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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6학년] 나만의 색깔을 찾아서
- 작성일
- 2013.10.18
나만의 색깔을 찾아서
경기 고양한뫼초등학교 6학년 반 이채*
나만의 색깔을 찾아서
-색깔을 먹는 나무를 읽고-
요즘 학생들은 방학중에 어학 연수를 가는 경우가 많다. 내 주위에도 그런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을 보면 잠시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나도 가야 되는 건 아닐까? 영어를 잘 하려면 가야 되는 건가?’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다 간다고 해서 꼭 똑같이 따라가는 것만이 방법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영어 하나만 잘 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인공 태혁이는 다른 아이들도 가니까 가야한다는 엄마의 말에 따라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제임스’라는 영어 이름으로 바꾼 뒤 어학 연수를 가게 된다. 세계화를 강조하며 영어만능주의, 영어신드롬에 빠져 정작 진짜 중요한 것은 잃어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 그 모습이 이 책의 주인공 태혁이를 통해 그려진다.
태혁이는 똑똑하다는 아이들은 죄다 어학 연수를 다녀왔다는 엄마에게 떠밀려 영우라는 아이와 함께 영국으로 6개월간 어학 연수를 떠나게 된다. 영우는 이미 어학연수를 많이 다녔기에 반쪽짜리 서양인으로 보여졌다. 나는 서양인 친구를 골라 사귀고 우리나라가 일본이 아니라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의 식민지가 되었어야 한다고 하는 영우가 섬뜩했다.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던 것은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되는 우리의 슬픈 역사인데 영어를 배우기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식민지를 말하는 영우의 모습에 잠깐 화가 나기도 했다.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 하던 태혁이는 색깔을 먹는 나무 바벨을 만나게 된다. 색깔을 받는 대신 모든 힘든 일들을 잠시 잊게 하고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나무, 바벨과 만나면서 태혁이는 자신의 색깔들을 하나하나씩 전부 빼앗기기 시작했다. 태혁이는 그렇게 색깔을 뺏기면서까지 바벨을 만나고 싶었을까? 나중에는 분홍색까지 뺏겨서 핏기없는 하얀 모습이 될텐데....... 만일 처음부터 엄마께 가고 싶지 않다고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태혁이는 아마 그럴 용기가 없었나보다. 엄마께 말씀드릴 용기가 없어서 애써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가는 것이라고 자신의 마음을 숨긴 것은 아닐까?
태혁이는 소피아라는 여자아이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러던 중 태혁이는 소피아의 참새 연필깎이를 망가뜨리게 된다. 사실 소피아는 입양아였고 자신이 입양될 때 포대기 속에 있던 참새 연필깎이가 바로 친부모님과 소피아를 연결해주는 유일한 끈이었다. 하지만 태혁이가 그 소중한 물건을 망가뜨렸으니 당연히 화가 났을 것이다. 태혁이는 소피아에게 미안해하며 함께 바벨을 찾아간다. 바벨이라면 이 어려움을 잊게 해 줄거라 믿었던 것 같다... 다행히 바벨 나무의 환상의 세계에서 둘은 서로 오해를 풀고 친구가 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태혁이와 소피아는 색깔을 모두 바벨에게 빼앗겨서 색이 없는 투명한 세계로 오게 된다. 그곳에서 색깔 할아버지를 만나 색을 되찾고 무사히 바벨에게서 탈출한다. 다시 색을 되찾을 수 있었던 까닭은 소피아가 자신의 소중한 것인 참새 연필깎이를 끝까지 지켰기 때문이었다. 비록 망가뜨려졌지만 부모님을 대신한 참새 연필깎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과 아끼는 마음이 색을 되찾게 한 것이다.
색깔 할아버지는 말했다.
태혁이에게, 소피아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것을 잃지 않는 것은 중요하단다. 제 빛깔을 잃은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지. 다시는 자기 빛깔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게.”
할아버지의 말씀을 몇 번이고 되뇌어 보았다. 사람마다 소중한 것은 다르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든지 소중한 것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여기에선 색을 잃지 않은 연필깎이로 표현되었지만 아마 그것은 우리 속에 존재하고 있는 제각각의 색깔들이 아닐까? 바로 각자의 개성이 아닐까?
우리 개개인의 빛깔이 바로 우리의 개성이자 앞으로 발견해 나갈 재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다 한다고 따라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알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훨씬 더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
구약 성서에도 바벨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한 때 모든 사람들이 한 가지 언어를 사용했는데 욕심이 지나쳤다. 그들은 하느님이 되고자 하느님이 계신 곳까지 닿을 수 있는 높은 바벨탑을 만들었다. 노하신 하느님은 탑을 부수고 사람들의 언어를 제각각 다 다르게 만들어버렸다는 이야기이다. 바벨탑은 사람의 헛된 욕심이 낳은 결과물이다. 색깔을 먹는 나무 역시 이름이 바벨이다. 바벨탑과 바벨나무. 아마 색깔을 먹는 나무의 이름이 바벨인 이유도 우리의 헛된 욕심을 꾸짖으려 함이 아니었을까?
이 책에서는 영어에 쫓겨 떠밀리듯 어학 연수를 가게 되는 태혁이의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 외에도 수많은 경우들이 있을테고 생각해 보면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나는 여기서 남들이 다 한다고 휩쓸리기 보다는 나 스스로를 잘 알고 내 의지대로 하는 것이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리고 나만의 색깔을 가지는 것이 가장 값진 것이라는 것도 알았다.
나의 색을 잃지 않도록 잘 지키고 가꾸어 나간다면 언젠가는 내 속 진정한 색이 꼭 밝은 빛을 낼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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