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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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단 한 번이라도 받고 싶었던 어머니의 사랑

작성일
2011.10.07
단 한 번이라도 받고 싶었던 어머니의 사랑  
 
부산 부산반석6학년 반 구도희

우리 부모님은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이혼을 하셨다. 그래서 난 어머니의 진실된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다. 때때로 내 친구들의 어머니들처럼 때로는 야단도 치고, 때로는 다정하게 말도 건네는, 그런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래서‘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었을 때, 잎싹의 강한 모정이 부러웠다.
잎싹은 알을 품고 병아리가 되는 과정을 보고 싶어 한다. 닭장 속에서도, 마당에서도 아카시아나무를 보면서도……. 항상 그런 맘을 품고 산다. 선생님과 함께 보았던 영화 혹성탈출에 나오는 침팬지‘반짝이는 눈’의 어미도 새끼를 구하려다가 죽임을 당했다. 잎싹도‘반짝이는 눈’처럼 새끼를 위해서면 뭐든지 하는 굳은 의지가 그 때부터 있었던 것 같다. 잎싹은 이미 더 이상 알을 낳을 수 없는 폐계가 되었고, 자신이 낳았다 하더라도 수탁이 없이는 부화시킬 수도 없는 알을 꼭 한 번 품어 보고 싶어한 걸 보면 말이다.
그래서 잎싹은 스스로 죽음의 구덩이에 버려지길 자처하는데, 다행히 청둥오리 나그네 덕분에 족제비에게서도 빠져 나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청둥오리 나그네는 마당 헛간에서 살고 있다. 항상 오리무리의 맨 끝 꽁무니만 쫓아다녔다. 그리고 외톨이다. 하지만 잎싹과 함께라면 서로 같이 있기 때문에 외톨이가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잎싹의 친구 청둥오리 나그네에게 짝이 생겼다. 뽀얀 오리가 잎싹은 부러울 뿐이었다. 어느 날 대나무 숲에서‘악’이라는 비명이 들려왔다. 그 이 후 옆에 항상 같이 껌같이 붙어 다니는 뽀얀 오리가 없었다. 그 뒤로도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없어지는 것. 가족 중 누군가가 없는 것 친구들을 경험해 보았을까? 난 그 한 명의 빈자리가 그립고, 밉고, 싫다. 청둥오리는 어떨까? 아마도 그립겠지? 이제 그 빈자리를 생각하면 눈물부터 나온다. 참 슬프게도.
그 날 이후 잎싹은 찔레 넝쿨 속 큼직하고 탐스러운 알을 발견했다. 어미가 올 때 까지만 품고 있어야지 하며 알을 품어주다가, 어미가 와도 알을 줄 수 없다는 마음으로 바뀔 정도로 소중히 알을 품었다. 잎싹은 자신의 가슴과 알 안의 심장을 맞대고 있어 행복했다. 나도 잎싹처럼 따뜻하게 안아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꽉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꽉, 엄마가, 꽉 한 번이라도, 안아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달라졌을까?
잎싹이 품은 알은 곧 깨어져 새 생명으로 탈바꿈하였다. 하지만 그토록 기다렸더 병아리가 아닌 오리새끼였다. 잎싹은 그래도 기뻤고, 행복했다. 내가 이루고자 한 것, 꿈꿔왔던 것을 했기 때문이다. 나도 꿈이 있었다. 잎싹이 초록머리와의 만남을 계속 기다린 것처럼, 7살 때부터3학년 때까지, 4년 동안 품어온 꿈은“다시 한 번 엄마를 만나서 사랑 받으면서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 우리 엄마가 나처럼 만남을 계속 꿈꾸지 않았을진 몰라도, 잎싹처럼 간절히 나를 기다린다고 믿으면서, 언젠간 꼭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살았다. 물론 지금은 마음속에 벼룩만큼도 그런 생각이 없다. 어차피 난 다시 못 만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때의 잎싹이 꼭 나 같아서 부러웠다. 그렇게라도 초록머리를 만나고 싶어했는데, 결국엔 만났으니까.
시간이 지나 초록머리가 성장하고 잎싹은 비로소 알게 된다. 나그네와 뽀얀 오리의 아이가 초록머리이고, 초록머리를 위해서 나그네와 뽀얀 오리가 서로를 희생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나 잎싹과 초록머리를 위협하던 족제비도 사실은 자신의 자식들을 위해 계속해서 사냥을 해야 했다는 건 놀라운 반전이었다. 어떤 동물이든 부모라는 이유로 계속해서 지극 정성으로 자녀들을 지키고 먹이며 보호한다는 게 놀라웠다.
나는 비록 엄마는 없지만, 내게 많은 사랑을 주시는 아빠와 살아가고 있다. 엄마가 옆에 있었더라면, 오히려 잎싹과, 나그네와, 족제비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기다려도 오지 않았던 엄마를 대신해야 했던 아빠를 생각하며 지금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엄마가 없는 대신에 내게는 다른 아이들보다 혼자서 더 잘 살아가야한다는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나처럼 엄마가 없거나, 부모님과 함께 살지 못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그 친구들이 엄마가 없다고 해서 기죽지 않고 행복하고 당당하게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 분명히 주변에는 초록머리를 염려한 잎싹처럼 우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응원하고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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