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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 시크릿 하우스를 읽고...
- 작성일
- 2010.10.11
시크릿 하우스를 읽고...
서울 서울신명 6학년 반 서한나
내가 이 책과 만나게 된 것은 순전히 경현이오빠 때문이였다. 6학년 봄방학을 맞아 놀러가는 기분으로 친할머니댁에 갔고, 나는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내가 책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는 경현이오빠는 내게 책을 한 보따리씩 주웠고. 집으로 들고 가는 것이 힘들긴 하겠지만, 내게 많은 책이 생겼다는 것이 마냥 기쁘기만 하였다. 끝으로 장래희망이 의사라는 나에게 '시크릿 하우스'를 내밀며 나에게 말했다.
"한나는 장래희망이 의사랬지? 이 책은 아직 너에게 조금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 조금 크거든 읽어보도록 해, 이거 너한테 큰 도움이 될거야."
나는 내 꿈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웃으며 책을 받아 들었다. 하지만 '시크릿 하우스'는 만만치 않은 두께를 자랑하고 있었다. 나는 그 만큼 많은 지식이 담겨있을 거라 생각했다. 곧 개학을 했고, 난 점점 '시크릿 하우스'라는 책에 대하여 잃어버렸다.
어느 날, 일요일! 책장을 뒤적거리던 나는 조금 먼지가 앉아 있는 '시크릿 하우스'를 다시 발견하였다. 마침 숙제도 다 끝내고 심심했던 참이라 주저없이 펼쳐들었다. 그러나 시크릿 하우스는 깨알같은 글씨를 내 보여주었다. 나는 지루할 거라 생각해 몇 장을 읽지도 않고 곧 바로 넘겼다. 그러다가 내 관심을 끄는 부분을 발견하였다. 바로 진드기에 대한 설명이였다. 나는 곧바로 진드기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진드기가 다리가 달린 자루 모양이라는 것 등 꽤 흥미로운 내용들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앞에 있던 내용들이 궁금해졌고, 나는 다시 책장을 앞으로 넘겨 읽어보았다.
'아, 이런 내용이였구나!'
확실히 초등학교 6학년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인 동심하니 마하1의 속도니, 수정 진동자등.... 이 나왔지만, 앞에 나온 글과 짜 맞추어 읽다보니 그럭저럭 이해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는 '시크릿 하우스'에 푹 빠졌고, 부모님 밥 먹으라고 소리를 쳐도 못 알아들을 지경이 되었다. 손을 떼 놓기가 너무 아까운 책이였다.
그렇다면 '시크릿 하우스'는 무슨 내용의 책일까? 이 책은 한 마디로 특별한 것을 관찰할 준비가 된 csi과학수사대원의 눈으로 집안을 둘러본 기록인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고작 하루 동안 평범하기 짝이 없는 주택의 안팎을 이리저리 둘러 본 것이지만, 진정한 csi과학수사 대원은 사소한 것 하나 하나까지 놓치지를 않는다. 나를 푹 빠지게 만든 점은 바로 이것이다. 평범하다는 집안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버린 것! 하다못해 우리집과 현재 읽고 있는 독자의 집에도 매일 같은 진드기의 생존 서바이벌, 계란 흰자의 특수 임무, 우유와 세균의 소리 없는 전쟁, 부드러운 마가린의 비밀 등 수도 없이 많은 아직, 밝혀지지도 않았을 지 모르는 생명체들이 서로 살아남기 위해 전쟁을 하거나,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물건 하나하나를 샅샅히 파헤져 본 것이다.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대표적인 생명체들의 전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나는 계란과 세균의 전쟁을 흥미롭게 읽었다. 달걀 껍데기에는 호흡에 사용되는 작은 구멍들이 무수히 나있어 구멍으로 세균이 침투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구멍은 세균 십여 마리가 한꺼번에 미끄러져 내려갈 만큼 넓다. 그러나 약점은 여기까지! 방어에 나선 달걀은 노른자위까지 헤엄쳐가려는 세균을 막는다. 1단계 장애물로 단단하고 탄력있는 막을 주위에 둘러친다. 그 다음 달걀 흰자위가 노른자를 감싼 채 '죽음의 바다'로 돌변하고 있다. 우리에겐 그저 끈적 끈적하고 달콤함 문질일 뿐이지 모르지간, 흰자위는 화학 무기와 부비트랩으로 무장한 채 노른자위를 감싼 무시무시한 경호원들이다. 세균이 바깥쪽 껍데기로부터 꽤나 멀어졌을 즈음, 갑자기 리소자임 효소가 뿜어져 나와 세균의 세포벽을 지글지글 녹여, 세균들은 몸이 터져 죽는다. 또, 달걀 흰자는 철분과 아연과 구리도 단백질로 잠가버린다, 그리고 달걀의 흰자는 비타민을 감싸고는 거의 망가뜨려 버린다. 그렇게... 그렇게! 세균들은 전멸한다. 여기까지가 세균과 달걀의 전쟁이였고, 언제나 달걀이 승리한다. (그러나 환경에 따라 다르다.) 이 글을 읽으며 누군가는
"정말 지루하네, 이런게 뭐가 재미있다고 그러지?"
