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나름대로 개성을 지니며 살고 있다. 춘향은 현숙한 요조숙녀와 음란한 요부의 모습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춘향은 수신서 속에 아미를 숙이고 다소곳이 앉아 있는 인물이 아니다. 춘향은 언제 어디서든 우리 주위에서 만날 수 있는, 그런 인물이다. 이 도령은 철없고 다소 찌질한 구석이 없지 않지만, 사랑의 약속을 지켜 그런대로 봐줄 만한 인물이다. 한편 의뭉스럽고 능청스러운 면도 있어 재미를 더한다. 월매는 철저한 속물의 전형이며, 방자는 익살스러운 인물이면서도 잇속도 챙길 줄 아는 제법 영악스러운 녀석이다. 변 사또는 호색한으로 성질이 괴팍하고 급하며 광기까지 있는 부패한 지방 수령의 전형이나, 고집스럽고 우둔해서 웃음을 자아내는 희극적인 위인이기도 하다. 이들은 모두 생동하는 인물로 맡은 몫에 충실하여 춘향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