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깊어지는 세계
㈜여우난골의 2021년 시인수첩 시인선 48번으로 김진규 시인의 시집 『이곳의 날씨는 우리의 기분』이 출간됐다. 김진규 시인은 2014년 한국일보신춘문예를 통해 시단에 나왔다. 시 당선작 「대화」는 관찰력이 뛰어난 수작이라는 심사평을 들었다. 칠 년의 세월이 흐른 후 시인은 서른세 살이 되었고, 『이곳의 날씨는 우리의 기분』이라는 독특한 제목을 가진 첫 시집으로 시단의 주목을 또 다시 받고 있다.
첫 시집이 시인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고 할 만큼 힘을 쏟은 김진규의 첫 시집은 21세기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역작으로 손색이 없다. 젊고 촉망받는 시인의 시집에서 발현된 시세계는 한 단어로 압축하긴 어렵다. 타인, 시간, 공간, 폭력, 원죄, 과거와 미래 등의 단어를 연상시킬 만큼 다양한 상상력의 세계를 펼친다. 특히 젊은 시인의 첫 발화로서는 보기 드문 서정의 한 극한을 보여주고 있다. 슬프고도 아름답게 매개되어 있는 그 서정의 세계는 다시 쓰이고 덧칠되는 너의 흔적만큼이나 패이고 패여 더욱 깊어지는 듯하다.