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사랑이 온다, 살아봐야겠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사랑을 추구한다. [흐르는 눈물에 키스를 하며]에 실린 시들은 인간은 사랑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 시집은 제목만 보고도 아름다운 울림이 있을 것 같은, 감동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은… 신선하면서도 어딘가 그리운 느낌이 들게 만든다. 누구에게나 사랑 때문에 기뻤던 순간, 슬펐던 순간이 있을 것이다. 특히 10대 소년이 ‘사랑에 빠졌어요.’라고 외칠 때, 그 사랑은 세상 전부를 말한다. 그 사랑을 얻으면 세상 전부를 얻을 것 같은데 대부분의 경우 현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사랑은 ‘사랑과의 사랑’, ‘꿈속에서의 상상력의 놀이’로 끝난다. 이것은 삶에 있어서 낭만적 시기인 청년기에 흔히 있는 일이다. 본인은 이성과 사귀면서 아주 강렬한 연애 감정에 사로잡혀 있으나 그 사랑은 거의 손에 잡히지 않는 꿈과 같고 동경(憧憬)과 같다.
가일로 시인의 시는 순식간에 마음을 때리는 번개 같은 시도 있고, 어떤 시는 부드러운 정경 속에 인간의 진실이 숨겨진 시간과 함께 따뜻함이 더해가는 작품도 있다. 한 편의 시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바꿔 버리는 일마저 있는데 이 시집의 몇몇 시들이 그러하다. 이 시집이 가르쳐주는 것은 ‘사랑하면~’ 하고 말하는 것이다. 사랑하면 마음이 넓어지고, 사랑하면 사람과의 조화가 일어나는, 사랑하면 상냥하게 물어보는 것, 사랑하면 기다리는 것을 알게 될 것……. 사랑의 시들을 읽게 되면 사는 것이 편안해지고 일상이 즐거워지는 법이다. 본래 모두가 가지고 있을 연약한 마음, 삶의 진정한 풍요로움을 일깨워주는 작은 시집. 현대인의 마음에 울려 퍼지는…….
폴 발레리는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했다. 반면 가일로 시인은 ‘흐르는 눈물에 키스를 하며’, ‘사랑이 온다, 살아봐야겠다’고 외친다. 또한 발레리는 “서정시는 외침소리를 발전시킨 것이다.”라고 말했다. 놀라움이나 기쁨이나 고통을 나타내는 짤막한 외침이 서정시의 근원이라는 뜻이다. 심장이 멈추는 듯한 사랑은 활동이다. 만일 내가 사랑하고 있다면 나는 사랑 받는 사람에 대해 끊임없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두는 상태에 있다. 그렇다. ‘바람이 분다, 사랑이 온다, 살아봐야겠다’고 외쳐보자. 막연한 바람보다 실체가 있는 사랑이 그를, 우리를 더욱 살고 싶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시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꽂히고 시를 읽으면서 웃어 버리는 일도 종종 있다. 몇 번이나 손에 들고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시도 있다. 귀가하여 업무에 지쳐 문득 놀라게 한 순간에 적당히 열린 페이지에서 몇 번이나 다시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