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은 왜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가?
- 종교심리학의 관점에서 재조명한 프로이트
『문명 속의 불만』은 프로이트의 저술 중에서도 대단히 오랫동안 폭넓게 읽힌 작품이며, 정신분석학뿐만 아니라 종교심리학의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원래 제목을 ‘문명 속의 불행(Das Unglück in der Kultur)’으로 붙이려 했던 것처럼, 이 책에는 ‘인간의 행복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문명이 왜 인간을 오히려 불행하게 만드는가’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해답의 모색이 담겨 있다.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문명텍스트 총서로 발간된 이 번역판에서는 해제와 해설을 통해 『문명 속의 불만』이 종교와 인간 종교성의 다차원적인 이해에 어떤 통찰을 주는지를 보여 준다.
문명이 형성과 유지에 필요한 힘을 리비도에서 지원받는다면, 일정한 양의 리비도는 문명의 유지를 위해 반드시 유보되어야 한다. 따라서 문명 창조의 에너지를 소진시킬 수 있는 무차별적인 성적 만족 추구는 환영받지 못하고, 인간은 문명적 요구에 불편함과 불만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문명의 형성과 유지를 위해 인간 욕동이 어떤 방식으로든 제어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종교를 위시해 현대 문명이 인간 욕동을 과도하게 억압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특히 그는 “서양의 유신론적 종교가 인간의 성욕과 공격본능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신중하게 다루기보다는, 문화적 이상의 이름으로 과도하게 억압한다”고 경고한다. 결국 현대 문명이 구성원에게 강제하는 욕동의 억압이 문명 자체를 위협할 정도로 과도해졌으므로, 이로 인해 야기된 ‘문명 속의 불만’에 주의를 기울이고 이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프로이트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