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한 한정원 시인의 신작 시집 『석류가 터지는 소리를 기록했다』가 시작시인선 0382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내면의 무의식과 상징의 세계를 열어 놓고 그 안에서 자기 존재를 여러 페르소나로 분열시킴으로써,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독자를 낯선 세계로 이끈다. 다채로운 페르소나들이 발화하는 한정원의 시는 이미지의 비약과 변주의 폭이 넓어지면서 환상성을 획득하게 된다. 한편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일상이나 자연이 아닌, 비가시적이고 미시적인 인간 내면에 천착한 주제 의식을 통해 의식과 무의식에 대한 낯선 상상력을 보여 준다. 또한 심층 언어와 표층 언어 사이에 발생하는 사유의 굴절을 메타시의 형식으로 나타내는 한편, 시인으로서의 존재적 숙명과 다중의 정체감에 대해 고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