라는 의문을 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생명체들의 살기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것을 즐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나도 csi과학수사대원의 조수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러한 쾌감을 느끼며 나는 이 책을 끈기있게 잡는다. 그리고 욕조에 담긴 물에 대한 설명도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물은 물 분자끼리의 결합이 매우 느슨하다. 이 때 발을 한 번 담궈보자! 근처에 있는 물 분자들을 밀어 내면서 빵 반죽을 늘이듯 죽 잡아당긴다. 압력이 강하면 물 분자들의 결합이 뜯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곧 물은 제자리고 돌아가려고 하지 때문에 곧 서로 다시 결합해 발을 감싼다. 만일 이 때 물 분자끼리의 결합이 겨우 2퍼센트만 세져도 용접기를 동원해야 발을 꺼낼 수 있다.(이 경우에선 겨우라는 말을 취소해야 한다.) 이 외에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매우 많다. 늘어놓자면 끄끝도 없을 지경이다. 아니, 어쩌면 이 책 전체가 흥미로울 수도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느 새 나도 이런 생각이 든다.
"나도 고성능 현미경 하나와 돋보기, 핀셋 등을 들고 우리 집안을 탐색해 볼까? 무척 재미있을 것 같은 데........"
물론 실제로 초등학교 6학년 짜리, 그것도 여자애가 현미경 하나를 들고 이 곳 저 곳을 휘젓고 다닌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것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언젠가는 그렇게 해보고 싶다. 내 취미 생활로 '시크릿 하우스'를 극본 삼아 큰아빠에게 갖비싼 현미경 하나를 대여해 집안을 휘젖고 다니며 자루 같이 생긴 매끈한 진드기도 보고 싶고, 소리없는 전쟁, 계란과, 우유! 공장직원 밖에 모르는 맛있는 케?과 아이스크림 그리고 마가린의 놀라운 비밀! 탄산음료와 청소기 등의 놀라운 탄생과정 까지...... 백번 듣는 것보다는 한 번 직접 읽는 것이 더 낳다고 생각한다. 사람에 따라 다를 지는 모르겠지만 몇몇 사람들도 나처럼 '시크릿 하우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또한 '시크릿 하우스'를 읽으며 지식만 얻은 것이 아니라 어려운 단어는 직접 사전으로 까지 찾아보거나 어른들에게 물어보므로써 지식의 폭을 더 넓히고 더 수준이 높아진 듯 한 것을 느끼고 있다.
현재는 '시크릿 하우스'보다 더 높은 수준의 책을 읽고 있으며, 자주 그 책을 다시 보면서 책 내용하나 하나를 내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제 '시크릿 하우스'는 그저 평범한 책이 아니라 내게서는 '특별한' 책 중 한 권이 되었다. 이 책을 만들어 주신 분인 '데이비드 보더니스'라는 분께 감사한 마음을 지닌다. 그리고 이 책과 만날 기회를 준 경현이 오빠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모습은 아니여도 마음만은 csi과학수사대원! 이제는 보통의 '내'가 아닌 좀 더 특별해진 '내'가 된 것만 같다.
이 글을 읽은 독자 모두 한 번쯤은 csi과학수사대원이 된 듯한 기분을 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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