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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몽당연필은 아직 심심해
글쓴이
이재연 외 1명
출판사
글항아리
출판일
2021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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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이재연

1948년 충남 유성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배 과수원집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벼이삭이 누렇게 영글어 고개 숙인 들판 신작로 길을 등하교하며 서울로 갈 꿈을 키웠다. 대전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으나 여자라서 그만 학업을 멈춰야 했다.
두 아들과 남편 뒷바라지에 수십 년을 보내다가 남편이 하늘나라로 간 뒤 다육식물에게 사랑을 주며 허전함을 달랬다. 어느 날 반려식물에게 예쁜 화분을 만들어주고 싶어 도자기를 배웠다. 그리고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넣고 싶어 일흔이 다 된 나이에 도서관 그림동아리 문을 두드렸다. 정식으로 그림을 배우진 않았지만, 밥 먹고 손자 보는 시간도 아낄 만큼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17년 자서전 전시인 ‘기억의 재생’과 2018년 가을 ‘자화상 그리는 언니들’을 비롯해 그룹 전시에 몇 차례 참여했다. 요즘은 늦둥이 손주 육아일기와 동반식물 다육이 그림을 매일 그리고 있다. 한국의 모지스 할머니처럼 그림 그리며 사는 게 꿈이다. 지은 책으로 『고향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가 있다. 접기
최근작 : <고향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몽당연필은 아직 심심해>

책 소개

분야에세이/산문
57년 전 시골 국민학생의 일기 복원
흙 먹고 소꼴 먹이며 자란 아이의 나날의 기록들
어린이의 경험은 어떻게 어른의 기억이 되고
기억 속 아이는 노인의 삶에 어떤 온기를 불어넣는가


1954년생인 저자 이종옥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 현재까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일상을 기록해왔다. 이번에 책으로 나온 유소년 시절의 일기는 산골에서 태어난 가난한 아이가 주어진 환경을 벗어나 꿈을 이루기 위해 전전반측하는 세밀한 심리 묘사가 일품이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대필을 의심할 정도로 글솜씨가 뛰어나 글짓기 대회에도 나갈 뻔했지만, 난생처음 버스를 타고 대회 장소로 이동하던 중 멀미가 일어 기절하는 바람에 무산되기도 했다.

『몽당연필은 아직 심심해』는 저자가 1963년부터 군 입대하는 1975년까지 쓴 일기 중 60편을 골라 그대로 복원한 것이며, ‘아주 보통의 글쓰기’ 시리즈 제5권으로 나왔다. 글은 그 시절의 것 그대로이지만, 작가와 동시대를 살았던 칠십대의 화가 이재연이 글을 읽고 1960~1970년대 시골의 장면 장면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이재연은 전작 『고향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를 펴내 할머니 작가의 독특한 그림들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둘 다 시골 출신으로 서울행을 꿈꿨던 게 공통점이며, 글과 그림으로 처음 만난 터라 그 앙상블을 감상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한 가지 포인트다. 여기 실린 일기들이 아주 낯선 내용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영화나 소설의 당연한 밑그림이었던 20세기 한국의 가난한 풍경이 지금은 꽤 많이 잊혔다. 그걸 다시 단단하게 우리 기억에 이어붙이는 독서의 기회를 이 책은 제공한다.

기성회비를 가져가야 하는 아이와 그걸 못 주는 부모 사이의 실랑이, 배가 고파 술지게미를 먹고 온 가족이 널브러져 자다가 먹은 걸 그대로 게워내는 이야기, 귀신 나올까봐 뒷간에 혼자 못 가서 용을 쓰다가 결국 뒷간에 빠지는 이야기, 자기들은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판국에 노름으로 논밭을 수천 마지기나 날려먹은 큰아버지의 야속한 이야기, 강냉이죽을 배급받고 돼지죽이라며 놀리는 친구들 때문에 자존심 상해서 먹지 않고 수돗물로 배를 채운 이야기, 산자락에 불을 내고 혹시나 징역살이를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동심, 서울 사는 친척 아줌마의 딸인 이쁜 애가 방학 때 놀러 와서 알콩달콩 기 싸움을 하는 황순원의 「소나기」 같은 이야기 등 시골의 일상이 아이의 눈으로 맑게 그려진다. 일기는 한 시대를 복원하고 기록하는 데 1차 사료가 된다. 가장 개인적이고 날것인 데다 성인이 되기 전 사회라는 틀에 자기를 맞추지 않은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기에 가장되지 않은 투명함이 존재한다. 저자가 68세가 되어 57년 전 일기를 꺼내놓는 이유는, 이것이 평생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이자 살아갈 힘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며, 동시대 보통 사람들의 일상이 차곡차곡 담겨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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