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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내 마음의 곳간을 열자 <'경주 최부잣집 이야기'를 읽고>
- 작성일
- 2020.11.19
내 마음의 곳간을 열자 <'경주 최부잣집 이야기'를
읽고>
경주 최 부잣집 이야기 / 느낌이있는책
서울 화랑초등학교 4학년 4반 이규*
재산은 1만석 이상 갖지 마라.
사방 1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흉년에는 남의 논밭을 매입하지 마라.
진사 이상의 벼슬은 하지 마라.
나그네를 후하게 대접하라.
시집 온 며느리는 3년간 무명옷을 입어라.
나는 경주 최부잣집의 가훈을 몇 번이고 곱씹으며 읽어보았다.
코로나가 우리를 덮치기 전, 가족과 경주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교리김밥을 먹으며 가볍게 들렀던 최부자집에서, 묵직한 가문의 정신을
듣고 무척이나 놀랐던 기억이 난다. 최부잣집의 덕을 느끼며,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나라에 큰 흉년이 들었을 때, ‘모든 사람이 굶어 죽을 판인데
혼자 재물을 갖고 있어 무엇 하겠는가?’ 라며 곳간 문을 활짝 열고 쌀을 꺼내, 죽을 끓여 굶은 사람들에게 먹도록 했다고 한다. 죽을 끓였던 집
앞 마당은 ‘활인당’이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남아 있는 걸
보았다. 가난한 이웃을 위해, 그리고 힘없는 나라를 위해
곳간 문을 열어 놓고, 그 누구보다 근면 성실하고 절약하는 삶을 살았던 최부잣집 이야기가 아직까지도
내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머리로는 할 수 있어도 직접 실천한다는 것이 무척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나는 올해, 국어 교과서에서도
‘최씨 부자 이야기’를 또 만났다. 어릴 때부터
동화책을 보면, 대부분의 부자는 항상 못된 욕심꾸러기였다. 그
욕심은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았고, 결국 그 욕심때문에 망하고 만다. ‘부자는 3대를 못 간다’는
속담을 뛰어넘은 인물이 우리 역사 속에 있었다니 놀라웠다.
최부잣집 이야기 중에서, 내가 제일 처음 접했던 최준은 안희제와
함께 백산무역을 운영하며 일제 강점기 김구의 상해임시정부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한 위인이었다. 일제강점기
시대의 역사를 무척 소중히 여기는 내게, 나라의 독립을 위해 내 것을 아끼지 않던 그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무척 감동이었다.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부자들에게 자금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을 때, 아주 적은 돈으로 성의 표시만 하거나, 오히려 경찰에 신고하여 독립운동가들이
일본에 붙잡혀 가도록 만드는 것이 당시 부자들의 모습임을 알기에 더욱 대단해 보였다.
뿐만 아니라, 최부잣집은 일제 때 독립운동가의 은신처가 되었다고
했다. 최익현, 신돌석, 박상진, 최시형, 손병희 등 이 집을 안 거쳐간 위인이 없다는 게 무척 놀라웠다. 자신의 몸을 사리기 바쁜 그 시절, 대문을 열기가 쉬웠을까?
병자호란 때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화살을 온 몸에 맞아 고슴도치 같이 운명을 달리했던 최진립 장군, 그리고 하인이었던 옥동과 기별의 제사까지 지내주었다는 일화를 들으니, 떡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나라면 최부잣집처럼 모든 것을 베풀 수 있었을까?
부자가 되기도 어렵겠지만, 남에게 칭송받는 부자가 되기는 더 어려운
것 같았다. 최부잣집처럼 몇 백년 넘게 한결같이 주위의 존경을 받으며 이어져 내려온 부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
내가 몇 번이고 곱씹어 읽었던 6가지‘가훈’이 그 비결일까? 진정
행복한 부자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까닭을 찾아보니, 최고의 명가가 된 비밀을 가훈만 보아도 알
것만 같다. 아마도 사회적 나눔이 오히려 부를 불러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누면 나눌수록 커지는 것처럼 말이다. 내 마음의 곳간은 잠그고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활짝 열고 나누어 주는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을 읽고, 재산이든 권력이든 가진 자가 모범을 보이고 베풀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금수저’니 ‘흙수저’니 비유하며 부모님의 부와 명예를 따지는 요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가슴속에 새겨 본다.
나라가 망하자 3만섬의 재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떠나 독립운동에
뛰어들고,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해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했던 이회영
6형제가 떠올려 보았다. 부자로 태어나 편하게 물질적으로 부족함 없는 삶을 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전 재산을 독립운동자금으로 사용했고, 정작 자신은 가난과 굶주림을 견디며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그 또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주 최부잣집 이야기’를 읽고 나서,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시대와 타협하지 않는 내가 되기로 결심했다. 최부잣집이
대대로 칭송을 받는 이유는 자신들이 가진 것을 힘든 이웃들에게 베풀어 주어 사회적 모범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모범적인 자세가 한 두 번에 그친 것이 아니라 몇 백여 년의 시간 동안 대대로 이어져 내려왔다는 데에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삶의 모든 시간이 희생과 기부였고, 거룩한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솔선수범한 모습에서 진정으로 베푸는 것의 의미를 배우게 되었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격조와 품격을 갖춘 어린이가 되어, 내 마음의 곳간을 활짝 열자!
사회적 신념과 책임을 잘 지키고 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올바른 사람이 되어, 내 마음의 곳간에서 항상 퍼주는 인생이 되겠다고 결심하며 이 책을 가슴에 끌어안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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