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했다! “SF는 무엇인가?”
20대 초반 데뷔한 이래 여러 문학 장르를 아우르며 80대인 지금까지도 활발히 창작을 하고 있는 마거릿 애트우드. 그의 매우 긴 작품 목록에는 여러 권의 디스토피아 걸작 소설이 있다. 굵직한 SF 문학상인 아서 C. 클라크 상 수상작이자 드라마 원작인 『시녀 이야기』, 애트우드에게 두 번째 부커상을 안겨 준 『증언들』, 과학발전으로 인한 환경 파괴 문제를 실감나게 그려낸 수작 ‘미친 아담’ 3부작(『홍수의 해』, 『오릭스와 크레이크』, 『미친 아담』) 등이다. 이들만으로도 이미 웬만한 SF 작가의 작품 목록보다도 길다. ‘SF 작가’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그런데 애트우드는 꽤 오랫동안 자신의 작품은 SF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우연히 이런 생각이 밝혀지고, 그는 예기치 못하게 SF 장르 독자와 작가들의 크고 작은 원성과 진지한 비판을 마주하게 됐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바로 『어스시의 마법사』, ‘에큐멘’ 시리즈 등을 쓴 SF 및 판타지 대표 작가 어슐러 K. 르 귄의 비평이었다. 애트우드가 자신의 문학적 위상을 지키기 위해, SF라는 이름표를 거부했다는 혐의를 제기한 것이다. 애트우드는 읽고 쓰는 사람으로서 중대한 질문을 곱씹어 보게 된다. “SF는 무엇인가?”
화성인이 등장하는지, 표지에 은박을 입혔는지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걸까? 그는 자신이 ‘사변소설’이라고 생각한 것이 누군가의 관점에서는 SF에 속하며, 자신이 SF라고 생각하는 작품들이 또한 ‘판타지’로 분류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대화가 시작되었고, 이어진 생각은 비로소 한 권의 책 『나는 왜 SF를 쓰는가』로 열매 맺었다. 애트우드는 이 모든 과정을 솔직하게 밝히며, “어슐러 K. 르 귄에게”라는 헌사로 이 책을 마무리했다. 그는 이제 SF라는 이름 앞에서 머뭇거리지 않는다.
“이 책은 이런 책이다. 어린아이로서, 청소년으로서, 한때는 학생이자 연구자로서, 비평가이자 평론가로서, 그리고 마침내는 작가로서 SF와 다소 복잡하게 얽혀온 나의 개인사에 관한 책.”
-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