년 때부터  학급임원을 하면서 전교회장은 늘 나의 관심사였다.  그리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던 친형이 2년전 전교회장이 되었다. 그런 형을 가까이 지켜보면서 학교를 대표하는 학생이기에 요구되어지는 책임감과 행동의 제약 또한 전교회장의 몫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점 때문에 도전을 포기할까도 고민했었다. 많은 고민끝에 나의 꿈에 도전했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가족들과 친구들 앞에서 쿨한척 "중학교때 또 도전하면 되지 뭐" 했지만 속상했다.  연설문 외우랴 학원숙제 하랴 정신없던 시간이 아까웠고 교문 앞에서 "기호5번 이창영"을 목이 터져라 외쳤던 친구들에게도 미안했다. 형은 성공했는데 나는 실패했다는 마음에 괜히 형이 밉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잎싹이 자기 인생에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소망을 실현했기 때문이 아니라 소망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나도 잎싹처럼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실망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가서도  계속해서 전교회장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책은 나에게 참 많은 것을 선물했다.  내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었을 아빠의 마음과 어떻게 해야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지를 알게 해 준 고마운 잎싹...... 내가 커서 아들을 낳으면 아빠처럼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내가 선물한 책을 가슴에 꼭 끌어안고 있을 내 아들도 나처럼 행복하겠지? 행복하면 눈물이 난다더니 정말로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참기 위해 창 밖의 하늘을 올려다 본다. 올려다본 하늘 어딘가에 잎싹이 있을것만 같다.
'잎싹아, 넌 지금 행복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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